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42살이고 여친은 29살임.
나이 차이 얘기는 하도 들어서 웬만하면 넘김.
카페에서 여친이 친구 결혼식 장소를 보여주는데
단체방에 “연금도 데려와?”라고 올라옴.
누구 말이냐니까 나를 그렇게 부른다더라.
여친은 친구들끼리 장난치는 거라고 함.
기분은 나빴는데 그 자리에서 싸우긴 싫어서 폰 돌려줬음.
며칠 뒤 그 친구가 나한테 직접 연락함.
급하게 200만 원만 빌려달라고.
당연히 거절했는데 여친이 내 답장을 보더니
돈 안 빌려준 건 괜찮다면서
왜 꼭 그 말까지 했냐고 하더라..
친구한테 처음 온 말은 “오빠, 염치없지만 부탁 하나만 해도 돼요?”였음.
결혼 준비하다가 돈 들어갈 곳이 겹쳤고 다음 달에 바로 갚겠다고 함.
나는 그 친구를 두 번 봤음.
따로 연락한 건 그날이 처음이었고.
여친한테 물어보니 이미 그 친구가 돈 얘기를 했었대.
여친도 당장 빌려줄 돈이 없다고 했더니
“그럼 오빠한테 부탁해봐도 돼?”라고 했고.
여친은 “직접 물어봐. 내가 대신 얘기하긴 좀 그래”라고 답했다고 함.
적어도 나한테 그런 연락이 갈 거라고 알려줄 수는 있었던 거 아닌가.
친구한테 이렇게 보냈음.
“돈은 못 빌려드려요. 그리고 저 연금 아닙니다.”
그랬더니 바로 여친한테 캡처가 간 거임.
여친은 친구가 당황해서 울었다고 함.
별명이 그렇게 싫었으면 자기한테 먼저 말하지 그랬냐고.
누구 말이냐고 물었던 날부터 표정 안 좋았던 건 기억 안 나냐고 했음.
그때는 장난이라고 하고 넘어갔잖아.
여친은 돈 안 빌려준 건 당연히 내 마음인데
남의 어려운 사정에 꼭 그렇게 답했어야 했냐고 함.
나도 내가 잘한 말만 했다고는 생각 안 함.
돈 없어서 부탁한 사람한테 비꼰 건 맞으니까.
근데 뒤에서는 나를 연금이라고 부르던 사람이
정작 돈이 필요해지니까 나한테 연락한 게 자꾸 걸림.
그걸 알면서도 직접 물어보라고 한 여친도 그렇고.
친구 결혼식에는 안 간다고 했음.
여친은 내가 돈 문제를 자존심 문제로 키운다고 하는데
난 처음부터 돈 문제가 아니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