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차 블랙박스에 남자 신음이 녹음돼 있길래 끝까지 들었더니..

나는 서른일곱이고, 아내와 결혼한 지 구 년이다. 동생은 서른둘, 아직 미혼이고 우리 집 근처 원룸에 산다. 명절마다 동생이 와서 설거지를 돕고, 아내는 동생 밥을 챙겼다. 나는 그 장면을 가족의 온기로만 읽었다.

토요일에 세차를 하다 아내 차 블랙박스 메모리가 꽉 찼다는 알림이 기기 화면에 떠서, SD를 빼 컴퓨터에 꽂았다. 앱 푸시가 아니라 기기 자체 화면이었다. 영상은 대부분 주차장 천장만 비췄다. 그런데 음성 채널이 이상하게 선명했다.

어느 평일 오후 클립에서 좌석 가죽 소리가 났다. 아내 숨소리가 짧아지고, 남자 낮은 목소리가 겹쳤다. 나는 볼륨을 줄이다 말고 이어폰을 꽂았다. 수치가 아니라 호흡 간격이 관계의 리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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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이름을 불렀다. 내 동생 이름이었다. 아내가 대답했다. 오빠 들어오기 전에만, 이라고. 나는 그 오빠가 나를 가리키는지, 동생을 가리키는지부터 셈이 꼬였다.

SD를 들고 동생 원룸에 갔다. 동생이 문을 열자마자 내 얼굴을 보더니 먼저 무릎을 꿇었다. 변명이 아니라 순번을 말하더라. 형수랑은 반년째고, 형이 출장 간 수요일만이라고. 나는 때리기 전에 물었다. 블랙박스에 일부러 음성을 남긴 거냐고.

동생이 휴대폰을 내밀었다. 아내가 보낸 메시지였다. ‘오늘은 녹음되게 세워 둬. 형이 세차할 때 듣게.’ 날짜는 이번 주 수요일이었다. 동생 눈물이 가짜처럼 반짝였다. 형수가 먼저 제안한 거래. 들키는 게 목적이었고, 내가 동생을 쫓아내면 재산 분할에서 형이 불리해진다고.

아내에게 전화했다. 아내는 침착했다. 세차 루틴을 내가 바꿨다고, 원래 오늘 들을 예정이었다고. 그리고 한 가지를 더 말했다. 블랙박스 클립 중에 네 차 음성도 있어. 지난달 회식 다음 날, 조수석에 다른 여자 숨소리가. 그거부터 맞추고 이야기하자.

나는 SD를 다시 꽂아 다른 클립을 확인했다. 아내 말대로 내 차 음성에도 낯선 숨이 있었다. 다만 날짜가 내가 지방 출장으로 증명된 날이었다. 누군가 파일을 편집해 넣었거나, 아내가 협박용으로 섞어 둔 것이었다. 동생이 문밖에서 떨며 말했다. 형, 오늘은 누가 이기든 녹음은 이미 세 군데로 전송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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