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싱샵 언니가 손! 하더니 나보고..

나는 스물아홉이야. 회사 다니면서 눈썹이랑 손등·손가락 잔털이 거슬려서 왁싱샵을 찾았지. 첫날 갔을 때 담당 언니가… 가슴이 엄청 크더라. 유니폼이 팽팽하게 당겨진 게 눈에 밟혀서, 솔직히 그것 때문에 두 번째를 예약한 거야. 나이도 스물일곱쯤으로 보였고, 목소리만 들어도 일이 익숙한 티가 났어.

이번엔 눈썹이랑 손·손가락 털. 침대에 누워서 왁스 뜨거워지는 냄새 맡으면서 수다를 떨었어. 언니가 생각보다 말이 잘 통하더라. 회사 얘기, 취미 얘기. 손이 스치면서 왁스를 바를 때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편해졌어.

손 차례가 됐을 때였다. 언니가 잠깐 집중하다가, 편하게 말투가 나와버렸는지 갑자기 “손!” 하더라. 개 부르듯이, 짧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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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순간 “네?!” 하고 손을 내밀었어. 반사적으로. 언니는 얼굴을 확 붉히더니 “아, 죄송해요… 습관이…” 하고 사과하더라. 내가 웃으면서 “재밌으시네요”라고 했지.

이러고 말았는데, 분위기가 이상하게 풀리면서 말이 더 길어졌어. 언니가 슬쩍 물더라. 왜 이렇게 빨리 또 오셨어요? 나는 눈썹 유지…라고 얼버무리다가, 결국 반쯤 인정해 버렸지. 저번에 언니 때문에… 온 거 맞다고. 언니는 왁스 스틱을 든 채로 웃더니, 시선만 피하더라.

눈썹을 다 떼고 손가락 사이를 정리할 때, 언니가 몸을 더 숙였어. “손 올려요.” 톤이 아까랑은 달랐다. 명령이 아니라, 낮고 가까운 말. 손목을 잡힌 채로 왁스가 식을 때까지 숨이 가까워졌고, 유니폼 앞이 내 팔에 닿을 뻔했다가 스치듯 지나갔어. 실수인지 아닌지 물어보기도 애매한 거리였지.

마감 직전이라 다음 손님이 없대. 언니가 잠깐 나가더니 문 잠그는 소리가 났어. “단골은… 조금 더 봐드려요.” 개인실 커튼을 치고, 손이 내 허벅지 쪽으로 내려왔다. 왁싱인지 뭔지 경계가 흐려진 채로, 침대 위에서 숨만 맞추고 있는데—

언니는 폰이 울리자 바로 받았다. “응, 자기. 지금 손님… 아, 금방 끝나.” 목소리를 낮추며 내 허리를 손바닥으로 눌러둔 채였다. 통화가 끝난 뒤 언니가 짧게 웃더라. “남친인데… 단골한테만 이래요. 다음에도 오실 거죠?”

나는 대답 대신 손목만 풀어주고 나왔어. 엘리베이터 안에서 카톡이 한 통 왔다. “오늘 손! 기억나요? 커피라도.” 이러고 말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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