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른다섯이야. 금요일 밤이었어. 친구가 집 앞에서 취한 채로 잔다길래 깨우러 갔어. 내 일정이야. 단서를 보고 잠복한 거 아니야. 친구 와이프는 결혼식 때 본 사람이야.
초인종을 눌렀어. 문을 연 건 친구 와이프였어. 친구는 거실 소파에서 뻗어 있었어. 숨소리는 고르더라. 나는 현관에 서서 친구만 보려고 했어. 아는 척할 것도 없었어.
친구 와이프가 현관에서 내 손목을 잡더라. 오늘만, 이 사람 앞에서 말하지 마.
말이 거기까지야. 소파에서 친구가 몸을 뒤집었어. 손은 떨어졌어. 친구 와이프가 태연히 물을 떴어. 나는 현관 선반을 봤어. 친구 와이프 폰이 한 번 켜졌어. 나한테 보낸 문자야. 지금 와. 얘 취해 있어. 보낸 시간은 내가 출발하기 십 분 전이야. 친구가 잔다고 한 전화보다 먼저야.
나는 친구를 흔들지 않았어.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어. 친구 와이프가 다시 손목을 잡으며 낮게 말했어. 오늘만 이 말 들어. 이 사람이 취한 척하는 거야. 내가 부르라고 했어. 네가 이 집에 와야 한대.
친구가 소파에서 헛기침을 했어. 눈은 감고 있었어. 친구 와이프가 내 귀에 붙여 말했어. 오늘만, 소파에서 내가 보여줄게. 이 사람이 왜 널 부르게 했는지.
나는 신발을 벗지 않은 채 현관에 남아 있었어. 친구 와이프가 입을 열어 덧붙였어. 오늘만은 이 사람 말고 내가 먼저 말할게. 사실 얘가 너 오기 전에 나한테 시킨 다음이…
나는 그 다음 말을 들으려고 현관에서 한 발도 안 움직였어. 친구 와이프가 내 손목을 한 번 더 조이며 숨을 고르고 입을 열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