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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연자는 누군가 두달 동안 자신의 차량에 돈과 먹을거리를 놓고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자초지종을 알게되자 돈을 돌려줄 수 밖에 없었는데요. 과연 무슨일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꼬깃꼬깃한 지폐는…
통영경찰서 광도지구대는 “누군가가 자신의 차량 손잡이에 5만원 지폐와 함께 과자와 떡 등 먹을거리가 담긴 봉지를 자꾸 끼워두고 간다”는 한 차주의 신고를 받게 되었는데요.
이 차주는 “2번 이상 꼬깃꼬깃 접은 5만원짜리 지폐가 손잡이 틈에 끼어 있고 과자나 떡이 담긴 비닐봉지가 두 겹 이상 꽁꽁 쌓인 채 차 옆에 놓여 있는 일이 5차례 이상 반복돼 신고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근처 CCTV를 통해 거동이 불편한 한 할머니가 힘겨운 걸음으로 와 차량 문을 만지작거리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며칠간의 탐문을 거쳐 86세 할머니라는 것을 알아냈고 통영시 명정동에 있는 이 할머니의 집을 찾아가게 되는데요.
할머니의 집에 방문해 확인해 보니 이 할머니는 치매 증상이 있었고 집 앞에 빨간 승용차가 있을 때마다 아들이 주차해놓은 것으로 잘못 알았던 것이었습니다. 아들이 온 줄 알고 모아둔 용돈과 군것질거리를 차에 두고 온 것이었는데요.
모든걸 잊었지만
사실 이 할머니는 오래전 남편을 잃고 홀로 아들을 키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려운 형편 탓에 아들에게 초등학교까지만 교육을 시킬 수 있었고 그것은 평생 할머니의 미안함과 죄책감이 되었는데요.
경찰이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아들에게 공부 못시켜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해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합니다.
이 아들은 몇 년 전까지 할머니 집 근처에 살다 지금은 타지에 머무르고 있는데요. 아들은 평소 빨간색 승용차를 몰고 다녔는데, 공교롭게도 신고자 차량이 빨간색 승용차였습니다.
광도지구대 한동형 순경은 “이 할머니는 아들이 떠난 주차 자리에 다른 차가 주차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아들과 같은 빨간 차가 주차돼 있으면 음식과 쌈짓돈을 두고 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자초지종을 들은 신고자는 할머니에게 받은 돈 21만 원을 돌려주었습니다. 경찰은 할머니에게 해당 차량이 아들 차가 아님을 알려주면서 사건을 종결지었는데요.
마을주민은 할머니가 이전에도 비슷한 행동을 한 적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무조건 빨간 차만 보이면 자기 아들 차로 알고 ‘아이고 얘야 내려와라, 덥다’고 말해요. 아무도 없는데”라고 말했습니다.
이 사연을 본 네티즌들은 “부디 건강하세요. 주변 분들도 신경써주셨음 좋겠다.”, “자식일때는 부모가 못해준것만 기억나고 부모가 되니까 자식한테 못해준것만 기억나더라.” 등 할머니의 모정이 느껴진다고 했는데요.
치매 증상이 있어 기억하지 못하는데도 아들을 사랑하는 할머니의 마음이 느껴지는 사연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