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전날 강아지를 호텔에 맡겼다. 펫캠 링크는 직원이 문자로 보내 준 것이었다. 켠 화면이 우리 방이 아니었다. 아내가 직원복 남자와 소파에 붙어 앉아 강아지를 쓰다듬고 있었다. 직원이 아내 귀에 말하더니 아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화하니 아내가 웃으며 받았다. 사실 오늘 직원은 예전에 우리 집 산책 대행이었어. 카메라 각도를 일부러 이 방으로 틀어 둔 거래. 내가 출장지에서 보게 하려고.
직원이 카메라에 손을 흔들었다. 태블릿에 계약서가 떠 있었다. ‘펫시팅 특별케어’ 동의서. 서명란에 내 이름과 출장 일정이 미리 찍혀 있었다. 아내가 말했다. 당신이 강아지보다 출장을 택한 달부터 이 케어가 시작됐어.
내가 호텔로 달려가 문을 열자 직원이 태연히 목줄을 건넸다. 협조하면 펫캠 원본은 지우고, 거부하면 ‘보호자 학대 의심’ 클립이 동물병원과 아파트 단톡으로 간대. 클립 속 장면은 내가 강아지를 혼내는 예전 영상이 편집돼 있었다.
로비 CCTV 앞에 서서 녹화를 켰다. 직원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 카메라도 우리 서버야. 다음 날 펫캠 앱에 ‘2회차 케어 예약’이 떠 있었고, 결제자는 내 카드였다. 아내가 메시지에 적었다. 강아지는 잘 있어. 당신 출장 일정만 캘린더에 공유해.
출장을 하루 앞당기고 호텔에 다시 갔다. 직원이 나를 보자마자 합의서를 내밀었다. 조항 3번에 ‘추가 케어 1회’가 있었다. 강아지 목줄에 작은 USB가 묶여 있었다. 라벨에 내 이름과 ‘보호자 테스트’라고 적혀 있었다.
USB를 집에 가져와 열어 보니 펫캠 원본 앞에 ‘산책 대행 아카이브’ 폴더가 있었다. 아내와 직원이 공원 벤치에 앉은 클립이 여러 개였고, 마지막 파일 이름은 내 출장 코드였다. 아내가 전화를 걸어 짧게 말했다. 그 USB는 미끼야. 진짜 파일은 직원 클라우드에 있고, 네가 경찰에 가면 학대 클립이 먼저 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