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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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잃을 뻔했던 60대 후반 여자입니다. 얼마 전 제 일상 중 유일한 낙인 사연튜브를 듣던 중에 저와 비슷한 사연을 듣고 한참 울었던 적이 있습니다. 내용은 재혼한 후 재혼한 남편의 아들을 가슴으로 키워 의사로 만들었는데 예비 며느리 댁에서 데릴사위를 삼겠다며 새엄마와는 연을 끊으라고 했던 이야기죠. 저는 그 이야기를 듣는데 저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 공감이 많이 되더군요. 저도 재혼한 남편의 아들을 키웠는데 아들과 친해지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거든요. 어렵지만 모자람 없이 장가까지 보내놓고 이제 제 할 일은 다 끝났나 싶었는데 어느 날 아들이 창백한 모습으로 나타난 거 아니겠어요.

저는 그 모습을 보고 한밤중에 귀함했는데 그 뒤에 이어진 일들은 차마 말도 안 나오더군요. 그때 분노로 인해 저는 골병까지 날 정도였으니까 말이죠. 지금부터 제 아들의 분하고도 분통 터지는 사연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저는 20살 중반 그 당시로 따지면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결혼을 했습니다. 전남편은 누가 봐도 성실하고 가정적인 남자였어요. 제게는 과분하고도 넘치는 사람이었는데 전 남편은 오히려 가난한 집에 귀한 당신을 데려와 미안하다며 속상해 했었죠. 그리고 그런 전남편과 사는 동안은 정말이지 쌀밥에 김치만 있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이 행복하게만 느껴졌고요. 그런데 하늘이 저희 사이를 질투라도 했는지 아이는 들어서지 않더군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산부인과에 갔다가 절망하면서 나오기를 몇 회 반복하니 이게 정말 사람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죠. 그런데도 전남편 닮은 아이를 꼭 한 명 낳고 싶어 계속 욕심을 부렸는데 이런 저를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당신만 있으면 돼요

라며 말려준 것도 전남편이었습니다. 참 지금 생각해도 한없이 고마운 사람이었죠. 그래서 저도 전 남편의 뜻대로 아이에 대한 욕심은 버리기로 했고 둘이 오순도순 살아갔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5년쯤 지났을 때 전남편은 갑작스런 병으로 세상을 먼저 등지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온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더군요. 하늘 아래 유일한 제 편이 눈 깜짝할 사이에 갑자기 사라졌으니 그 공허함은 글로 적기 힘들 정도였죠. 전남편이 제 곁을 떠날 당시 제게 가족이라고는 친정어머니 뿐이었는데 친정 어머니도 치매로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셨거든요. 그리고 몇 달 후 친정 어머니도 전남편을 따라가셨는데 그때는 정말 외딴섬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결혼한지 5년 만에 전 남편과 친정 어머니 모두가 제 곁을 떠나게 되었죠. 혼자서 삶을 살아갈 이유와 용기가 없었던 저는 1년 정도 방황했는데 그래도 삶이라는 게 살다 보니 또 기회가 주어지고 그 덕분에 또 살아지더라고요. 방황하는 기간에 퇴사했었던 회사의 사장님께서 제 사정을 다 이해해 주시고 제게 다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거든요. 그리고 동료들도 저를 따뜻하게 다시 받아줬는데 이때 내게는 아직 좋은 많은 사람이 남아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죠. 그때부터 저는 다시 한번 열심히 살아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는 전남편과 친정 어머니 몫까지 더 오래오래 잘 살아야 했으니까요. 그렇게 6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저는 우연한 계기로 사장님과 동행하여 거래처 공장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바로 두 번째 남편을 만났죠. 남편은 거래처 생산 공장 관리과장이었는데, 처음 봤을 때는 수염도 덥수룩하고 옷에서 쾌쾌한 냄새도 나서 제 마음에 들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업무적으로 몇 차례 더 방문해서 직원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과장님은 아내와 이별 후 혼자 아이를 책임지며 살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저는 본인 일에 책임감 갖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점점 더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하지만 반대로 이런 마음이 들 때마다 전 남편에 대한 죄책감이 들어 괜히 제 마음을 더 숨기기 바빴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 시어머니께서 제가 일하는 회사로 찾아오셔서는

-이제 네가 할 몫은 충분히 했으니 이만 떠난 사람 보내주고 너도 새 삶을 사는 게 어떻겠니 그게 하늘에 있는 내 아들의 뜻이고 또 나의 뜻이란다~ 그러니 이제 내게도 연락 그만하고 아직 서른 한 살 밖에 안 됐는데 이제라도 새 서방 만나 외롭지 않게 지내거라

라고 하시는 게 아니겠어요. 저는 그간 전 시어머니께 계속 연락을 드리고 있었는데 이런 말을 들으니 내심 서운하면서도 저를 생각해 주시는 마음에 감사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저와 같은 마음이었는지 거래처 공장 과장님은 제게 먼저 관심을 표현했고 서로의 사정을 다 공개하며 재혼하게 되었어요. 그 당시 남편에게는 초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가 있다고 했었습니다. 전 부인은 도박에 빠져 살았다는데 잦은 싸움에 오히려 본인이 적반하장으로 나오며 이혼하자고 했다고 했죠. 그리고 이혼서류 작성 후에는 아들에게 말도 없이 집을 나갔다고 하고요. 그래서인지 남편의 아들 재준이는 엄마 그리고 엄마 비슷한 나의 여자들을 모조리 다 싫어한다면서 미리 제게 미안하다며 사과하더군요. 이런 말을 미리 들었던 터라 각오는 했지만 저를 처음 본 재준이 그러니까 제 아들의 눈빛은 독기로 가득했습니다. 경멸하는 눈빛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 까요. 딱 저를 그렇게 쳐다봤어요. 그리고 재준이의 첫마디도 제 심장에 비수를 꽂았죠.

-아줌마 아줌마도 도박해요? 우리 아빠 돈 없어요. 그러니까 돈 보고 우리 집 온 거면 지금이 기회니까 나가세요.

라고 말입니다. 이게 어린아이 입에서 나올 말인지 모든 게 아이의 상처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더군요.

– 아줌마는 도박 안 하는데~ 그리고 이 집 나갈 계획도 없고 혹시라도 계획이 생기면 나는 미리 알려줄게~ 그럼 되는 거니?

계획이 생기면 알려준다는 제 말에 눈이 동그랗게 변해서는 당황하는 아들을 보자니 강한 척해도 애는 역시 애라는 게 보였습니다. 작은 몸에 온 힘을 줘서, 티 나게 부풀려놓고 양손을 제 허리춤에 꺾어 대고 말하는데 제 눈에는 그 모습이 안쓰러워 보이더라고요. 하지만 이런 제 마음과 달리 아들은 제게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았는데 나중에는 저와 남편이 붙어 있기만 해도

-둘이 나 두고 도망갈 궁리하는 거야?

라며 얼굴이 붉어져서는 소리소리 질러대는 거 아니겠어요. 그럴 때마다 저는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내가 아직도 아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속상함에 남편 앞에서 펑펑 운 적도 있었죠. 그리고 그 당시 제 소원이 아들 손잡고 등하교 하는 거였는데 학교에 데리러 갈 때마다 제 부모 손을 꼭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을 보면 꽤나 부럽더라고요. 그래도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저는 아들이 한 번 멀어지면 열 보 백보는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죠.
그런데 하루는 제게 뜻밖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들이 자꾸 저를 모함하며 남편과 제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었는데 참다 못한 남편이 술을 부린 거였죠 그날은 남편이 철야근무가 있어 집에 늦게 들어왔는데 그때 아들이

-아빠 오기 전에는 아줌마랑 둘이 밥 안 먹어요.

라면서 눈앞에 있는 밥상을 보고도 멍하니 앉아 있었죠. 그런데 아빠가 들어오자마자

-내가 밥을 자주 남기니까 아줌마가 나보고 밥 먹지 말라고 했어. 그래서 배고픈데 먹지도 못하고 아빠만 기다리고 있었단 말이야.

라고 하는 게 아니겠어요. 그간 이런 모함을 자주 해왔는데 그때마다 아들은 제 아버지께 거짓말하지 말라며 혼이 나곤 했죠. 그런데 그날 남편은 제게 소리를 지르며 평소와 다르게 반응하는 거예요 .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재준이 네 말대로라면 아줌마가 너 밥상앞에 앉혀놓고 음식 냄새 풀풀 풍기고서는 먹지도 못하게 괴롭혔다는 거야! 맞아? 아니 여자가 누구 아들 굶겨 죽이려고 작정했어? 어? 내가 그간 당신이 나한테 하루가 멀다고 재준이랑 친해지고 싶다. 재준이 내 아들인데 재준이가 몰라줘서 서운하다! 나는 재준이랑 평생 같이 하고 싶다고 말하길래 그런 줄 알았는데 당신 내 아들 그 동안 이렇게 괴롭힌 거야?

이렇게 말하고는 제게 한쪽 눈을 감으며 씩 웃는데 남편 의도가 뻔히 보이더군요. 그래서 저도

-맞아! 나는 재준이랑 너무너무 친해지고 싶어. 그런데 재준이가 날 싫어하니까 마음이 아프다고! 그런데 당신까지 나한테 소리치면 어떡해! 나한테는 당신이랑 재준이 밖에 없는데! 나한테 그러면 어쩌라는 거야!!

라고 소리쳤죠. 그리고서 남편이

-안 되겠어! 당신이 아무리 재준이랑 친해지고 싶다고 해도 재준이 훈육한다고 밥도 안 먹이고 그러는 건 말이 안 돼! 우리 같이 사는 거 다시 생각해 봐!

라고 하는 거 아니겠어요. 남편의 말에 저도 놀라서 눈이 휘둥그래져 있었는데 뜻밖으로 재준이가 제 아버지 바짓가랑이를 잡더니 이러더군요.

-아빠 아니야! 왜 아줌마한테 소리 질러. 아줌마는 나랑 친하게 지내고 싶었다잖아. 내가 미안해. 내가 거짓말한 거야.

-아니 왜 거짓말을 했어~

-아빠랑 아줌마랑 너무 친해지면 나 버리고 둘이 떠날 것 같아서 그래서 그랬어~ 그런데 아줌마는 나랑 평생 살고 싶다고 하잖아. 그러니까 아빠도 아줌마 보고 나가라고 하지마 아줌마 나가는 거 싫어.

처음으로 제 편을 들어준 아들 재준이! 이날은 남편과 짜고 아들을 속인 게 내심 미안했지만 제 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아들에게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죠. 그리고 아들도 그 뒤로 제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요. 이 일을 겪고 나니 ‘상처 많은 아들에게 제가 미리 믿음을 주는 말들을 계속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를 키워본 적 없는 저는 단순하게 어느 엄마들의 일상처럼 밥 차려주기, 학교 등하교 같이 하기, 준비물 챙겨주기, 옷 빨아주기 등 이런 행동만 하면 되는 줄 알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정작 저는 아들에게 따뜻한 말 한번 제대로 해준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죠. 그 작디 작은 아이가 본인에게 다 맞춰주지만 정작 감정은 표출하지 않는 저를 보고 얼마나 두려워했을지 눈에 선하게 보여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렇게 아들과 1년이 넘는 시간 동안에 탐색전을 끝내게 되었죠. 그리고 아들이 중학교 입학식을 하러 집을 나서는 길, 그때 만난 친구에게 처음으로

-우리 엄마 이쁘지?

라고 하는 게 아니겠어요. 그때는 너무 놀라 아무 내색하지 못했는데 집으로 돌아와 감동의 눈물을 펑펑 흘리고 말았습니다 정말 더없이 행복한 순간이었죠. 그러고 나서는 만나는 친구마다 제 자랑하는데 제가 다 부끄러울 정도였네요 아들과 이렇게 친해지고 나니 엄마라는 위치에 책임감도 강하게 밀려 들어왔죠. 하지만 이제 나도 진짜 엄마가 되어가나 보다 하고 내심 설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랑 행복해지니 남편과 작별하는 순간이 찾아오더군요. 아들이 중학교 2학년이 되고 몇 달 뒤 남편 공장이 성수기를 맞아 정신 없이 바쁠 때였어요. 그때는 매일같이 철야근무를 하는 바람에 집에 들어온 남편은 잠들 시간도 없이 씻고 다시 공장으로 출근했고요. 그렇게 한 3주쯤 지났을까 병원이라면서 집 전화로 연락이 왔습니다 남편 공장에서 생산라인 하나가 과열돼 불이 났다면서 말이죠. 그리고 현장 책임자였던 제 남편이 공장 안에 남아있는 직원들을 구하러 들어갔다가 그만 화염에 휩싸였다고요. 저는 너무 놀라서 정신 없이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남편의 마지막을 보지도 못하고 떠나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제게는 두 번째 이별이었어요. 제 세상이 또 한 번 무너진 거죠. 그런데 두 명의 남편을 떠나 보내고 망연자실에 있는 제게 참 가혹한 소문이 돌더군요. 바로 남편 잡아먹는 여자라는 내용이었어요. 제가 터놓고 이야기하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몇 분 있었는데 제가 살던 집 바로 앞에 장사하시는 분들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믿었던 그분들이 제 남편이 죽자마자 제 과거까지 들춰내며 저를 마치 재수 없는 여자처럼 몰고 갔던 거였습니다. 아직 이별의 슬픔도 가시지 않았는데 저런 이야기마저 들으니 더 살아갈 마음이 생기지 않더군요. 그런데 평소 동네에서 조용하기로 소문난 제 아들이 집안에 있는 제가 다 들릴 정도로 밖에서 쩌렁쩌렁하게 말했습니다.

-대체 누가 우리 엄마한테 그렇게 나쁜 말들을 하는 거예요!!네?? 우리 엄마 세상 누구보다 착한 사람이에요. 아주머니들도 아시겠지만 도박에 미쳐 도망간 엄마 때문에 저랑 아버지 사람 구실도 못하며 살고 있었을 때 그때 저랑 아버지 믿고 이 동네로 와서 나랑 아빠랑 행복하게 만들어 준 사람이 우리 엄마예요!!그러니까 우리 엄마 남편 잡아먹는 여자 아니라고요!! 아빠랑 나한테 그 동안 행복을 만들어 준 사람이 바로 우리 엄만데 다시 한 번만 그런 말 들리면 저 그땐 안 참을 거예요!! 우리 엄마 절대 건드리지 마요! 그 누구도!!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라고 말입니다. 집안에서 아들의 목소리를 듣는데 이 작은 아이가 저를 지키려고 드는 것이 어찌나 대견스럽고 고맙던지요. 저는 저도 모르게 밖에서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른 뒤 집으로 들어오는 아들을 안고 흐느껴 울었죠.

-고마워 고마워 재준아.. 너 아니었으면 내가 어찌 살 뻔했니!내가 어린 너를 지켜줘야 하는데 이 못난 어미 때문에 아들이 엄마를 지킨다고 나서게 만들었구나..

-미안하다 그런 말 하지 마세요. 그런데 저 궁금한 게 있어요. 말해 보렴 궁금한 거 뭐니?

-왜 우리 집에 처음 오셨을 때요. 이 집 나갈 계획도 없고 혹시라도 계획이 생기면 나는 미리 알려줄게 이렇게 말씀하셨잖아요. 아버지도 돌아가셨는데 그럼 이제 어머니도 이 집을 나갈 계획이신가요?

-뭐? 아니! 그런데 왜 그런 생각을 했어~

-아버지도 없겠다 어머니도 계실 이유가..

하며 말을 잇지 못하며 고개를 떨구는 아들에게 저는 나긋하게 말했습니다.

-재준아! 그게 무슨 말이야~ 이 집에 네가 있는데 내가 가긴 어딜가! 왜 이 엄마 보내고 싶어서?

-아니요. 그건 아닌데..

-그럼 더는 그런 말 하지 마! 나는 네 엄마야. 엄마가 자식 버리고 어딜 간다고!! 하늘 아래 이제 너랑 나 둘뿐인데 우리 아버지 몫까지 백배 천 배 더 행복하게 지내자! 그래 줄 수 있지?

-그럼요! 전 혹시나 어머니가 어디 가시는 건 아닐까 걱정했거든요. 제가 잘할게요. 저랑 같이 살아요. 엄마!

-그래 그러자꾸나. 우리 둘이 남부럽지 않게 잘 지내보자.

이렇게 저와 아들이 우리 집에서 환상의 짝꿍이 되었습니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가게가 잠시 휘청이긴 했지만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부터 저도 기존에 했던 사무일을 다시 시작했던 터라 금방 자리 잡을 수 있었죠.
남편과 맞벌이 했을 때는 모으는 돈이 많았는데 저 혼자 외벌이하다 보니 하루살이처럼 월급 받아서 그 달에 생활하며 남는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가끔은 사는 게 너무 힘들기도 했는데 남편에게 나온 사망 보험금은 꼭 아들의 대학 등록금과 결혼할 때 보태줄 돈으로 쓰겠다고 다짐하고 건드리지 않았죠. 그 이유는 아들이 경제적으로 큰 돈이 필요한 시기에 ‘아빠가 해주는 돈이야’라고 주면 아들이 아버지 빈자리를 덜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실제로도 그 돈을 아들에게 대학 등록금 하라며 건네줬죠.

-어머니 이렇게 큰 돈이 있으셨으면서 그간 왜 이렇게 힘들게 일하셨던 거예요. 어머니 몸도 안 좋으신데 이 돈으로 생활비 쓰시고 좀 쉬지 그러셨어요.

-나야 아들 좋은 거 먹이려면 아파도 당연히 일하는 거고 이건 네 아빠가 네 몫으로 남겨 놓은 돈이니까~ 이렇게 너한테 큰 돈 들어갈 때 쓰라고 아빠가 남겨준거지~ 나도 더 보태주면 좋으련만 내가 따로 모아 놓은 돈은 없어서 미안하구나!

-그런 말씀 아세요. 이 돈도 어머니가 마음대로 쓰셨으면 얼마든지 쓰실 수 있는 돈인데 이렇게 저한테 전해 주셔서 감사해요. 안 그래도 성인이 되니까 아버지가 많이 그리웠는데, 아버지가 대학 등록금도 내주시고.. 전 이걸로도 만족해요. 학교 다닌 내내 아버지 생각이 날 거예요.

-그래 기쁘게 받아주니 내가 고맙구나!

아들에게 이런 말을 들으니 그간 힘든 상황에서도 이 돈을 끝까지 지켜낸 게 내심 뿌듯하기도 했죠. 그렇게 아들은 제 아버지가 남긴 돈으로 대학교도 잘 다니고 중견기업에 취직도 하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도 아들과 저는 매일같이 행복하게 잘 지냈고요. 하지만 이런 아들을 보면서 저는 한 가지 불안하고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바로 아들이 결혼할 나이가 훌쩍 지났는데도 홀어머니를 두고 장가갈 수 없다며 한사코 여자를 마다했기 때문이었죠. 그때 저는 아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60이 넘는 나이에도 계속 일을 해왔는데 아들이 결혼을 미룰 때마다 제 존재 자체가 아들에게 짐이 되는 건 아닐까 하고 죄책감까지 들곤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들이 제게 쭈뼛거리며 오더니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생겼다고 하는 거 아니겠어요. 34살이 되어서야 제게 처음 여자 이야기를 꺼낸 아들을 보며 저는 주책맞게 눈물까지 흘렸었죠. 저는 하루라도 빨리 데려오라고 아들을 재촉했고 예비 며느리를 처음 만나게 되었어요. 예비 며느리는 딱 봐도 단아한 외모에 아들과는 직장 동료라고 했습니다. 연애 기간은 2년 정도 됐는데 그간 제게 숨기고 있었던 거였죠. 저는 예비 며느리가 혹시나 아들이 이런 태도 때문에 저를 부담스러하기라도 하면 어쩌나 싶어 제 진심을 전달하기 바빴답니다.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환영해요. 재준이가 여자 데려오기만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재준이가 그간 본인이 결혼하면 내가 혼자 남으니 내 걱정해서 그간 뜸 들였던 것 같은데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지 않아요. 어느 어미가 제 자식이 혼자 늙는 꼴을 보고 마음 편히 있겠냐 말이죠. 저는 재준이가 하루 빨리 독립해서 제 가정 꾸리며 살기를 바랬답니다. 그리고 나도 이제 60이 넘었는데 언제까지 나이 먹은 아들 밥해주며 살아요. 재준이 장가가면 나도 이제 친구들이랑 꽃구경도 다니고 혼자 널브러져 여유도 좀 부리고 그래야죠. 재준이 애가 착한 거 같아도 은근히 눈치가 없다니까!

-맞아요. 저도 재준오빠한테 어머니 뵙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혼자 오만 생각을 다하며 계속 일자를 미루더라고요. 어머님~

-진작 뵀으면 제가 딸처럼 더 자주 모시고 셋이서 데이트도 하고 그랬을 텐데 말이죠. 지금이라도 이렇게 어머니와 대화할 수 있어서 전 너무 좋아요. 어머니도 그렇죠?

-암 그렇고말고! 아 재준이가 착하긴 한데 사내 녀석이라 그런지 무뚝뚝하기도 하고 말이야~ 나도 이렇게 어여쁜 딸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네요.

제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예비 며느리는 상냥하게 대화를 이어가더군요. 그리고 저와 예비 며느리 둘이서 하하호호 대화하며 시간을 보내니 아들은

-어 벌써 둘이 많이 친해지셨네요.

-어머니! 제가 말하면 대꾸도 잘 안 해주시고 미진이 말에만 대답해 주시는 거 아세요? 저 서운해지려고 해요~~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라며 투정도 부리더군요. 그렇게 첫날 제 눈에 쏙 들었던 예비며느리는 그날 이후 재준이와 결혼 준비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상견례 자리에서 미진이의 부모님을 만나보니 미진이의 고운 심성이 어디서 나왔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죠. 예비사돈어른은 사부인도 혹시라도 혼자 나온 제가 마음에 상처라도 받을까 봐 노심초사 걱정해 주시는 게 눈에 다 보이더군요. 그리고 재혼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본인들은 자기 자식인 미진이랑 미진이 남동생 키우는 것도 힘이 들었다면서 제게 아들을 어쩜 이렇게 훌륭하게 키우셨냐며 존경스럽다고 했어요. 새엄마인 제가 흠이 되진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제게 멋진 사윗감을 키워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는 미진이의 부모님을 보며 저는 감동하기도 했었네요. 그렇게 제 아들 재준이와 예비 며느리 미진이 결혼식은 아무 탈 없이 잘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결혼식이 끝난 후 아들과 며느리는 저와 멀리 떨어지게 되었는데 둘 다 지방으로 발령이 났기 때문이었죠. 갑자기 아들과 멀어지니 마음 한구석이 참 허전했지만 그저 내 아들만 행복하면 됐다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하루하루 저도 혼자인 제 삶에 익숙해지기 위해 참 무던히도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2년 후 제게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손자가 태어났어요. 재준이 어렸을 적 사진과 어쩜 그렇게 똑같은지 아들이 보내준 손자 사진만 보면 하루 피로가 다 날아가는 듯했어요. 하지만 아이를 낳은 후 아들의 가정은 점점 금이 가는 듯 보였습니다. 손자가 태어난 지 3개월쯤 됐을까요. 며느리의 몸 상태가 걱정되어 전화를 건 적이 있었는데

-아가~ 몸은 좀 괜찮니?

-당연히 안 괜찮죠.

-아~그래~ 밥은 좀 챙겨 먹고~

-혼자 독박육아 하는데 밥 먹을 시간이 어디 있겠어요? 당연한 걸 왜 물어보시는 거예요?

-재준이가 육아 안 도와주니?

-퇴근하고 오면 도와주긴 하죠. 그런데 그 전까지는 저 혼자 다 보니 이것도 독박육아 아니겠어요.

-그건 그렇지. 그래도 재준이가 일해야 너랑 얘기도 편히 지낼 수 있으니 그건 네가 이해를 좀 해주렴~

-뻔한 말씀 하시려거든 전화 끊을게요. 저도 이렇게 위로도 되지 않을 말에 힘 빼기 싫어서요.

하며 전화를 툭 끊어버리는 게 아니겠어요. 생각해보면 며느리는 결혼식 끝나고 확 다른 사람이 되었던 것 같아요. 재준이가 있으면 이전처럼 상냥한데 저와 단둘이 있을 때는 종종 다른 사람처럼 바뀌었거든요. 뭘 할까 매서워 보인다곤 할까요. 아무튼 갑자기 전화를 툭 끊은 며느리 보자니 제 기분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걸 괜히 아들에게 털어놓아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도 않았죠. 간혹 아들에게 며느리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긴 했는데 그때마다 한결같이 본인에게 잘해주는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들으니 아들에게만 잘하면 됐지 하고 저도 넘겼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결혼하고 1년차부터 점점 연락이 뜸해지더군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연락이 오던 아들이었는데 2주에 한번 3주에 한 번 식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아들은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분기에 한 번 정도 혼자서 서울로 올라와 저를 만났습니다. 며느리와 손자의 관해 물으면 몸이 안 좋다고 하는데 그래서 제가 내려가겠다고 하면 그것도 마다하곤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의아한 게 많았는데 아들 집에 내려가 보지 않은 게 평생 후회로 남을 줄은 몰랐습니다. 하루는 비가 심하게 오는 날이었는데 나이 들어서 그런지 이곳 저곳 안 쑤시는 곳이 없더군요. 온열매트를 깔아놓고 일찍 잠을 청했죠 그런데 느닷없이 누가 제 집 문을 쾅쾅 두드리는 게 아니겠어요. 그날은 바람도 심했었는데 현관문까지 울려대니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또 한번 쾅쾅쾅 소리가 들려 이상하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그리고 문으로 다가가

-누구세요?

라고 했는데 작은 신음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그래서 이상하다 싶어 문을 확 열었는데 현관문이 집 안으로 열리는 동시에 아들 재준이가 제 쪽으로 쓰러져 들어오는 게 아니겠어요. 너무 놀란 저는 소리를 질렀고 제게 쓰러진 아들 얼굴을 보니 창백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의 그런 행색보다도 더 놀라운 건 아들이 제게

-어머니 밥 좀 주세요. 이틀을 굶었어요,

라고 하는 겁니다. 그때 시간이 밤 11시도 넘었는데 이 시간에 갑자기 나타난 아들도 예상 밖에 일이었는데 이틀을 굶었다며 밥을 달라고 하니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죠. 제게 그렇게 말하고 쓰러진 재준이를 저는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하는 말이 영양실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백혈구 수치가 이상하다며 입원해서 검사를 더 받아보자고요. 버젓이 아내까지 있는 아들이 영양실조라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게 알 수 없는 말들을 해대며 당장 입원하자는 의사의 말을 들으니 아들을 잃는 건 아닌가 하고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그렇게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일반 병동으로 옮겨 눈을 뜬 제 아들에게 저는 쉼 없이 말했습니다.

–재준아 이게 대체 무슨 일이니 아이 영양실조라니! 아까 이틀은 굶었다는 그 말은 또 뭐고! 너 대체 그 동안 어떻게 지냈던 거야. 그리고 미진이는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되는 거니. 미진이한테도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어머니 미진이가 저한테 이혼하자고 하네요. 그 이야기 듣고 아무 희망도 생기지 않아서 음식이 들어가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어머니 얼굴이라도 보면 먹을 수 있을까 하고 찾아간 거예요. 놀라게 해드려 죄송해요.

-뭐라고?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지난주에 내가 물었을 때도 너희 사이 좋다고 했잖아! 아니 그런데 갑자기 이혼이라니.

-어머니 그게 사실…

말을 채 잇지도 못하고 아들은 힘없이 울더군요. 세상에 이게 다 무슨 일인지 저는 아들이 진정할 때까지 눈물을 닦고 또 닦아 줬습니다.

-아니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 그리고 산후 우울증이라니..!

-미진이가 영호 낳고 초반 몇 달을 정말 힘들어 했어요. 제가퇴근하고 집에 들어가서는 집안일이며 그리고 영호 보는 것까지 혼자 다 했는데 미진이는 그걸로 성에 안 차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왜 아이를 낳게 해서 본인을 이렇게 힘들게 만드냐며 저를 원망했죠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까 산후우울증인 것 같다 하니까 그래서 제가 더 노력했어요. 회사 쉬는 날이면 저 혼자 영호 볼 테니 밖에 나가서 바람 좀 쐬고 오라고 하기도 하고 말이죠. 그런데 그때마다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오더라고요. 처음에는 자잘한 육아용품들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직 돌도 안 된 아이한테 나중에 아이 입힐 거라면서 다섯 살이나 여섯 살 되는 애한테 맞을 옷들까지 다 사들였죠. 그러더니 이제는 붓기 다 빠지면 입을 거라면서 본인 옷을 마구 사더라고요.

-뭐야 아니 너 혼자 보러 그걸 다 어떻게 감당한다고..

– 맞아요 점점 쌓여가는 카드값으로 그간 모아 놨던 돈도 다 날리고 제가 다닌 회사 월급으로는 어림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 어머니께 말씀을 못 드렸지만 회사 그만둔지 꽤 됐어요. 알아보니 건축 현장 일용직으로 일하면 일당을 꽤 쳐주더라고요. 몸이 좀 고되긴 하지만 저는 당장 돈이 필요했으니 몸 걱정할 시간 없었으니까요.

-그럼이네 몸에 상처들이..

-다 맞아요. 어머니 걱정 하실까 싶어 그간 말씀 못 드렸어요. 죄송해요.

-아니 근데 이혼하자는 건 또 무슨 얘기냐?

-실은..

-그래 말해 봐. 아니 이혼은 왜 본인이 써 놓은 돈 네가 다 갚아주고 있는 것 같은데 뭐 때문에 너한테 이혼하자는거야?

-제가 백혈병에 걸렸어요.

-뭐?? 백혈병??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들의 갑작스런 이야기에 저는 병실천장이 빙빙 도는 느낌을 받으며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어요. 어릴 때도 잔병 하나 없이 자라왔는데 갑자기 성인이 되어 백혈병이라니 저는 믿을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너무 놀라서 그랬는지 정신은 멍한데 오히려 눈물이 한 방울도 안 나더라고요. 침대에서 힘들게 몸을 일으킨 아들은 저를 들어 보호자 침대에 앉게 했죠. 그리고는 이야기를 이어갔는데 저는 거기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너와 아픈 거 보고 미진이가 이혼하자고 했다는 거냐?

-네.. 저도 제 병명은 최근에 알았어요. 그 동안 현장에서 일하면서 빈혈로 몇 번 쓰러진 적도 있었는데 단순한 열사병인 줄 알았죠. 현장에서 간혹 그렇게 쓰러지는 분들이 있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미진이도 현장이며 병원으로 몇 번 쫓아왔었어요. 그리고 어느 날 부턴가 코피도 자주 나고 잇몸 출혈도 생겼는데 심지어 가래 섞인 피도 나왔고요. 그런데 그런 제 모습을 보던 아내가 어느 날은..

-계속 말해봐!!

-어느 날은 미진이가 일주일 정도 집에 안 들어온 적도 있어요. 자고 일어나니 미진이가 집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영호는 제가 일을 쉬며 돌봤는데. 미진이가 갑자기 집에 들어와서는 병든 남편 수발 드는 게 지겨워졌다며 이혼하자고 하더라고요.

-뭐야 네가 아픈 걸 알고 이혼하자고 했다는 거냐? 아니 그게 말이 돼?

-그러니까요. 이혼 안 하면 평생 아이를 못 보게 하겠다며 성을 부리더라고요. 그리고 그때 저는 몸 상태도 좋지 않은데 그런 말까지 들으니 덜컥 겁이 났죠.

-뭐야? 이 천하의 몹쓸 아이 같으니라고 미진이가 긁어댄 카드값 처리하느라 넌 이렇게 병이 났는데 !! 미진이는 아픈 남편 싫다면서 이혼하자고 했다고?? 내 이걸 그냥!!

-어머니 그만하세요. 제가 미진이를 몰랐어요. 한번은 눈덩이처럼 불어버린 카드값을 혹시 산후우울증으로 쇼핑 중독이 온 거냐고 그렇다면 같이 병원에 가서 치료 받자고 했더니 자기는 원래 이랬다고 하더라고요. 원래 이렇게 사고 싶은 거 다 사며 살았는데 결혼하고 나서 살림 합치고 용돈받아 살려니 속에서 천불이 났다고요. 그 말을 듣는데 제가 결혼 전 미진이 씀씀이를 알아보지 못한 게 후회가 되더라고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우리 아기 엄마인걸 그리고 어머니 저 퇴원해야 해요. 당장 일하지 않으면 다음 달 카드값은 또 어째요.

-뭐야?? 그 말을 들으니 오히려 내 속에서 천불이 난다!! 아 결혼하고 나면 집이며 애며 돈 들어갈 데가 어디 한두 군데니!! 다들 아끼면서 그렇게 사는 거지. 그게 뭐 그리 본인만 힘들다고 나 원 참!! 그리고 다 떠나서 너 아픈 걸 알면서도 이혼하자고 하는게 제정신이야? 난 참을 수 없다! 왜 너만 이렇게 힘들어해야 하냔 말이야!!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들의 말을 들은 전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정도면 제 아들은 착한 게 아니라 바보인 거죠. 아무리 아이를 낳아준 엄마라 해도 세상천지에 이런 멍청한 놈이 또 어디 있겠냐고요. 아내가 진 빚은 빗대로 갚아주고 자식을 볼모로 남편을 휘둘러대는 이런 여자한테 당하고 있다니 아무래도 이건 제가 그냥 넘길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걸 대체 어떻게 해야 분이 풀릴까 며칠 고민하던 차에 제 아들은 결국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들을 통해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의사 선생님께서 직접 아들이 진단명을 이야기해 주시니 저는 또 한번 세상을 잃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들을 병실에 두고 밖으로 나와 당장 며느리에게 전화를 걸었죠. 그런데 역시나 전화를 받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사돈어른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사돈어른~저 재준이 엄마입니다. 지금 재준이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한번 와 주실 수 있겠습니까?

-네? 아니 어쩌다가요. 많이 아픈 겁니까!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라고 하네요. 아니 뭐라고요? 저는 미진이한테 그런 말을 듣지 못했는데..이 서방은 지금 어떻습니까?

-전화로 말하긴 깁니다. 사부인이랑 같이 병원으로 와 주세요. 저는 이렇게 간단하게 말하고 병원에 앉아 사돈 어른과 사부인을 기다리고 있었죠. 그리고 제 전화에 놀란 두 분은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병실로 왔더군요.

-이 서방!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 괜찮은가? 그리고 미진이는 어디 가고..

-사돈어른 사부인 잘 오셨습니다. 제가 우리 재준이한테 천인공노 할 이야기를 들어서요. 실례인 줄 알지만 두 분을 이리로 모셨습니다.

-말씀하세요. 무슨 일이십니까? 글쎄 미진이가 그간 소비를 절제하지 못하고 얼마나 써댔는지 재준이가 지금 이 몸을 하고서도 카드값 벌러 나가겠다고 합니다. 미진이 본인 말로 본인은 원래 그렇게 돈을 쓰고 다녔다는데 그 말이 사실인가요?

제 말에 뭔가 알기라도 하는 듯 고개를 푹 숙이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던 사돈어른이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다 제 불찰입니다.

-사돈어른 불찰이라니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미진이 그 아이 쇼핑 중독 맞습니다.

-어릴 때부터 고집이 워낙 강해서 그냥 그런 줄 알았는데 미진이가 크면 클수록 씀씀이도 헤퍼지고 이 물건 저 물건들을 마치 중독된 것처럼 집으로 가지고 오더라고요.

-네 그럼 알고 계셨다는 건가요?

-네 죄송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미 다 치료가 된 줄 알았습니다. 그때 저랑 아내가 같이 상담소에도 갔었거든요. 쇼핑 중독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저와 아내가 자고 있을 때 저희 집에 몰래 들어와 아니 제 방에서 저와 아내카드를 훔쳐 달아난 적도 있었죠. 그 당시에 딸 아이가 진 빚을 갚느라 저와 아내는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릅니다. 그때 아이 혼을 냈어야 했는데 제가 빚을 다 갚아줘 버릇해서 제 딸이 이서방한테도 그런 짓을 했나 봅니다.

-그런 건 아버지로서 단단히 혼을 내셨어야죠! 그런데 지금 제가 화가 나는 건 비단 쇼핑 중독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 재준이 미진이가 진 빚을 갚느라 건설 현장 일용직으로까지 일한다고 하네요. 저녁에는 배달 일도 하고요. 그런데 여기까지는 정말 양보해서 제 아들 재준이가 가장이니까 아내 잘못까지 품고 간다면 갈 수 있는 일이니 제가 왈가왈부 할 것이 못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본인 앞에서 쓰러지고 코피 흘리고 피를 토하는 남편에게 ‘병든 남편 수발되기 싫다’ 면서 이혼하자는 건 이거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제 말에 놀란 사돈어른과 사부인은 다리가 휘청이셨는지 비어있는 다른 환자 침대로 몸을 기대앉더군요. 그리고 저는 이어서 말했죠.

-사돈어른! 우리 재준이 제가 배 아파 낫지는 않았지만 제게는 정말 소중한 아들입니다. 그런 제 아들이 제 가정 지켜보겠다고 발악하면서 살았는데 아프다고 그것도 아이를 볼모로 아내에게 강제 이혼을 당하는 게 있을 수나 있는 일인가요. 그런 며느리에게 다시 제 아들 보낼 생각은 없지만 길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일인가 사돈어른께 여쭙고 싶어 말하는 겁니다. 아이를 볼모로요.

-전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귀하게 얻은 자식들이라 오냐 오냐 하며 키웠던 게 결국 이렇게 일을 만드는군요. 사부인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당장 미진이 불러들여 혼쭐을 내겠습니다.

-이번에도 가볍게 넘어가실 일이라면 시작도 하지 마세요. 저는 절대 미진이 용서 못합니다. 그리고 미진이가 진 빚은 미진이더러 갚으라고 전해주세요. 이혼도 하는 마당에 제 아들이 왜 전부인 카드값 값들을 갚느라 치료도 못하고 퇴원해야 합니까!

-그건 당연하죠. 그리고 제가 지금 미진이 당장 이곳으로 부르겠습니다.

사돈 어른은 본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미진이에게 전화를 걸더군요. 그런데 제가 그렇게 해도 받지 않던 전화를 낼름 받는게 아니겠어요. 그리고 제 아버지의 호통에 못 이겨 몇 시간이 흐른 뒤 병실로 왔습니다.

-아 우리 끝난 사이잖아. 그런데 왜 우리 부모님까지 여기로 모셔서는 날 이렇게 귀찮게 해??

오자마자 짜증 섞인 말투로 말하는 미진일 보자니 정말 결혼 전 제게 상냥하게 대하던 며느리는 어디로 사라지고 없더군요. 아마 그때 저는 미진이를 1년 만에 본 것 같네요. 그런데 미진이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어 하던 찰나에 사돈 어른이 미진이의 뺨을 때렸습니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미진이는 얼굴을 부여잡고 쓰러져서는 사돈어른에게

-미쳤어요??

라고 소리치더군요. 그러니 사돈 어른이

-너 같은 딸을 낳았다는 게 부끄럽구나!! 이서방이 그간 네가 저지른 일 처리하느라 이렇게 아프기까지 했다는데 너는 병든 남편 싫다고 뭐 이혼을 해??

-아니 그게 아니라.. 아빠 더는 말하지 마!!

-나 앞으로 네 아빠 아니다!!네 엄마도 물론이고!! 어디서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그딴 식으로 행동하냔 말이야!! 니가 그간 정신없이 질러 놓은 카드값들 내 얼마인지 다 확인했어!!이 서방이 그걸 왜 갚아 앞으로 네가 벌인 일은 네가 책임져!!

-아빠 내가 그 큰 돈이 어디 있어요. 애기 보느라 일한지가 언젠데요. 거봐 너한테 돈이 없으면 안 쓰는 게 맞는 거지 누구 보고 갚으라고!!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던데 네가 딱 그렇구나 그리고 어디에 엄마가 할 짓이 없어서 애를 가지고 사람 협박을 해!! 너 같은 엄마 밑에서 영어도 잘 큰다는 보장이 없어!! 아이는 이 서방한테 보내!!

-안 돼!! 그럼 다달이 양육비 100만원씩 보내줘야 한단 말이야!!아이는 절대 포기 못해!!

-뭐? 양육비?? 너 툭하면 내복이 싫다고 했다며!! 너 설마 양육비 주기 싫어서 애 키우겠다고 하는 거야?? 너 솔직히 말해 봐!! 네가 혼자 애 키울 수 있어??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나 혼자 어떻게 키워요.. 당연히 엄마 아빠한테 나중에 말씀드리고 맡기려고 했죠. 뭐야 내 딸이지만 정말 소름이 돋는다. 이런 삐리리 같은게 내 딸이라는게 정말 치욕스럽고 쪽팔린다 세상에 아이는 우리가 키우고 양육비는 네가 받고 더 말할 필요 없다..이 아이 당장이 서방한테 맡겨!!

그러면서 사돈는 미진이가 안고 있는 아이를 빼서 재준이 품에 안겨주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미진이 크게 제 아들에게 달려드는게 아니겠어요 정말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있을 수 없었죠.
저도 화가 난 나머지 재준이에게 달려드는 미진이의 뺨을 한대 내리쳤습니다.

-네가 내 아들을 감히 이렇게 만들어 놔?? 하긴 모성애도 없는게 남편이라고 사랑할 리 없지. 너 같은 애들이 제일 불쌍한 거야 영호 우리가 키울거다!! 그러니 당장 여기서 사라져!!

라고 말하고 버티는 미진이의 머리채를 잡아 병실 밖으로 내쫓았습니다.

사돈 어른이 계시는 곳에서 그러는 건 죄송했지만 미진이를 한시라도 빨리 제 아들과 분리하고 싶었죠. 그날의 소동은 그렇게 끝이 났고 딸이 진 빚은 빠른시일 안에 갚겠다고 했던 사돈은 일주일 후 5천만원이라는 돈을 보내왔습니다. 모든 걸 내 주어도 부족하지만 지금 사업이 힘들어져서 가진 돈이 그것뿐이라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빚에 대한 걱정을 덜었던 제 아들은 백혈병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는데 관해유도요법이라는 걸 시작했었죠. 그리고 지금은 공고요법이라는 걸 하고 있는데 이는 관해유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요법이라고 하더군요. 아들은 매일 홀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저와 영호를 위해 무조건 이겨내고 말겠다고 다짐하며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진이는 어떻게 됐냐고요. 제 꾀에 제가 넘어간다고 본인 꽤 본인이 넘어갔죠.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미진이 부모님은 청소용역업체를 운영하고 계셨는데 미진이에게 여러 건물의 화장실 청소만 골라서 시킨다고 했습니다. 특히 술집이 많은 건물들 위주로 보내신다고 들었어요. 매일같이 온갖 오물과 구토들을 치우고 있다면서 말입니다. 그러면서 네가 진 빛과 영호 양육비 100만원은 무조건 네가 일해서 보태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가족 볼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분리수거도 안 되는 전 며느리와 인연은 끝이 났습니다. 늦은 나이에 다시 아이를 보려니 삭신이 쑤시긴 하지만 영호가 있으니 제 아들도 더 힘을 내려는 의지가 보여서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 아들이 조금만 더 버텨준다면 영호와 저 세 가족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텐데 괜히 문득문득 아들을 잃는 건 아닐까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 그래서 혹시나 사연 튜브를 듣는 여러분들이 저희 가족을 응원해 주신다면 아들이 조금이나마 더 힘을 내지 않을까 싶어 이렇게 제 사연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와 제 아들 그리고 우리 영호 세 가족의 행복을 위한 응원 부탁 드리며 이만 사연을 마무리하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장가간 아들이 15키로나 빠진채 밤중에 찾아 오더라고요.. "어머니, 저 너무 배가고파요... 와이프가 절.." 그날 밝혀진 아들의 충격적인 '진실'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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