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이 제사 끝나고 이불 개 달래서 개다 보니까..

나는 서른여섯이야. 오늘은 처가 제사야. 축의금 말고 일손이 모자라서 내가 온 거야. 장모가 제사 끝나고 안방 이불 개 달라고 했어. 시키신 일이야. 따라가거나 몰래 본 게 아니야.

이불을 반으로 접는데 사이에서 넥타이가 떨어졌어. 남자 넥타이. 나는 처남 걸로 읽고 옆에 뒀어. 같이 접혀 나온 플라스틱이 와이프 회사 출입증이었어. 와이프 얼굴. 같은 이불 속이야.

장모가 문밖에서 물으셨어. 다 개었어? 나는 넥타이만 손에 든 채 응, 했어요. 문을 열고 보여 주지는 않았어. 장모는 부엌으로 돌아가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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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 핀을 뒤집었어. 이니셜이 처남 성이 아니었어. 우리 회사 팀장 성이었어. 나는 그 자리에서 팀장 얼굴을 떠올렸어. 지난달 회식 때 와이프를 아냐고 묻던 사람. 나는 웃고 넘겼어.

와이프가 안방 문고리를 잡고 들어왔어. 그 넥타이, 동생 거야. 내가 다림질해 준다고. 출입증은 내가 넣고 잔 거야. 말이 빨랐어. 나는 핀을 보여 줬어. 처남 이니셜이 아닌데. 와이프가 입을 다물었어.

장모가 다시 문밖에서 부르셨어. 사위, 이불 윗장 하나 더. 나는 이불을 한 장 더 내렸어. 윗장 모서리에 호텔 세탁 태그가 붙어 있었어. 우리 집 세탁소가 아니야. 와이프가 태그를 가리려다 멈췄어.

처남이 복도에서 웃으며 넥타이 봤냐고 했어. 내 거 맞아. 핀은 빌려 쓴 거야. 누구 거냐고 물었어. 처남이 말을 흐렸어. 형부 회사 사람. 지난번에 와이프가 가져왔어. 다림질만 해 달라고.

나는 이불을 다 개고 방에 나왔어. 장모 질문은 안 했어. 와이프가 내 뒤를 따라 나왔어. 그 핀, 팀장 거 맞아. 다만 넥타이를 이불에 넣은 건 내가 아니야. 사실 그 이불을 개라고 하신 이유, 장모님이 먼저…

나는 장모에게 넥타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 제사 음식을 나르고, 평소처럼 사위 일을 했어. 와이프가 부엌에서 내 눈을 피했어. 처남은 담배를 피우러 나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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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집에 돌아와 출입증을 식탁에 놓았어. 와이프가 먼저 말했어. 핀은 팀장 거 맞아. 출장 때 가방에 들어 있어서 내가 가져왔어. 이불에 넣은 건 정말 내가 아니야. 다림질해 준다고 안방 서랍에 뒀어.

장모에게서 문자가 왔어. 사위, 이불 윗장 태그 봤지. 내가 일부러 개라 한 거야. 딸은 아직 몰라도 돼. 사실 그 이불을 개라고 하신 이유, 장모님이 먼저 보신 게 넥타이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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