남자좋아하던 남자가 ㄲ초 밸리댄스 학원강사 누나와 춤추다 벌어진일 ㄷㄷ

25살, 나는 줄곧 남자를 좋아했다. 그걸 두고 고민하던 시기도 지났고, 이제는 나 자신을 꽤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지난주 홍대 클럽에서 만난 사람 때문에 처음으로 “내가 나를 다 아는 건 아니구나” 싶어졌다.

클럽은 두 번째였다. 스킨헤드에 키만 큰 내가 춤을 잘 출 리도 없었다. 호가든 한 병을 들고 구석에서 사람들 구경이나 하다가, 맞은편에 혼자 서 있는 여자를 봤다. 그쪽도 나처럼 어딘가 어색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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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우러 나온 그녀에게 자일리톨 껌을 건넸다. 고맙다며 바로 씹기에 나도 모르게 “이제 드신 값 하셔야죠”라고 해버렸다. 무슨 말을 한 건가 싶어 혼자 당황하는데, 그녀가 웃으며 물었다.

“그럼 저랑 한 번 추실래요?”

음악도 모르고 춤도 못 춘다고 털어놓자, 그녀는 “그럼 제가 알려드릴게요”라며 먼저 춤추는 곳으로 돌아갔다. 처음엔 발을 어디에 둬야 할지도 몰랐다. 그녀가 한 동작씩 보여주면 나는 한 박자 늦게 따라 했다. 발도 두 번 밟았다. 그런데 그녀는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웃었다.

그렇게 50분쯤 지났을까. 숨이 차서 둘 다 밖으로 나왔다. 그녀가 물을 건네며 말했다.

“처음 추는 사람치고는 잘 따라오던데요. 저 밸리댄스 가르쳐요.”

방금까지 나를 가르친 사람이 진짜 춤 선생님이었다니. 내가 놀라자 그녀는 다음 주 원데이 수업에 오라고 했다. 나는 괜히 오해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먼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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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실 남자 좋아해요.”

그녀는 잠깐 나를 보더니 담담하게 대답했다.

“알겠어요. 그런데 춤 배우는 거랑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그 말이 의외로 오래 남았다. 내가 뭔가를 설명하거나 증명할 필요 없이, 그냥 춤추러 오면 된다는 뜻 같아서였다.

다음 주에 정말 학원을 찾아갔다. 수강생들 사이에서 혼자 어색하게 서 있었지만, 수업이 시작되자 남 눈치 볼 틈도 없었다. 보기엔 쉬웠던 동작이 막상 해보니 하나도 안 됐다. 그녀는 내가 허둥대면 웃다가도, 동작을 설명할 때는 진지했다. 자세를 잡아주기 전엔 괜찮은지 먼저 물었다.

원데이 수업만 듣고 끝낼 생각이었는데, 나는 그다음 주에도 갔다. 춤이 재미있어진 것도 맞다. 하지만 수업이 끝난 뒤 그녀와 편의점 앞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더 기다려졌다.

그 감정이 뭔지 한동안 모른 척했다. 남자에게 끌리는 마음은 그대로였다. 그렇다고 그녀를 만나러 갈 때 설레는 마음까지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었다.

한 달쯤 뒤, 학원의 작은 발표회에서 함께 춤을 추게 됐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내가 실수할 거라고 걱정하자 그녀가 손을 내밀었다.

“틀려도 돼요. 저 보고 따라와요.”

실제로 중간에 박자를 놓쳤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고, 둘 다 웃어버렸다. 다시 박자를 잡아 끝까지 춤을 추고 내려오니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런데 이상하게 한 번 더 추고 싶었다.

발표회가 끝나고 그녀와 단둘이 학원 문을 잠갔다. 나는 그제야 솔직하게 말했다.

“처음엔 그냥 춤이 궁금해서 왔어요. 지금은 누나 보려고 오는 날도 있어요. 그런데 저도 이 마음이 뭔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녀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 뒤 내 옆으로 걸어오더니 말했다.

“그럼 서둘러 이름 붙이지 말아요. 다음 주에도 같이 춤춰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클럽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이 내 삶을 갑자기 바꿔놓은 건 아니다. 다만 내가 확실하다고 믿었던 마음에도, 아직 모르는 박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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