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챗으로 만난 회사원이 여친 있다더니 호텔 잡고..

나는 스물여덟이야. 회사 일이 너무 빡세서 퇴근만 하면 머리가 하얘지더라. 그날도 집 가기 싫어서 랜챗을 켰어. 그냥… 몸 풀고 싶었어. 따라간 자리 아니야. 내가 먼저 켠 거야.

프로필만 훑다가 동갑 회사원이 잡혔어. 회사끼리 걸어서 십 분 거리래. 얼굴 사진 주고받았는데 넥타이 매고 찍은 사진이 깔끔하더라. 회사 근처에서 술이나 한잔하자고 해서 카톡을 바꿨어. 그 사람 프로필이 여러 개더라. 나는 그냥 넘겼어.

가을이라 시폰 블라우스에 스카프 두르고 슬랙스 입고 나갔어. 횟집에서 소주에 모듬회를 시켰어. 그 사람이 사진보다 실물이 더 예쁘다며, 승무원 아니냐고 물더라. 나도 말투가 단정하고 손도 깨끗하다고 받아줬지. 칭찬이 오가니까 금세 거리가 줄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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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챗으로 몇 명이나 만났냐는 얘기가 나오길래, 실수인지 그냥 말해버렸어. 몇 명은… 잤다고. 그 사람은 한 번 했다고 했어. 분위기가 확 달라졌어.

너 원래 좋아해? 너 잘해? 확인해 볼래? 장난처럼 던지다가, 나는 진짜로 속삭였어. 너랑 하고 싶어.

그 사람이 잠깐 멈칫하더니 여친 때문에… 라고 했어. 나는 그럼 됐어, 가자고 했어. 갑자기 당황한 표정이더니 호텔을 잡고, 계산하러 가면서 전화 좀 한다고 하더라. 여친한테 야근이라고 둘러대는 거 같았어.

돌아와서 말했어. 여친한테는 야근이라고 해뒀대. 우리는 말없이 호텔로 갔어. 엘리베이터 안에서 손이 먼저 닿았고, 방 문을 닫자마자 시폰 블라우스 단추가 풀렸어. 스카프는 바닥에 떨어지고, 슬랙스는 무릎까지 내려간 채로 침대에 쓰러졌지. 그 사람이 여친 얘기는 꺼내지 않은 채 내 허리를 끌어당겼어. 소주 냄새랑 횟집 향이 섞인 채로 몸이 맞물렸어.

한창인데 화장실 가겠다고 나갔어. 그 사이 침대 위에 놓인 폰이 울렸어. 화면에는 ‘자기♥’라고 저장된 여친 카톡이 떠 있더라. 멀티프로필 쪽에도 같은 닉네임이 보였어. 나는 일부러 안 치우고 그대로 뒀어.

돌아와서도 그 사람은 계속했어. 나는 끝까지 받아준 다음, 옷만 주워 입고 나왔어. 문앞에서 다시 만나자고 하더라. 나는 짧게 말했지. 여친 야근 문자, 다음엔 나한테 보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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