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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30대 초반인 여성입니다.
오늘 저는 용기를 내어 저의 어릴적 충격적인 사연에 대해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갓난 아기때 부터 보육원에서 자라나서 친부모의 얼굴과 이름은 하나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거기다 타고난 성격도 모난지라 보육원에서의 생활역시 순탄치많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20살이 되었고 나라에서 독립금으로 돈 몇푼을 지원해 주더라구요. 하지만 그 돈으로 어디 오갈곳도 없었고 방은 어떻게 구하는지 조차 몰랐기 때문에 저는 몇일을 길거리에서 헤매다가 우연히 고시원이라는 곳을 알게되어 그곳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우선은 먹고 입을 돈을 구해야 했기 때문에 할수 있는 아무일이나 부터 시작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식당 서빙을 하는 일의 공고를 보게 되었고 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지원서를 넣어 일을 시작했죠.

처음 하는 일이다보니 일을 하면서 실수를 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그래도 하루하루가 행복했어요.
제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이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행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보육원 출신에 공부도 그닥 그랬기 때문에 대학등록금은 꿈도 꾸지 못해 고졸인 저를 누가 받아줄까 했는데 그래도 나와서 살아보니 다 살길은 있더라구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역시 고절의 운명은 비참한 것일까요? 사장님은 저에게 몇달째 월급을 미루어 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저는 너무 억울하고 비굴해 3달동안 일하던 식당 사장에게 따졌어요.

“사장님… 저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무슨일이야?”
“제가 오늘로 가게에서 일한지 3달째 인데 혹시 월급 입금은 언제쯤 진행될까요?”
“거참! 좀만 기다려 보라니까? 너 그리고 설거지 하나 제대로 못해서 깨먹은 유리컵이며 여기서 점심시간에 밥먹은거는 생각도 안하니? 이게 보자보자하니까.. 내가 돈떼먹을까봐 그래? 안그래도 매출안나와 죽겠구만..”
매번 이런식으로 회피만 하는 사장이었습니다.
저는 이대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화를 냈어요.

“지금 당장 입금해주세요! 저 여기서 3달동안 쉬는날 하나도 없이 14시간씩 일했어요! 근데 돈을 3달째 안주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제가 고아라서 지금 무시하는거에요? 지금 당장 입금안하시면 저 노동청에 바로 고발하겠습니다!’
그렇게 사장은 혀를 차며 제 통장으로 입을 하더라구요. 화장실로 가서 확인해보니 고작 400만원이 입금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 화가 났지만 그래도 이거라도 받은게 어디냐 생각을 하고 하는수 없이 체념을 했지요.

그날 저는 허탈한 기분으로 퇴근을 하는데 뭔가 기분이 이상한 것이었어요. 늦은 새벽이어서 그런가 어두컴컴한 골목을 혼자 걸어가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 지더라구요.
저는 뭔가 꺼림칙해 달리려고 하니 뒤에서 갑자기 제 머리채를 잡았습니다. 그리곤 제 몸을 막 더듬는 것이 순간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을 했죠.
그 순간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 왔어요.
“야 이새끼야! 그거 안놔?!”
다른 남자가 달려오더니 저를 잡고 있던 남자를 때리며 제압을 했고 그 남자가 경찰을 불렀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달려왔습니다.

“저기.. 혹시 괜찮으신가요? 다치신곳 있으시면 병원 꼭 가보세요.”
“아네…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그럼이만 가보겠습니다.”
“…”
남자는 바쁜일이 있는지 어디론가 황급히 뛰어갔고 경찰이 저에게 진술서좀 작성해 달라며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다음날 저는 가게에 마지막 출근을 했는데요. 가게에서 어디서 익숙한 얼굴의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어..?”
“그때 그 아가씨 맞죠?”

“아넵.. 어제는 제가 너무 경황이 없어서… 어제는 너무 감사했습니다!”
“아니에요 ㅎㅎ 여기서 일하시나봐요?”
“아네.. 근데 오늘이 마지막이네요 ㅎㅎ”
“정말요? 아쉽다… 저 사실 어제부터 그쪽이 계속 생각나더라구요.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번호좀 알려주실수 있으실까요?”
저는 그 남자에게 홀린듯이 번호를 주었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연락을 주고 받으며 연애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남자는 알고보니 인테리어쪽 일을 하고 있더라구요.
그렇게 1년정도 연애를 하던 어느날 시훈씨는 저에게 진지하게 청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슬씨 우리 결혼하지 않을래요? 결혼하고 저랑 저희 부모님댁에 내려가서 같이 삽시다. 그곳에는 정도 많고 저희 집걱정 하지 않아도 되요”
보통은 시집살이를 하라고 하면 싫어하지만 저는 평생 가족이 없이 자랐기 때문에 저에게도 시부모님이 생기고 가족이 생긴다는 것 자체만으로 감사하고 가슴 뛰는 일이었기 때문에 저는 흥쾌히 수락을 하고 우리는 시훈씨 고향인 충북 음성으로 내려가게 되었어요.
처음 시부모님에게 인사를 하러 갔을때 어머님 아버님 모두 저를 반갑게 맞이해 주더라구요.
그리고 시어머님은 저에게 이것저것 살림살이를 알려주었습니다.
“새아가 너 밥은 할줄 아니?”

“아니요 어머님…. 죄송합니다.”
“그래 이제부터 하나씩 배우면 되지. 내일부터는 오전 5시에 일어나서 밥을해야하니 그렇게 알고 있거라~”
저는 너무 피곤했지만 시아버지가 6시만 되면 꼭 아침을 먹어야 하는 스타일이라 어쩔수 없이 새벽 5시에 매일 기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지만 이런 생활도 맨날 하다보니까 적응이 되더라구요.
그렇게 저는 몸은 힘들지만 가족이 생긴것에 감사하고 남편과의 행복한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오후 3시쯤 이었나 제 핸드폰으로 모르는 번호한테서 전화가 오는 것이었어요.
“혹시 김시훈씨 아내분 맞으십니까?”

“네? 아 맞아요! 누구시죠?”
“… 지금 김시훈씨가 공사중에 심각하게 부상을 입었습니다. 00병원으로 오셔야 할것 같아서요”
저는 머리가 하얘졌어요. 갑자기 무슨일인가 싶었고 남편이 어떻게 되지는 않았는지 허겁지겁 택시를 타고 그 병원으로 급하게 달려갔습니다.
남편의 모습을 본 순간 저는 주저앉고 말았어요. 어머님과 아버님은 눈물을 보이셨고 남편은 혼수상태에 빠져있었죠.
의사의 말로는 머리를 크게 다쳐 의식을 언제 찾을지도 모르고 신경계에도 부상을 입어 잘못하면 식물인간의 처지를 면하지 못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보… 도대체 이게 무슨일이에요..”

저는 몇날 몇일을 남편 옆에서 잠도 못자고 지냈어요.
그렇게 남편은 2년동안 혼수상태로 지내게 되었고 이런 남편의 모습은 저의 일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시어머니가 심각한 표정으로 저를 불렀습니다.
“얘야. 너가 이상하게 생각할수도 있겠다만 우리 시훈이가 저렇게 되어서 우리 대를 잇기가 어렵잖니.. 그래서 말인데 시아버지 씨를 받아서 아이를 갖는건 어떻겠니?”
저는 순간 제가 잘못 들은건가 싶었습니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어머니!”
“너가 앞으로 우리집에서 계속 살아가려면 그래도 아이는 있어야 될것 아니야!”
저는 너무 놀라서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어머님..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닌것 같아요. 어떻게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말씀을 아무렇지 않게 하시는 거에요?”
저는 이건 아닌것 같아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자는 틈을 타 집을 빠져 나왔고 바로 경찰서로 달려 갔어요.
경찰에서는 어떤 기관으로 연결해 주더니 저에게 이혼절차를 설명해 주었죠.
혹시라도 깨어날지도 모르는 남편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 선을 넘는 시어머니의 말은 도를 지나쳤다고 생각을 했네요.
요새도 가끔 그 동네에 찾아가 남편을 보고 오긴하는데 남편은 아직도 식물인간의 상태라고 합니다.
벌써 10년도 더된 일이지만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손이 떨려서 잠이 안오네요.
그럼 이제그만 저의 이야기를 마쳐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