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대가기 전 누나랑 원룸에서 소주 마시던 그 밤, 그 다음이 이렇게 이어졌다.
누나가 한동안 말이 없더니 갑자기 한숨을 쉬면서
“야… 진짜 한 번도 없냐? 손도 안 잡아봤어?”
내가 “응… 진짜 없어” 하니까
누나가 술잔 내려놓고 내 얼굴을 한참 보더라.
“군대 가서 선임들한테 놀림받을 생각하니까 누나가 더 답답하네.
다녀오면 26인데 그때도 이러고 있으면 진짜 큰일 나는 거 알지?”
원래 이성 얘기 잘 안 하던 누나가 그날따라 계속 물어봐서
나도 취해서 “누나랑은… 좀 다르지 않냐” 이런 소리까지 했다.
그때 누나가 갑자기
“그럼 누나가 알려줄게.
오늘만. 입대하기 전에 한 번만.”
이러면서 내 손목을 잡았다.
원룸이 좁아서 소주병이 굴러다니는 바닥에서
누나가 먼저 다가왔고,
처음엔 “진짜 해도 돼?” 몇 번 확인하더니
나중엔 둘 다 말 안 하고 그냥 했다.
그날 밤이 내 첫날이었다.
누나는 “이건 누나가 동생 챙겨주는 거야.
군대 가서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잘 다녀와”
이러면서 내 머리 쓰다듬어줬다.
입대 4일 전이었는데
그다음 3일 동안은 거의 매일 밤에 또 했다.
누나가 “마지막으로 기억 남겨줘야지” 하면서.
입대하는 날 아침에도
누나가 현관에서
“잘 다녀와. 다치면 안 돼.
그리고… 그때 일은 우리끼리만 아는 거야.”
이렇게 말하고 배웅해줬다.
군대 가서도 그 밤 생각 많이 났다.
휴가 나와서 집에 갔을 때
누나가 먼저 “그때처럼 술 한잔 할래?” 해서
다시 원룸에서 마셨고,
그때부터는 휴가 나올 때마다 거의 정해진 루틴이 됐다.
전역하고 나서도
한동안은 그 관계가 이어졌는데
나중에 누나가 남자 생기면서
“이제 진짜로 끝이야. 그때는 그냥… 네가 불쌍해서 그랬던 거야.”
이렇게 정리하더라.
나는 아직도 그 입대 4일 전 밤이
내 인생에서 제일 이상하면서도 제일 선명하게 남아있다.
24살에 처음 해본 게 누나였다는 사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