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가 불법개조 눈감아준 놈이랑 찜질방에서.. 너무 비참합니다..

나는 서른일곱이고, 아내도 동갑이야. 이 아파트로 이사 온 지 삼 년쯤 됐어. 베란다를 막아 둔 건 이전 세입자 때 일인데, 우린 그 상태로 들어왔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

작년 봄에 구청에서 사람이 왔었어. 불법개조 민원이라고. 아내가 집에 있었고 나는 회사였지. 저녁에 돌아오니 아내는 괜찮대, 서류만 보완하면 된대. 그 뒤로 고지서도 벌금도 안 왔어. 나는 운이 좋았다고만 생각했어.

어제 비 오는 날, 아내 코트를 건조대에 걸다가 주머니가 묵직해서 손을 넣었어. 플라스틱 팔찌가 두 개 나왔고, 접힌 영수증이 같이 있었어. 근처 찜질방 커플룸 입장권. 시간대는 평일 오후. 영수증 하단 투숙 인원에 아내 이름과 남자 이름이 나란히 찍혀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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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보여주자 팀 워크숍이랬어. 부서끼리 찜질방 가는 거 유행이라, 남자 동료 거까지 맡아서 결제만 했대. 웃으면서 별거 아니라더라. 나는 일단 웃어줬어.

그런데 팔찌 두 개가 같게 쓰인 느낌이 아니었어. 하나는 화장 냄새, 하나는 담배 연기가 남아 있었어. 영수증 상호를 검색하니 커플룸만 있는 작은 찜질방이었어. 단체 워크숍이 들어가기엔 방이 너무 적었지.

다음 날 오후, 나는 그 영수증 시간대에 맞춰 찾아갔어. 프론트에서 커플룸 복도만 지나는데, 끝방 문이 열리며 아내가 가운만 걸친 채 나왔어. 젖은 머리, 화장기 없는 얼굴. 나를 본 순간 발이 멈췄어.

뒤에서 남자가 수건을 목에 건 채 허리를 감싸고 나왔어. 누구냐는 투로 나를 보는데, 낯이 익었어. 작년에 우리 집 벨을 눌렀던 구청 직원이야. 불법개조 조사한다며 웃던 그 사람.

그 사람이 내 얼굴을 알아보더니 씨익 웃었어. 아내가 가운 끈만 움켜쥔 채 복도 바닥을 봤어.

사실 그 사람이 작년 마지막에 아내한테 조건을 걸었대. 서류는 덮어 줄 테니, 연락처만 남기라는 식으로. 아내는 벌금이 무서워서 번호를 줬다고 나중에 울면서 말했어. 그런데 울음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그 남자 손목에 찬 팔찌가 아내 것과 한 쌍이라는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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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할 말을 잃었어. 불법개조를 눈감아 준 대가가 우리 집 평온이었는지, 아내의 오후였는지, 복도 형광등 아래에서 구분이 안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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