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싱 모임에서 만난 여자랑 몇 번 밤을 보냈음.
그런데 어느 날 “남편도 우리 만나는 거 알아요” 하더라.
나는 전남편 말하는 줄 알았음. 이혼한 지 2년 됐다고 들었거든.
그랬더니 아직 같이 살고 있고, 서로 밖에서 사람 만나는 건 괜찮다고 했대.
너무 황당해서 말을 못 하고 있는데 카페 문이 열림.
여자가 손을 들더니 “여기야” 하는데..
들어온 사람이 남편이었음. 나는 마흔, 여자는 서른여덟이었고, 남편은 나보다 두 살 많다고 했음. 명함을 주려다가 내가 안 받으니까 다시 넣더라.
내가 너무 굳어 있으니까 남편이 먼저 말했음. 불편하게 하려고 나온 건 아니고, 어떤 분인지 한번 보고 싶었다고.
나는 그날 그냥 여자랑 커피 마시고 저녁 먹으러 가는 줄 알고 나왔음. 누굴 더 만나기로 했다는 말 자체를 못 들었음. 여자가 전화로는 할 얘기가 좀 있다고 했는데, 이런 얘기일 줄은 몰랐음.
여자는 두 사람이 오래전에 부부로서는 끝났지만 집 문제 때문에 당장 헤어져 살지는 못한다고 설명했음. 그리고 각자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건 서로 허락한 일이라 문제 될 게 없다고 함.
그게 가능한지는 둘이 정할 일이라고 생각함. 근데 나는 그 얘기를 처음 듣고 있었음. 내가 돌싱 모임에 들어간 건 나도 이혼했고, 비슷한 처지인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였거든.
처음 만났을 때 이혼한 지 얼마나 됐냐고 물었고, 여자는 2년이라고 대답했음. 서류 정리는 됐냐는 질문에도 다 끝났다고 했음. 내가 혼자 짐작한 게 아니었음.
그래서 남편한테 물었음.
“제가 두 분이 부부인 걸 알고 만나는 줄 아셨어요?”
남편은 당연히 그런 줄 알았다고 하더라. 아내가 다 얘기했고, 나도 괜찮다고 해서 편하게 나온 거라고.
내가 이혼한 사람인 줄 알았다고 하니까 그제야 남편도 여자를 쳐다봄. 여자는 설명이 복잡해서 나중에 얘기하려고 했다고 함. 처음부터 말하면 내가 안 만났을 것 같았대.
그 말 듣는데 커피도 더 못 마시겠더라. 내가 싫어할 걸 알았다는 얘기잖아. 이미 몇 번 만났으니 이제는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한 것 같았음.
남편이 뭔가 더 설명하려고 했는데 나는 일어났음. 두 사람이 서로 어떻게 지내든 상관없지만, 나는 이런 관계를 시작한 적 없다고 했음. 내 몫 커피값은 이미 계산한 상태라 그냥 나왔고.
조금 뒤 여자한테 전화가 왔음. 남편이 괜찮다는데 왜 내가 더 예민하게 구냐고 하더라. 나는 남편이 허락한 게 내 동의까지 대신하는 건 아니라고 했음.
그 뒤로 만나지 않았음. 며칠 있다 모임 운영자한테도 그 사람이 기혼이라는 걸 알고 있었냐고 따로 물었음. 운영자는 나처럼 이혼한 줄 알았대. 모임에 들어올 때 그렇게 소개했다더라.
여자는 나 때문에 모임에도 못 나가게 됐다고 문자를 보냈음. 자기 사생활을 왜 남한테 말하냐고.
답장은 안 했음. 나는 내 사생활에 누가 들어와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내가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게 이상했음. 다음 모임 공지에는 아직도 그 여자 이름이 남아 있어서, 나는 참석 버튼을 누르지 않았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