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친구가 우리 집 안방에서 나오더니 나보고 오늘..

나는 서른둘이야. 토요일 낮에 집에 있었어. 와이프가 대학 친구 부른다길래 나는 거실 테이블에서 일만 하고 있었어. 내 집이야. 따라간 자리 아니야. 그 친구는 결혼식 하객으로 한 번 본 사람이야.

친구가 현관에서 왔어. 와이프는 안주 사러 나갔다. 금방 온대. 친구가 화장실 간다며 안방 쪽으로 갔어. 나는 노트북만 보고 있었어. 우리 집인데 아는 척할 것도 없었어.

안방 문이 열렸어. 친구가 문고리를 잡은 채 나오더니 내 쪽으로 오더라. 손목을 잡았어. 오늘만, 네 와이프가. 말이 거기까지야. 현관에서 소리가 나서 손이 떨어졌어. 문을 연 건 와이프가 아니었어. 택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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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태연히 거실로 갔어. 나는 안방을 봤어. 화장대 위에 와이프 다이어리가 펼쳐져 있었어. 오늘 날짜. 친구 이름 옆에 단둘이라고 적혀 있었어. 마트가 아니야. 내가 집에 있는 날이라고 적혀 있었어.

와이프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어. 따라가지도 않았어. 친구가 내 옆에 다시 앉아 낮게 말했어. 오늘만 이 말 들어. 네 와이프가 나 부르면서 너는 재택이래. 그래서 내가 온 거야. 부르길래 온 게 맞아. 다만 온 이유가 안주가 아니야.

현관이 다시 열렸어. 와이프가 안주를 든 채 둘을 봤다. 친구가 웃었어. 충전기 찾느라. 와이프가 그 웃음을 받으며 신발을 벗었어. 나는 다이어리를 덮지 않은 채로 화장대에 뒀어.

친구가 내 귀에 붙여 말했어. 오늘만, 네 와이프가 나한테 시킨 말 있어. 네가 이 집을 비우면 안 된대. 네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말하래. 와이프가 부엌에서 불렀어. 둘 다 이쪽으로 와.

나는 신발을 신지 않았어. 친구가 손목을 다시 잡으며 말을 이었어. 오늘만 안방에서 내가 보여줄게. 와이프가 다이어리 다음 장에 적어 둔 그거.

와이프가 부엌 입구에 섰어. 친구를 보면서도 내 손은 못 본 척했어. 친구가 입을 열어 덧붙였어. 오늘만은 네 와이프가 아니라 내가 먼저 말할게. 사실 다음 장에 적힌 이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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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이어리 다음 장을 넘기지 않았어. 와이프가 부엌에서 컵 소리를 냈어. 친구가 내 손목을 한 번 더 조이며 숨을 고르고 입을 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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