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녀 청첩장이 회사 게시판에 붙었는데 신랑이 내 대리더라..

나는 서른하고, 회사는 중소 무역이야. 소개팅으로 만난 여자가 있었어. 동갑이었고, 카페 알바 한다고만 했어. 주말마다 만났고, 우리 집에도 몇 번 왔어. 진지하게 생각해 볼까 싶던 참이었어.

수요일 오전에 휴게실 커피를 뽑다가 게시판을 봤어. 청첩장이 새로 붙어 있더라고. 신부 사진이 낯익어서 컵을 내려놓았어. 지난주에 내 자취방 현관에서 신발 벗던 그 얼굴이었어.

신랑 칸을 보는 순간 귀가 막혔어. 우리 팀 대리 이름이 그대로 적혀 있었어. 나랑 같은 층, 내 결재 올리는 그 사람. 입사 삼 년 차인 내가 제일 많이 보고받는 상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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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대리가 팀 단톡에 청첩장 돌린다고 했어. 회의 끝나자 내 자리로 오더니, 웃으면서 축의금 어느 정도로 생각하냐고 물었어. 나는 청첩장 속 신부 얼굴을 다시 떠올리면서도 대답을 못 했어.

대리가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어. 너도 곧 소개팅 성공하겠다, 축의금은 마음이니까. 그 말이 끝나기 전에 휴대폰이 울렸어. 그 여자한테서였어.

화면에 뜬 카톡 미리보기가 보였어. 오늘 대리님이랑 상견례 끝난대. 근데 사실 지난주에 내가 자취방에서 그 여자한테먼저 말 꺼냈어. 우리 진지해지기 전에, 사실 회사 쪽이랑 이야기가 있다고. 나는 그때 알바만 하는 줄 알고 농담인 줄 알았어. 웃으면서 넘겼지.

지금은 청첩장 신랑이 내 대리라는 게 먼저 들어오고, 그다음에야 지난주 그 말의 뜻이 追いつ었어. 대리가 다시 와서 하객 명단 확인할 때 내 이름을 읽는데, 나는 고개만 끄덕였어.

축의금을 얼마로 적을지보다, 지난주 그 방에서 내가 뭘 들은 건지부터 다시 셈이 맞아떨어지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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