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재워줬다가 내 집에서 강도로 몰림. 나 32살, 혼자 사는데 친구가 집 계약 꼬였다고 들어왔음. 근데 여친한테는 자기 집이고 내가 얹혀사는 놈이라고 해놨더라. 그 여자가 나한테 언제 나가냐고 물어서 알았음.
친구가 따로 빌면서 새집 들어갈 때까지만 부탁했어. 한 달 안에 무조건 나간다고 약속받고 내가 근처 부모님 집으로 감. 지금 생각하면 내가 미친놈이지.
며칠 뒤 내 짐 가지러 간다고 친구한테 말하고 들어갔는데, 친구 여친이 다른 남자랑 소파에서 입을 맞추고 있었음. 나랑 눈 마주치니까 둘 다 벌떡 일어나더라.
내가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이러냐고 했더니 여자가 그 남자 뒤로 가서 소리를 지르는 거야. “저 사람 여기 살던 사람 아니야. 강도야.” 내 집에서 내 가방 들고 있는데…
그 남자가 현관 쪽으로 와서 나를 막아섰어. 어떻게 들어왔냐고 비밀번호는 어디서 알았냐고 하더라. 내 집이라고 했더니 여자가 옆에서 거짓말이라고 소리를 질렀음. 전에 친구한테 얹혀살던 사람인데 쫓겨나고도 비밀번호를 안 바꿔서 들어온 거라고. 내가 살던 사람이라는 건 또 인정하는 거야.
그 여자 나를 모르는 것도 아니었어. 며칠 전에 내 밥상 앞에 앉아서 언제 이사하냐고 묻던 사람이거든. 지금 나 아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친구 없을 때 몰래 와서 뭘 가져가려 했냐고 가방을 가리켰어. 내 충전기랑 외장하드가 들어 있었음. 어이가 없어서 웃으니까 웃을 일이냐고 하더라.
나도 목소리가 커졌는데 그 남자랑 몸싸움할 생각은 없었어. 가방 내려놓고 친구한테 전화해서 지금 바로 오라고 했음. 다행히 근처에서 일 보던 중이었어. 여자가 자기한테 폰 달라길래 안 줬고, 친구한테 네 여친도 있으니까 와서 직접 보라고 했어.
기다리는 동안 그 남자한테 누구냐고 물으니까 여자가 친구라고 먼저 대답하더라. 그럼 친구끼리 입 맞추고 있던 거냐고 하니까 내가 잘못 봤대. 아까까지 강도라던 사람이 이제는 내가 뭘 잘못 봤는지 설명하고 있었음. 남자도 이상한 걸 느꼈는지 내 앞을 막던 자리에서 조금 물러났어.
친구가 들어오자마자 여자가 내가 갑자기 들어와서 소리를 질렀다고 했어. 근데 친구는 내 얼굴 보고 바로 미안하다고 하더라. 짐 가지러 온다길래 여친한테 말해놓으려다 깜빡했다고. 그러고 여자한테 얘 집이야, 내가 한 달만 빌린 거야 하고 말했음. 여자가 친구 얼굴을 보는데 그제야 조용해졌어.
친구가 옆에 서 있는 남자는 누구냐고 물었음. 아는 오빠인데 잠깐 들렀대. 내가 본 걸 그대로 얘기했어. 둘이 소파에 앉아서 입 맞추고 있었다고. 친구가 나를 한 번 보고 여자한테 사실이냐고 물었는데, 여자는 내가 들어오는 바람에 놀라서 잠깐 붙어 있었던 거라고 하더라.
그 남자는 자기는 남친 있는 줄 몰랐다고 했어. 여자가 그 말은 하지 말라는 듯 쳐다봤는데 이미 늦었지. 자기 혼자 사는 집이라고 해서 왔다더라. 친구는 내 집을 자기 집이라고 했고, 여자는 그걸 또 자기 집이라고 해놓은 거임. 내 방에서 셋이 그러고 있으니까 진짜 말이 안 나왔음.
친구가 둘 다 나가달라고 했어. 여자가 밖에서 따로 얘기하자고 했는데 친구가 할 얘기 없다고 했음. 남자는 먼저 나갔고 여자도 한참 뒤에 나갔어. 친구가 화를 엄청 낼 줄 알았는데 내 가방만 주워서 건네주더라. 미안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하는데 나도 그때는 욕이 안 나왔음.
둘은 그날 헤어졌고 친구는 주말에 짐 뺐어. 한 달은 무슨 일주일도 못 채움. 내가 여분 열쇠 받으면서 처음부터 네 집 아니라고 하지 그랬냐고 했더니, 잘사는 것처럼 보이고 싶었대. 지퍼 안 잠기는 가방 위에 앉아서 겨우 닫더라. 내 집 돌려받았는데 그 모습 보고 잘됐다고 하긴 좀 그렇더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