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남 부부가 우리 아파트로 신혼집을 얻었다. 처남은 출장이 많아서 일주일에 반은 집에 없었다. 그래서 저녁도 같이 먹고 맥주도 같이 마셨다. 그냥 식구인 줄 알았다.

처남댁은 키도 크고 민필이라 나이보다 어려 보였다. 나는 서른 중반에 결혼해서 십 년을 살고 있었다. 와이프는 운동을 싫어했고, 집은 늘 어수선했다. 처남댁은 그 반대였다.
강원도로 같이 여행을 갔다. 실내 수영장에서 처남댁이 다가오는데 눈이 마주쳤다. 그 뒤로 없던 일도 만들어서 그 집엘 더 가게 됐다.

어느 날 처남 출장이고 혼자 있길래 치킨만 주고 가려고 들렀다. 신발도 안 신고 뛰어나와 문을 열었다. 돌아가려니까 음료수라도 하고 가라며 내 팔을 잡았다. 볼이 빨개져 있길래 장난으로 한마디 했다. 그러더니 내 손을 잡아 자기 볼에 갖다 댔다.

손이 닿는 순간 이성이 끊겼다. 그 여자는 나를 밀치지 않았다. 처남이 지방 가는 날이면 자연스럽게 그 집으로 퇴근하게 됐다.
처남댁은 아이를 가지려고 칠 년을 애쓰다 포기했다고 했다. 처남과도 예전 같지 않다고 했다. 내가 자기를 보는 눈도 알고 있었고, 자기도 언제부터인지 나한테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여자들의 촉은 무서웠다. 와이프가 정색을 하며 처남 없는 날은 그 집에 가지 말라고 했다. 휴대폰을 봤는데 처남댁 사진이 여러 장 있냐고, 수영복 입은 사진은 뭐냐는 거였다. 나는 지우고 변명으로 넘겼다.
그 뒤로 각방을 쓰게 됐고, 심하게 싸울 때면 해서는 안 되는 말이 나왔다. 와이프는 처남 부부를 멀리했다.
그러나 어느 날 아파트 단지에서 처남댁을 만났다. 요즘은 왜 안 오냐며, 언니 모르게 시간 좀 내 달라고 했다. 며칠 뒤 회사 근처에서 만났다. 고모가 찾아와 물어봤다고 했다. 이상한 눈으로 보는 거 아니냐, 고모부가 무슨 말 없었냐, 솔직히 말하라고 했다. 아니라고 했지만 고모는 이미 의심하고 있었다.
더 황당한 건 와이프가 일부러 모임도 만들고, 처남댁을 우리 집에 불러놓고 그날 밤 내 태도를 봤다는 거였다. 처남댁은 차 안에서 한참을 울었다.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자기한테 그럴 수가 있냐고 했다.
일 년이 지난 지금은 정리하고 지켜보자고 했다. 그래도 명절이나 생신에는 볼 수밖에 없다. 눈인사만 하고 스쳐 지날 때 손이 닿는 정도로 아쉬움을 달랜다. 그날은 와이프와의 시간을 일부러 피하게 된다.
우린 지금 해결책이 없다. 그냥 시간이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