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 팔아준 친구가 구매자한테 내가 이혼한다고 했더라. 나 35살이고 결혼 삼 년 차임. 이혼 얘기 꺼낸 적도 없고 차 바꾸려고 판 거였음.
친구가 아는 동생한테 연결해 줬는데, 거래 끝나고 차에 두고 간 물건을 받으러 그 동생을 만났거든. 얘기 끝에 힘내시라고, 형수님하고도 잘 풀리셨으면 좋겠대.
뭔 소리냐니까 친구가 집 정리하느라 급하게 차를 파는 거라고 했다는 거야. 근데 가격까지 맞춰 보니 나는 600을 받았는데 그쪽은 670을 보냈더라.
친구한테 전화했더니 돈 얘기보다 먼저 부탁하는 게 있었음…
자기 동생한테 아까 그 얘기를 잘못 들은 거라고 해달래. 이혼하는 게 아니라 이사하는 거였다고. 그걸 내가 왜 정정하냐고 했더니 그냥 사정이 급하다고 설명하려다 말이 그렇게 나왔대. 이사랑 이혼은 한 글자가 다르지만 듣는 사람한테는 완전히 다른 얘기잖아.
원래 내가 올려 둔 가격은 650이었음. 연락은 몇 번 왔는데 서로 시간이 안 맞아서 거래를 못 하고 있었지. 친구가 자기가 중간에서 약속 잡고 차도 보여주겠다고 하길래 팔리면 20 주겠다고 했음. 나는 주말 하루 비우는 게 더 아까워서 그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고.
며칠 뒤 친구가 연락해서 동생 사정이 별로 안 좋으니 600까지 해줄 수 있냐더라. 원래 차가 갑자기 고장 나서 출퇴근이 급하대. 내가 620은 안 되냐고 했더니 진짜 빠듯한 애라고 해서 알겠다고 함. 대신 수고비는 구매자 쪽에서 받기로 했다길래 나는 600만 받으면 되는 줄 알았지.
근데 그 동생은 차값이 650이고 친구한테 수고비 20을 따로 준 거였음. 내가 집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친구가 연락을 대신하는 거라고 들었대. 괜히 가격 더 깎자고 하기 미안해서 올라온 가격 그대로 샀다는 거야. 우리는 서로 상대방 사정을 봐줬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임.
친구는 그래도 내가 원하는 금액 받고 팔았고 동생도 처음 본 가격에 샀으니 손해 본 사람이 없다는 식으로 말하더라. 자기가 차 닦고 사진 다시 찍고 두 번이나 보여준 건 생각 안 하냐고. 그건 내가 처음부터 수고비 준다고 했잖아. 20이 부족했으면 더 달라고 하지 왜 내가 이혼까지 해야 하냐고 했음.
구매한 동생한테도 다시 전화했어. 나는 이혼 안 하고 너도 출퇴근 차가 급했던 건 아니냐고 물었더니, 차는 필요했지만 급한 건 아니었대. 심지어 친구한테 다른 매물 하나 더 보고 정하겠다고 했었는데 내 사정 때문에 이번 주 안에 결정해 달라는 얘기를 들었다더라.
동생은 차 상태가 괜찮으니까 거래를 물릴 생각은 없는데 친구한테 따로 준 20이 아깝대. 나는 내가 깎아준 50이 아깝고. 둘이 통화하다 보니까 친구 한 명 두고 각자 아까운 금액만 다른 거였음. 그렇다고 우리끼리 돈을 다시 주고받을 이유도 없고.
친구가 저녁에 50을 돌려보냈음. 됐냐고 문자 딱 한 줄 왔길래, 내가 돈 때문에만 전화한 줄 아냐고 답하려다가 그만뒀어. 솔직히 50 들어오니까 아까보다 덜 화난 것도 맞아서. 그래도 다른 사람한테 내 집안 얘기 지어낸 건 이제 하지 말라고 보냈음.
와이프가 왜 차 판 친구랑 싸웠냐고 묻는데 있는 그대로 말했더니 한참 웃더라. 그 친구는 지난달에 우리 집 와서 집들이 음식까지 먹고 간 놈이거든. 다음에 같이 밥 먹을 일 있으면 와이프가 자기 근황은 직접 설명하겠대. 난 그 친구한테 새 차 구했다는 말도 아직 안 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