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지 ㅁㅌ 옆방이 갑자기 문을 두드리더니 속옷만 입고 들어와서..

지방 출장 첫날이었다. 혼자 모텔을 잡고 씻은 뒤 노트북을 열었다. 새벽 두 시, 옆방이 문을 두드렸다. 열어 보니 여자애가 속옷만 입고 떨고 있었다. 남자친구가 취해서 폭력을 쓴다며 잠깐만 숨어 달라는 거였다. 나는 이불을 덮어 주고 물을 따라 줬다.

여자가 물을 마시더니 갑자기 내 허리를 감쌌다. 사실 남자친구는 네 회사 팀장이야. 오늘 출장 명단에 너 이름 보고 일부러 옆방을 잡았대. 나는 허리를 빼려다 멈췄다. 팀장이 내일 발표를 나랑 같이 하기로 돼 있었거든.

문밖에서 팀장 목소리가 들렸다. 나오라고, 녹음은 이미 시작했다고. 여자가 내 귀에 속삭였다. 지금 나가면 네가 날 강제로 끌어들인 것처럼 편집된 클립이 인사팀에 가. 남으면 팀장이 제안한 ‘합의’에 서명하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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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휴대폰을 보여 줬다. 화면에는 내가 문을 열어 주는 장면과, 이불을 덮어 주는 장면이 이미 슬로우로 잘려 있었다. 폭력 흔적은 화장으로 만든 붉은 기미였다. 팀장이 문틈으로 웃으며 말했다. 발표 자료 공동 명의로 해 줄 테니, 오늘 밤만 네가 가해자 역할을 완성해 달라는 거래.

나는 여자 손목의 호텔 키링을 봤다. 우리 회사 법인카드 영수증 고리가 걸려 있었다. 출장비가 이미 이 연극의 제작비였다. 여자가 눈물을 그치고 사무적으로 말했다. 서명하면 클립은 팀장만 갖고, 거부하면 내가 피해자 진술을 바꿔. 선택지는 두 개뿐이야.

나는 법인카드 영수증 고리를 풀어 사진을 찍었다. 증거는 남기되 서명은 하지 않기로 했다. 여자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서명 거절 시나리오도 대본에 있어. 네가 찍은 사진부터 팀장 클라우드에 자동 업로드되게 설정해 뒀거든. 창밖의 차가 헤드라이트를 두 번 깜빡였다. 큐 사인 같았다.

나는 프론트에 신고하는 척 복도 CCTV를 가리켰다. 직원이 난감해하자 팀장이 지갑을 열었다. 이미 오늘 밤 복도 영상을 법인으로 사서 비공개 처리해 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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