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른여섯, 아내는 동갑이다. 출산 후 체중이 안 빠져 PT를 등록했다. 강사는 친절했고, 나에게도 식단 앱 공유를 요청했다. 부부가 같이 보면 성공률이 높대. 나는 귀찮아하면서도 수락했다.
어느 밤 앱을 열었더니 식단 탭이 아니라 ‘야간 세션’ 앨범이 기본으로 열려 있었다. 샤워실 앞에 선 아내 허리에 남자 손이 들어간 사진이 여러 장이었다. 얼굴은 잘렸지만 아내 출산 흉터와 강사 팔뚝 문신이 겹쳤다.
마지막 장 메모에 ‘남편 공유 계정으로 일부러 노출’이라고 적혀 있었다. 작성자 닉네임이 강사가 아니라 아내 계정으로 찍혀 있었다. 나는 헬스장으로 달려갔다. 야간 타임, 프라이빗룸 불이 켜져 있었다.
문을 열자 아내가 수건만 걸친 채 앉아 있었고, 강사는 태연히 물병을 건넸다. 내가 사진을 들이밀자 아내가 먼저 말했다. 일부러야. 당신이 출장 간 밤마다 폰만 보는 거, 지겨워서 공유 계정에 올렸어. 강사는 잠자코 웃었다.
내가 강사에게 손찌검을 하려는데, 강사가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 화면에는 내가 예전에 팀 회식 후 다른 여직원과 모텔 앞에서 찍힌 CCTV 캡처가 있었다. 강사가 말했다. 이것도 와이프가 찾아서 나한테 맡긴 거야. 오늘 앨범은 협상 테이블이고, 네가 먼저 사과문을 쓰면 서로의 파일을 교환하자고 했어.
프라이빗룸 거울에 붙은 스케줄표에는 내 이름도 적혀 있었다. ‘남편 대면 – 파일 교환’. 오늘이 예약된 협상이었다. 아내가 수건을 여미며 말했다. 네가 먼저 울면 내가 파일을 지우고, 네가 때리면 강사 영상이 변호사에게 가. 선택지를 테이블처럼 나눠 둔 사람이 아내였다.
나는 파일을 교환하지 않고 나왔다. 로비 CCTV 앞에 서서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 협박 녹음한다. 강사가 따라나와 어깨를 으쓱했다. 그 말도 앨범 마지막 장에 자막으로 올릴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