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출장 캐리어에 남자 셔츠가 있길래 호텔 갔더니..

나는 서른넷이고, 아내도 동갑이야. 결혼한 지 오 년 됐고, 출장은 보통 짧아서 큰 감정 없이 보내줬어. 이번에도 부산 이틀짜리라고 했을 때 나는 캐리어만 내려주면 되는 줄 알았어.

전날 밤 거실에서 같이 짐을 쌌어. 속옷이랑 충전기는 내가 챙기고, 아내는 옷만 넣는다고 했어. 지퍼를 닫으려다 안쪽이 덜 들어가서 내가 손을 넣었는데, 맨 아래에 남자 셔츠가 하나 접혀 있었어.

내 거가 아니었어. 어깨 폭이 더 넓고, 향도 내가 안 쓰는 woody 계열이었어. 카라 안쪽에 옅은 립스틱이 번져 있었어. 아내가 즐겨 바르는 색이랑 비슷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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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셔츠를 꺼내 보여주자 아내는 잠깐 굳었다가, 드라이클리닝 맡긴 옷이 섞여 들어온 거래. 웃으면서 미안하다며 바로 빼서 세탁 바구니에 넣었어. 말투는 평소랑 같았는데, 눈이 나를 오래 못 봤어.

나는 웃어줬어. 따지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따지면 더 창피해질 것 같아서였어. 그런데 밤이 깊어질수록 그 셔츠 냄새가 손에 남은 기분이었어.

다음 날 아내는 아침 일찍 나갔어. 호텔은 예전이랑 같은 곳이라고 했어. 회사 단골이라 방 번호만 도착하면 알려준다고. 나는 케이크를 사서 오후 차를 탔어. 서프라이즈라고 쓰인 카드를 가방에 넣으면서도, 내가 확인하러 가는 건지 축하하러 가는 건지 구분이 안 됐어.

프론트에서 아내 이름으로 물으니 방이 나왔어. 엘리베이터에서 손이 떨렸어. 문을 두드리기 전에 복도 끝 아이스머신 앞으로 갔다가, 그 앞에서 아내를 마주쳤어.

아내는 호텔 가운만 느슨하게 걸친 채였어. 쇄골 아래로 자국이 희미하게 보였고, 머리는 젖은 채로 대충 묶여 있었어. 나를 보는 순간 눈이 커졌어. 놀란 표정이 기쁨이 아니었어.

내가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열린 문 틈으로 남자 팔이 나와 아내 허리를 감쌌어. 낮은 목소리로 빨리 들어오라고 했어. 가운 사이로 손이 들어가는 게 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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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내 쪽을 한 번 더 보더니, 입술을 깨문 채로 뒤로 끌려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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