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집에 밥 먹으러 갔는데 제수가 소파에서 내 손목을 잡더니..

나는 서른다섯이야. 남동생이 저녁에 치킨 시켜 먹자길래 동생 집에 갔어. 내가 가겠다고 한 자리야. 제수는 동생 아내야. 명절 때 한 그릇 같이 먹던 사이야. 오늘은 제수 목소리가 평소보다 낮았어.

초인종을 누르니 제수가 문을 열었어. 동생은 맥주 사러 편의점 갔다. 금방 온대. 나는 거실 소파에 앉았어. 불러서 온 자리니까 아는 척할 것도 없었어. 제수가 내 옆에 앉더니 손목을 잡더라. 형, 오늘만.

말이 거기까지야. 현관에서 키 소리가 나서 손이 떨어졌어. 동생이 맥주를 든 채 들어왔어. 제수가 태연히 접시를 정리했어. 배고프지. 동생이 웃었어. 그 웃음이 편의점 가기 전이랑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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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파 틈을 봤어. 제수 폰이 한 번 켜졌어. 동생 문자야. 형 도착하면 나 십 분만 늦게 들어가. 보낸 시간은 내가 초인종 누른 직후야. 편의점 거리는 삼 분이야. 십 분은 남는 시간이었어.

동생이 부엌에서 소리쳤어. 맥주 콜라도 살걸. 제수가 괜찮아. 현관 봉투 안에 영수증이 없었어. 맥주 캔 온도가 미지근했어. 방금 산 게 아니야. 나는 그 캔을 탁자에 내려놨어.

제수가 다시 내 옆에 와서 낮게 말했어. 형, 오늘만 이 말 들어. 네 동생이 맥주 사러 간 게 아니야. 일부러 비운 거야. 내가 부탁한 거야. 동생이 치킨 상자를 뜯으며 불렀어. 형, 이쪽으로 와.

나는 캔을 다시 넣지 않았어. 제수를 추궁하려고 일어서지도 않았어. 제수가 손목을 다시 잡으며 말을 이었어. 형, 오늘만 소파에서 내가 끝까지 말할게. 동생이 왜 자리를 비우는지.

동생이 거실 입구에 섰어. 제수 얼굴을 보면서도 내 손목은 못 본 척했어. 나는 신발을 신지 않은 채 소파에 남아 있었어. 제수가 입을 열어 덧붙였어. 형, 오늘만은 네 동생이 아니라 내가 먼저 말할게. 사실 네 동생이 나한테 형 오늘 오게 하라고 한 다음이…

나는 그 다음 말을 들으려고 소파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았어. 동생은 부엌으로 다시 들어갔어. 제수가 내 손목을 한 번 더 조이며 숨을 고르고 입을 열었어. 나는 그 자리에서 한 발도 안 움직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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