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엄마와 원룸에서 선을 넘긴 남자

나는 서른한 살이다. 공장에서 옛 친구 엄마를 다시 만났다. 그 여자는 쉰이 다 된 돌싱이었다.

점심시간에 주차장 꽃길을 걷고 있길래 아는 척을 했다. 처음엔 아니라더니, 이내 인정하고는 회사에서는 모른 척해 달라고 했다. 이혼하고 예전에 살던 동네로 돌아온 거였다.

알고 보니 자취방 오십 미터 옆에 살고 있었다. 출퇴근을 같이 하고, 편의점에서 맥주도 같이 마셨다. 그냥 아는 어른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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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주말 찌개를 들고 내 원룸에 왔다. 김 나는 냄비를 양손에 든 채 현관을 발로 찼다. 찌개만 놓고 가려는 걸 잡아 같이 밥을 먹었다. 그 뒤로 주말마다 반찬을 나눠 먹고, 퇴근하면 내 방에서 티비를 보며 술을 마셨다.

어느 날 영화를 보다가 밤이 깊었다. 늦었으니 자고 가라고 했다. 그 여자는 한동안 망설이다가 남았다. 같은 이불을 덮고 누웠다. 처음엔 아니라고 했다. 그래도 서로 밀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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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그 여자는 술 때문에 실수한 거라고 했다. 나는 그렇게 넘기고 싶지 않았다. 나이 때문에 아니라고 할 일도, 친구 엄마라서 안 될 일도 아니라고 했다. 그 여자는 다른 사람한테는 비밀, 특히 아들에게는 절대 말하지 말라는 조건을 걸고 남기로 했다.

코로나로 그 여자 출근이 끊기면서 월세가 막혔다. 나는 전세니까 반반 하면 된다고 했다. 며칠 뒤 옷가방 하나와 반찬 상자 두 개를 들고 내 원룸으로 들어왔다.

지금은 같이 산 지 사 년이다. 밥이 맛있고, 가식이 없다. 친구한테는 아직도 아무 말도 안 했다. 명절이 가까워지면 그 여자 얼굴이 굳는다. 아들에게 들킬까 봐서다.

올초에 오피스텔로 옮겼다. 그 여자는 이제는 나보다 먼저 불을 끈다. 나는 아직도, 찌개 들고 문을 차던 그 주말이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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