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여자랑 잔 걸 와이프한테 들켰음.

다른 여자랑 잔 걸 와이프한테 들켰음.

술김에 딱 한 번이었다고 빌다가,

너도 한 번 실수하면 나도 눈감겠다고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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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 하면 내 마음을 알아줄 줄 알았음.

와이프가 울던 걸 멈추더니 물었음.

“그거 진심이야?”

진심이라고 했더니 자기도 말할 게 있대.

상대가 누구냐니까 내 폰을 집어 들었음..

화면에서 한 사람을 찾아 내 쪽으로 돌렸음. 내가 매주 같이 당구 치는 형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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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형이 우리 집에서 마지막으로 밥 먹은 게 열흘 전임. 와이프가 찌개를 내오니까 나보고 너는 장가 잘 갔다고 했었음. 나는 그 형한테 형도 빨리 결혼하라고 했고.

내가 서른아홉, 와이프는 서른일곱임. 그 형은 마흔셋이고 혼자 삶. 나랑은 일하면서 알게 된 지 6년 됐음. 집도 가까워서 부부싸움 하면 내가 가끔 거기로 피신했음.

“장난하지 마.”

내 입에서 그 말부터 나왔음. 와이프가 방금 진심이냐고 물었을 때는 내가 그렇게 당당했는데.

와이프는 내가 집 나갔다 들어온 다음 날, 형한테 연락을 받았대. 내가 밥도 안 먹고 갔다고 걱정하길래 잠깐 만났고, 그 뒤로 둘이 따로 연락했다고 했음.

그때 나는 와이프랑 싸운 얘기를 형한테 다 했었음. 잠자리까지 줄어서 사는 재미가 없다는 말도 했고. 형은 부부가 원래 그런 거라며 내 편을 들어줬음.

와이프 말로는 형이 둘이 만날 때는 반대로 얘기했대. 나 같은 사람이랑 살기 힘들겠다고.

언제부터냐, 몇 번이냐 계속 물었음. 와이프는 같이 잔 건 한 번이라고 했음. 연락은 그보다 오래 했고. 자기도 그 일 없었던 것처럼 넘어가려고 했는데, 내가 똑같은 말을 하고 있으니까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고.

형한테 당장 전화하려고 폰을 잡았음. 그러니까 와이프가 내 손을 눌렀음.

“네가 만난 여자한테 나도 지금 전화해?”

나는 그 여자한테는 연락하지 말라고 했음. 집으로 찾아오거나 일이 커지면 서로 곤란하다고. 와이프가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웃었음.

그런데도 형 얼굴은 꼭 보고 싶었음. 모르는 사람이면 차라리 나았을 것 같다는 소리를 했더니 와이프가, 내가 만난 여자도 자기한테만 모르는 사람이었지 너는 아는 사람이었잖아, 하더라.

말이 막히니까 나는 결국 다른 얘기를 꺼냈음. 그래도 집까지 드나드는 사람은 선 넘은 거 아니냐고.

와이프가 그러면 나는 어디까지 안 넘었냐고 물었음.

그날 둘 다 거실에서 새벽까지 앉아 있었음. 아까 내가 먼저 꺼낸, 서로 한 번씩 눈감자는 말은 아무도 다시 안 했음. 처음엔 참 간단한 계산 같았는데 상대 이름을 알고 나니까 계산이 안 됐음.

다음 날 아침 그 형한테 메시지가 왔음. 주말에 당구 치자고.

한참 보다가 이번 주는 안 된다고만 보냈음. 바로 전화하면 내가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형 왜 그랬냐고 따지다가 내 얘기도 나오겠지 싶고.

형은 부부싸움 아직 안 풀렸냐고 답했음. 자기가 내 편을 들어주는 말투 그대로였음.

나는 답장을 쓰다가 지웠음. 와이프는 주방에서 커피 두 잔을 내리고 있었음. 한 잔을 내 앞에 놓길래 내가 어디 나가냐고 물었음.

“왜, 이제 누구 만나는지 궁금해?”

어디 가는지는 끝내 안 물었음. 대신 현관문 닫히자마자 시계를 봤음. 어제까지는 내가 어디 갔는지 묻는 걸 그렇게 싫어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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