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와 나는 10년 가까이 연애한 끝에 결혼했다. 식 올린 지 1년도 채 안 돼, 그 여자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아무 일도 손에 안 잡혔다. 술로만 밤을 넘겼다. 극단적인 생각까지 갔을 때 날 잡아준 건, 연애 시절부터 알던 처제였다.

친여동생처럼 봤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그 하나로 붙어 지내다 보니, 어느 순간 거리가 없어졌다. 우리는 연인이 됐다.

하늘로 간 와이프한테도 떳떳하려면 정식으로 결혼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혼인신고를 하고 싶었다.
친족끼리는 결혼이 안 된다고 들었다. 사별한 아내의 여동생은 이제 친족이 아닌 건지, 우리는 혼인신고가 되는 사이인지. 그게 아직도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