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형이 우리 집 안방에서 나오더니 제부 오늘만..

나는 서른셋이야. 토요일 낮에 집에 있었어. 와이프가 처형이랑 김치를 담근다길래 나는 거실 테이블에서 노트북만 켜 두고 있었어. 따라간 자리 아니야. 내 집이야. 처형이 온다는 것도 와이프가 아침에 말했어.

처형이 현관에서 언니 왔다고 했어. 와이프는 이미 양념 사러 마트에 간 뒤였어. 금방 온대. 처형이 앞치마 찾는다며 안방으로 들어갔어. 나는 아는 척할 것도 없었어. 우리 집인데. 처형은 명절 때만 보던 사람이야. 오늘은 목소리가 낮았어.

잠시 뒤 안방 문이 열렸어. 처형이 문고리를 잡은 채 나오더니 내 쪽으로 오더라. 앞치마는 안 두르고 있었어. 안방 불이 꺼져 있었어. 처형이 내 손목을 잡았어. 제부, 오늘만. 말이 거기까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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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에서 키 소리가 나서 손이 떨어졌어. 문을 연 건 와이프였어. 양념 봉지를 든 채 둘을 봤다. 처형이 태연히 부엌으로 갔어. 언니가 앞치마 찾느라. 와이프가 웃으며 넘어갔어. 나는 그 웃음이 평소랑 달랐어.

나는 안방 문을 닫지 않은 채로 봤어. 베개 옆에 처형 폰이 켜져 있었어. 와이프 문자야. 언니가 먼저 가 있어. 제부한테 오늘 말해. 나는 못 하겠어. 보낸 시간은 마트 가기 십 분 전이야.

부엌에서 와이프가 소리쳤어. 양념 언니 걸로 맞죠? 처형이 네, 했어. 근데 현관 쇼핑백 밑에 마트 봉투가 아니야. 호텔 슬리퍼가 하나 나와 있었어. 우리 집 거 아니야. 밑창에 방 번호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어.

처형이 다시 내 옆에 와서 낮게 말했어. 제부, 오늘만 이 말 들어. 네 와이프가 마트만 갔다 온 게 아니야. 내 남편이랑 그 호텔이야. 와이프가 칼을 놓으며 부엌에서 불렀어. 둘 다 이쪽으로 와.

나는 슬리퍼를 다시 넣지 않았어. 호텔로 따라가지도 않았어. 처형이 손목을 다시 잡으며 말을 이었어. 제부, 오늘만 안방에서 내가 보여줄게. 와이프가 나한테 숨기라고 한 그거.

와이프가 부엌 입구에 섰어. 처형 얼굴을 보면서도 내 손목은 못 본 척했어. 처형이 입을 열어 마지막으로 덧붙였어. 제부, 오늘만은 네 와이프가 아니라 내가 먼저 말할게. 사실 그 호텔 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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