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와이프의 불륜을 의심한 저는 아들 유전자 검사까지 하게되고.. “99.9% 친자긴 한데 친구분 유전자가…” 검사원 입에서 나온 제 아내의 충격적인 ‘정체’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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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제 이야기를 올리고 싶었는데 요즘엔 하도 빨리빨리 결론만 이야기하는게 대부분이라서 인터넷에 올릴 글은 아니라 고심 끝에 이곳에 쓰게 됐습니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그래도 좋은 말을 많이 써주시는 걸 보고 약간 용기를 얻었거든요 많은 분들이 어렵거나 힘들었던 과거를 이야기하는 걸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진 않아요. 조금도 솔직히 이야기하면 굉장히 잘 살았죠. 부모님이 늦게 얻은 자식이기도 하고 외동아들이었기에 그 사랑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저희 부모님은 각자 재혼해서 만나게 됐다고 들었어요. 이따금 아버지는 젊은 시절 만났던 분을 직장암으로 오랜 기간 투병하다 보냈다는 말을 하시곤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전남편의 폭력으로 인해서 이혼을 하셨고 그렇게 두 분에게 새로운 인연이 생긴 거죠. 그리고 태어난게 바로 접니다. 희망이나 꿈 이런 것들을 가질 이유도 없이 너무나 충만한 사랑을 받고 자랐어요. 특히나 아버지가 꽤 알아주는 기업의 임원이었기에 물질적으로도 풍족했습니다. 가지고 싶은 것은 그렇게 원하지 않아도 알아서 제 손에 들어왔고 공부에 대한 압박은 없었지만 분위기 자체가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죠.

 이유는 어머니가 굉장히 책을 많이 읽으셨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저를 학원이나 과외를 시키는 것에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고 그저 본인이 책을 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 주셨던게 제 인생의 첫 교육이었습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저 역시 글을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좋아하게 되다 보니 공부에도 흥미가 붙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가 자식의 교육에 신경을 쓰지 않았던게 제가 그나마 버릇없는 아이로 자라지 않았던 이유 같아요. 자상하신 아버지와 우아한 어머니 밑에서 저는 두 분을 존경하며 그렇게 자랐습니다. 

-넌 진짜 온실수 화초야 알곤 있지? 

-내가? 야 아니야 나도 따지고 보면 혼자 많은 시간 보냈거든 

-혼자 지금 혼자라고 했어 너 돌봐주는 아주머니 계셨잖아 

-그야.. 그렇지.. 

친구와 와이프의 불륜을 의심한 저는 아들 유전자 검사까지 하게되고.. “99.9% 친자긴 한데 친구분 유전자가…” 검사원 입에서 나온 제 아내의 충격적인 ‘정체’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야이! 부럽다 나도 다음 생엔 너로 태어날 거야 돈 잘 버는 아버지 공부하라고 잔소리 안 하는 어머니 정도면 나라를 구한게 확실해! 

대학 친구들은 저를 온실 속 화초라고 표현을 많이 했어요. 반박할 순 없지만 솔직히 기분이 썩 좋은 말은 아니었죠. 아버지가 임원이었다곤 해도 바빴고 어머니는 가정주부였지만 집에 얽매여 있지는 않았습니다. 특히나 제가 중학교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집에 안 계시는 날이 더 많았어요. 무엇보다 공부에 관해서도 그랬습니다. 학원이나 과외를 시키며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 것은 좋았지만 뭔가 관심 밖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 성적을 신경 쓰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온실 속 화초였지만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모든 환경이 다 갖춰져 있었지만 저 혼자서는 나름의 사투를 벌였던 거죠. 부모님이 제게 좀 더 관심을 가지길 바라면서요. 물론 이런 사투가 좀 우스워 보일 수 있다는 거 압니다. 원하는 거라면 다 손에 쥘 수 있었던 어린아이가 이미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한 꼬마 도련님이 하는 짓은 장난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도 저는’ 햇빛이 부족한 식물처럼 줄기를 길게 뻗으며 웃자’라고 있었죠.

공부도 스스로 해냈습니다. 단순히 잘했다는 칭찬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아니라 공부의 재능이 있다면 관심을 기울여 주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뭐라도 하려고 노력했어요.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100점을 받으면 어머니보다 책을 더 읽으면 지금보다 더 착한 아이로 자란다면 이런 생각들로 노력했습니다. 배부른 소리처럼 보였지만 저는 성적이 낮아졌다고 매를 맞는 친구들이 조금 부러울 지경이었어요. 제가 생각해도 어딘가 이상했지만 그저 어린 아이였으니까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다행히 이런 노력이 통했는지 제가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부터 어머니는 제 성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시더군요. 더 이상 저를 아주머니에게 맡기지 않았고 공부를 할 때면 직접 맛있는 간식을 가져다 주시곤 하셨습니다. 그게 뭐라고 그렇게 좋았는지 어떨 때는 공부하는 척하고 책상에만 앉아 있었던 적도 있었어요.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시험 기간도 아니라면서 

-공부는 미리미리 하는게 좋잖아요. 그리고 재밌기도 하고요. 

-우리 아들이 정말 똑똑하고 바르게 잘 컸네! 이렇게 공부도 스스로 잘하고 

-다음 시험에는 꼭 반에서 1등 하려고요. 

-1등? 이야 우리 아들 정말 대단하다 

하지만 1등은 아직 못했습니다. 수학 점수가 너무 낮았기 때문이었죠. 더구나 밤에는 공부를 굉장히 잘하는 녀석이 하나 있어서 따라잡는다는게 제게는 좀 버거웠어요. 그래서 그때는 부모님의 도움을 좀 받았죠. 수학만 과외를 따로 하기 시작했거든요 스스로 잘 해내서 천재 소리를 듣고 싶었던 제가 그렇게까지 한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반에서 공부를 잘한다는 그 녀석이 저를 이유도 없이 싫어했기 때문이었어요. 꼭 말로 하지 않아도 그 아이의 눈빛만 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

친구와 와이프의 불륜을 의심한 저는 아들 유전자 검사까지 하게되고.. “99.9% 친자긴 한데 친구분 유전자가…” 검사원 입에서 나온 제 아내의 충격적인 ‘정체’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경멸과 혐오가 가득 담긴 눈동자였죠. 애초에 저는 미움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누구나 저를 좋아했고 친구들도 저를 따랐으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더욱 그 아이를 이기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마침내 과외는 성과를 냈고 녀석을 꺾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하늘을 날아갈 것 같더군요. 그래서 아마도 그날 제가 너무 과하게 좋아하고 표현했던게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적당히 나대라! 

-뭐야? 그냥 순수하게 기뻐하지도 못하냐? 고작 1등 한번 한 건데

-고작? 넌 진짜 다 쉽구나 

-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나도 나름 노력했거든? 

-엄마한테 아빠한테 부탁 한번 하면 끝이면서 노력 웃기는 도련님이네

-너 말이 좀 심하다? 너 나 알아? 네가 뭔데 다 아는 것처럼 굴어 

-알지! 좋은 신발에 좋은 가방에 아마 옆반의 새로 전하고 내도 알지 않을까? 그렇게 도련님 티를 내고 다니는데 

친구와 와이프의 불륜을 의심한 저는 아들 유전자 검사까지 하게되고.. “99.9% 친자긴 한데 친구분 유전자가…” 검사원 입에서 나온 제 아내의 충격적인 ‘정체’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자격지심이냐? 내가 뭘 입든 뭘 들고 다니든 너한테들을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 

-자격지심? 

-그래! 너 계속 나한테 날 세우는 거 그거 자격지심이야!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때 저는 난생 처음 맞아봤습니다.  턱은 얼얼하고 누가 저를 때렸다는 인식 이전에 놀란게 더 먼저였죠. 놀라서 보고 있던 친구들이 뒤늦게 그 친구를 말렸지만 저도 나름 노력하는 온실 속 화초였기에 가만히 있진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달려들었고 뒤엉켜서 싸우기 시작했어요. 앞차기를 하고 주먹을 날리고 피하고 여러 기술들을 쓰는 그런 멋진 싸움은 영화에서나 보는 것이었습니다. 막상 현실적으로 제가 누군가와 싸워보니 알겠더군요. 아무 곳이나 주먹을 내지르고 소리를 지르고 꼬집고 어떨 때는 때린 손만 아프고 그래서 물기까지 했으니까 말입니다. 그야말로 난장판이었고 힘이 다 빠질 때까지 그렇게 뒤엉켜 있기만 했어요. 그런데 한참을 그러다가 그 친구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이긴건가? 내가 많이 맞았는데?’ 저는 씩씩거리면서 그걸 보다가 녀석이 왜 우는지 뒤늦게 알게 됐죠. 

-너네 부모님이나 선생님한테 말할 거냐 내가 먼저 때린 거 

-뭐 그야 

-너 그거 말하면 나 학교에서 잘려 우리 집은 진짜 더럽게 가난하거든 

-야 너는 …

-자격지심 맞아 너 미워한 것도 맞고 그런데 나 한 번만 봐주라 너 착하잖아 

-나 안 착하거든 그리고 내가 더 맞았어 왜 네가 피해자처럼 물어 

-그러니까 웃기잖아 내가 더 맞았어도 난 늘 가해자가 될테니까 그래서 너 부러웠어 그리고 난 꼬였고 그러니까 나 좀 봐주라 나랑 싸웠다는 말 집에다 하지 말아 줘 내가 빌게 

늘 살기 가득한 눈으로 저를 노려보던 녀석이 제 앞에 무릎을 꿇더군요. 저는 이에 놀라서 같이 꿇었습니다. 주변에 서있던 친구들은 하나 둘 눈치를 보면서 돌아갔고 잘 해결하라고 자리를 떠났고요. 

-그만해 알았다고 알았으니까 무릎 꿇지 마 

-너도 무릎 꿇고 있잖아 그럼 셋 하면 같이 일어나자 

친구와 와이프의 불륜을 의심한 저는 아들 유전자 검사까지 하게되고.. “99.9% 친자긴 한데 친구분 유전자가…” 검사원 입에서 나온 제 아내의 충격적인 ‘정체’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중학교 2학년 그때 재생에 처음으로 누군가와 싸운 날이었고, 부모님께 처음으로 거짓말을 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엉망이 된 얼굴로 집에 들어가서 걸리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절대로 이름만은 말하지 않았죠. 이미 화해를 했고 남자들은 이런 싸움 몇 번이나 하게 될 거라고 저는 부모님에게 그렇게 말하고 말았습니다. 어머님은 굉장히 속상해 하셨지만 아버지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고 하셨어요. 학교까지 찾아가려는 어머니를 말리는 일이 가장 힘들었지만 제가 빌고 부탁해서 그 일을 조용히 무마시켰죠.

그리고 대부분 그런진 모르겠지만 퉁퉁 부어서 엉망이 된 서로의 얼굴을 등교 후 확인하고 저희는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녀석과 친구가 됐죠. 저와는 절대로 어울릴 수 없는 너무나 다른 환경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녀석과 저는 잘 맞았습니다. 음식 취향이나 노래 취향 좋아하는 운동도 같았거든요. 무엇보다 서로를 자극하는 좋은 경쟁자이기도 했습니다. 

-이거 내가 받은 과외에서 선생님이 주신 거야 

-됐거든? 쌤님 너나 잘하세요 

-야 이거 엄청 비싼 거야 절대로 다른 친구는 보여주지 말라고 한 거고 

-그럼 보여주지 마 너 저번 중간고사도 내가 이겼어 

-그래서 보여주는 거지 내가 다음 시험에서 이길 텐데 또 과외 때문이라고 하려고? 됐어 이겨도 기분 나빠. 그러니까 너 이거 싹 다 봐. 정정당당하게 이겨줄테니까. 

그는 좋은 친구였어요. 그 녀석과 가까워지기 전에는 모두가 제게 친절하고 어울리긴 했지만 친구라는 느낌이 정확히 뭔지 몰랐습니다. 투닥거리면서도 함께 있으면 즐겁고
시간이 가는 줄 몰라 아쉬운게 친구라는 것도 알게 됐고요. 무엇보다 녀석은 다른 친구들처럼 제게 바라는게 없었죠. 먹을 걸 사주거나 좋은 것을 선물해 줄 필요도 없었습니다. 대신 각자의 형편에 맞춰서 캔커피를 하나 들고 놀이터에서 이야기를 하거나 학교 운동장에서 신나게 운동을 했습니다. 녀석 덕분에 돈을 쓰지 않아도 재밌게 놀 수 있다는 걸 알았죠. 다만 딱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그 친구를 어머니가 몹시 싫어한다는 거였어요. 그때 저는 제 어머니에게 처음으로 실망을 했습니다. 그 친구 앞에서는 그러지 않았지만 제게는 그 친구를 멀리하라는 조언을 하시거나 하셨거든요. 

-사람은 저마다 추워진 상황이라는게 있고 집안이라는게 있는 거야 친구 역시도 환경이 비슷한 친구를 사귀는게 좋아. 

-그냥 친구잖아요 그냥 공부도 잘해요
집안이 좀 어려울 뿐이지 다들 친구 못해서 안달이고 분명 모르긴 해도 다른 집 친구들은 친하게 지내면 좋아할 걸요? 전교에서 1등 여러 번 했어요 대단한 녀석이라구요. 

-그런 애들이니까 더 무서운 거야 무슨 목적이라든가 

-목적이요? 그런 거 없어요. 엄마는 제가 무슨 바보인 줄 알아요 저도 이제 누군가 제게 뭘 바래서 접근하는지 아니면 이용하려고 하는지 다 알아요 근데 녀석은 달라요 오히려 선물을 해도 싫어하는게 그 친구라고요 

-넌 모든 엄마 말 들었잖아 걔 눈빛이 좀 그래서 그래 엄마는 너보다 오래 살았고 그런 사람들 많이 봐왔어 늘 불만이 가득하고 널 쉬게 하는 눈이었고 

친구와 와이프의 불륜을 의심한 저는 아들 유전자 검사까지 하게되고.. “99.9% 친자긴 한데 친구분 유전자가…” 검사원 입에서 나온 제 아내의 충격적인 ‘정체’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걔는 눈이 원래 좀 날카롭고 

-아들! 엄마 말 안 들어? 

-알았어요 아 근데 당장은 그러니까 서서히 멀어질게요 네?

-약속했다 엄마 실망시키지 마 응? 

친구와의 싸움 이후 제가 어머니께 했던 두 번째 거짓말이 그것이었습니다. 어머니의 계속된 설득과 설전이 있었지만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해서라도 녀석을 지키는게 옳다고 생각했죠. 더불어 어머니의 걱정도 덜고 말입니다. 다행히 저는 중재의 재능이 있었어요.. 저희 어머니가 친구를 싫어한다는 것을 절대로 알 수 없게 잘 대처를 했습니다. 시험 기간에 같이 공부를 하더라도 저희 집에는 친구들 자체를 못 오게 하는 곳이라고 둘러댔고 집에다가는 친구와 함께 공부를 하면서도 독서실이라고 거짓말을 했구요. 거짓말이 좋지 않은 걸 알지만 있는 그대로 말하면 상처를 받게 될 테니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거짓말은 고등학교를 올라가고 대학을 들어가는 순간까지도 지속됐죠. 저와 그 친구는 대학에서 갈라졌습니다. 친구는 저보다 훨씬 공부를 잘했기에 서울대에 갈 수 있을 정도였지만 장학금을 받아야 했기에 하양 지원을 했고 저는 성적에 맞게 수시로 꽤 알아주는 서울의 대학 중 경영학과로 들어갔죠. 그럼에도 저희는 멀어지진 않았어요. 군대를 함께 지원했으니까 말입니다. 그렇게 제 인생은 완벽에 가까웠어요. 저를 든든하게 지원해주는 부모님이 있었고 저를 위해주는 친구도 있었죠. 

친구와 와이프의 불륜을 의심한 저는 아들 유전자 검사까지 하게되고.. “99.9% 친자긴 한데 친구분 유전자가…” 검사원 입에서 나온 제 아내의 충격적인 ‘정체’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거기에 하나가 추가되는 것은 바로 여자친구였습니다. 저희 대학교 앞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사람이었는데 정말 예쁘고 성격도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저는 그곳에 매일같이 찾아갔고 결국 연인이 됐죠. 

-오빠 부자야? 매번 이렇게 선물하니까 좀 부담스러운데 부자 그 기준이 뭔진 몰라도
 딱히 부담스러울 가격은 아닌 건 맞아 

-앞으로 선물은 그만 가져와도 돼 난 오빠만 있으면 되니까 알았지 

더없이 행복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제 둘도 없는 친구와 연인도 사이가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둘 다 스스로 돈을 벌었고 이런저런 상황이 비슷해서 이야기가 잘 통했는지도 몰라요. 문제는 부모님의 반대였습니다. 제가 너무 빨리 결혼을 한다고 생각했던 건지 특히나 어머니가 제 여자친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셨죠. 

-사치도 좀 심한 것 같고 무엇보다 누가 요즘 서른도 되기 전에 결혼을 생각해? 

-그래 그건 너희 엄마 말이 맞다 사회에서 자리도 아직 안 잡혔는데 결혼이라니 

-빨리 결혼해서 안정적으로 가정도 이루고 싶어요… 그리고 너무 좋은 사람이기도 하고요 

-너 그 아이 들고 있는 가방이며 뭐며 보니까 가격이 꽤 나가던데 사치가
심하고 아무래도 널 돈으로 보고 결혼하려는 걸지도 몰라 

-그거 다 제가 사준 거예요 싫다고 했는데 그래도 제가 억지로 들린 거고요 부모님 만나러 오는데 좋은 걸 들고 오려고 한 마음을 봐주셔야죠 예쁘게 보이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이 아빠는 그 아이 행실을 지적하는 건 아니다네 말처럼 핸드백을 얼마를 들었든 상관없고 하지만 네 첫사랑이라고 하지 않았어? 그건 문제라고 봐 

-맞아 너희 아빠 말처럼 사람은 여름 만나봐야 해! 

-첫사랑이랑 결혼하는게 제 꿈이라면요? 저는 여러 명 만나지 않아도 그 사람 보는 순간 저랑 결혼할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진심이라고요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만나거라 몇 년 후에도 그 마음 편하지 않으면 그때 생각해 보마!

-엄마 

-그렇게 해도 어쩔 수 없어 사랑 아니
좋지 그런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변할 거라면 너도 우리한테 불합리를 따지는 것도 웃긴 거야! 

-아빠 

-3년이다! 딱 3년만 더 만나봐! 

저는 더 이상 반박하지 못했어요. 원하는 건 다 손에 쥐어줬지만 그만큼 책임이 있고 제가 견뎌야 할 부분도 있다는 걸 간과했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저희는 기다려야 했고 여자친구는 굉장히 힘들어 했어요. 아무래도 제가 중간에서 아무리 말을 잘 전달한다고 하더라도 결혼이 뒤로 밀린 이유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을 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그 뒤로 몇 번을 싸웠고 저희는 헤어졌다가 만나길 반복했죠. 그럼에도 우리는 그 시간들을 잘 견뎠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제시했던 시간인 3년은 다 채우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여자친구가 임신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때문에 부모님은 엄청나게 혼을 내셨지만 결국 저희를 받아 주셨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런 반대가 무색하게 제 아내에게 굉장히 잘해주셨다는 겁니다 저보다 어린 나이이기도 했고 워낙 애교가 많았기에 금방 친해졌거든요. 결혼을 하기 전에 일단 살림을 합쳤고 아이를 낳은 뒤에 결혼식을 치렀습니다. 부모님과는 1년 정도를 살다가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부터는 분가를 해서 살았고요. 그렇게 분갈을 하면서 저희만 일산으로 넘어오게 된 거였습니다. 직장과의 거리나 본가와의 거리가 1시간 정도로 떨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일산을 택한 것은 순전히 제 친구 때문이었어요. 친구는 서울에 직장을 잡았지만 일산에 살기를 고집했죠. 그래서 결혼 전부터 저 역시도 친구를 만나러 일산을 오갔거든요.
 처음에는 대체 여기서 왜 살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몇 번 가다보니 알겠더군요. 

일산이라는 곳은 어쩐지 친구와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어떤 순간에는 조용하면서 또 어떤 순간에는 시끌벅적한 곳이었어요. 적절한 자연과 또 적절한 유흥가가 뒤섞인 그런 점도 마음에 들었죠. 그래서 저도 신혼집을 그곳으로 정한 거였습니다. 살다보니 정말 좋더라구요. 아내와 함께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일산의 호수공원을 산책하는 것은 하루 일과가 됐고 또 어떤 날에는 친구와 함께 어울려 놀기도 좋았습니다. 너무나 평화로운 제 삶이 바뀌게 된 것은 친구 녀석이 아프면서부터였어요. 정확히는 제가 알게 된 순간부터였죠. 

-너 왜 말 안 했어 병원 간다는 말이 이거였어 아버지가 아프시라고 했잖아

-아버지도 아프셔 됐냐 

-이 몸으로 몸이 이렇게 될 때까지 너 그렇게 야근하고 이랬다는 거야 

친구와 와이프의 불륜을 의심한 저는 아들 유전자 검사까지 하게되고.. “99.9% 친자긴 한데 친구분 유전자가…” 검사원 입에서 나온 제 아내의 충격적인 ‘정체’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너 우냐 야 사내자식이 이렇게 눈물 많아서 어쩌려고 그러냐 

-증상이 있었을 때 나한테 말을 했어야지 이걸 이렇게 알게 해 

-이식 받자! 아니야 내가 검사 받아 볼게 

-야 너 미쳤어? 너 가족들도 있어 그리고 신장 이식이라는 거 함부로 판단하는 거 아니야 

-아 시끄러워! 난 너 이렇게 절대 내버려두지 않아! 

-그거야? 그 길거리에 고양이들한테 밥 주면서 도덕적 우월감 뭐 이런 거 느끼는 그런? 

-미친놈아 자존심 세우지 마 

 -그럼 내가 내세울게 자존심 밖에 없는데 나보고 어쩌라고 

-굳이 세워서 부려야 할게 자존심이라면 차라리 구겨지는게 나아 난 검사 받을 거고 가능하다면 너한테 줄 거야. 너 혈액형도 특수해서 기증자 나타나는 거 어려워 내가 할게

-너 진짜 미쳤어 내가 어떤 놈인지 알면 넌! 

-알거든! 자격지심 덩어리에 속은 완전 꼬인 그런 놈인 거! 치료나 잘 받아. 아버님도 걱정 말고 내가 알아. 나중에 헛소리하지 말고 다 갚아! 영수증 다 모아둘 거니까 못 갚고 죽으면 넌 또 나한테 죽을 줄 알아 알았어? 

저는 소리를 지르면서 안 된다고 하는 친구를 뒤로하고 항체 검사와 조직 적합성 검사까지 받았습니다. 가족들의 얼굴이 차례로 떠올랐지만 저는 결코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친구가 제게 그런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만약 반대의 입장이었어도 녀석도 제게 똑같이 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죠. 그리고 결과가 나왔을 때 저희는 놀라울 정도로 꼭 맞았습니다. 그래서 이식을 결정했고 아내와 저의 가족들에게도 이야기를 꺼냈어요. 하지만 그토록 친하게 지냈던 저희
아내는 절대 반대를 했고 의외로 어머니가 찬성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의견은 달랐어요. 정확히 말하면 중립이었죠. 이미 제가 결정을 내린 부분을 바꿀 수 없다면 일단 다른 병원에서라도 이식을 할 수 있는지 찾아보자는 의견이었습니다. 

친구와 와이프의 불륜을 의심한 저는 아들 유전자 검사까지 하게되고.. “99.9% 친자긴 한데 친구분 유전자가…” 검사원 입에서 나온 제 아내의 충격적인 ‘정체’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특수한 혈액형이어서 찾기도 힘들고 그나마 아버지가 계시지만 투병 중이라서 불가능하다고 했어요. 무엇보다 혈액형도 다르고요. 

-그래 그 오히려 특수한 혈액형이니 분명 이식 순서가 늦진 않을 거야. 그러니 조금만 시간을 가져보자. 그 정도는 해볼 수 있잖아. 

-하지만 아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그때는 내가 허락하마. 그러니 그 전에는 최선을 다해보는 거야. 네 친구도 그걸 더 바랄 수 있어. 그리고 너희 둘째가 생겼다며. 

-그래도 여보 애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하잖아요. 이식은 함부로 했다가 이 아이도 어떻게 될지
몰라. 아무리 급해도 난 내 자식이 우선이야. 

쉽게 허락해 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아버지 말씀도 일리가 있었고 백방으로 병원을 알아보면서 공여자를 찾으며 대기했습니다. 그간 친구의 간호를 위해서 어머니가 전문 요양사를 붙여 주셨고 아버지 역시도 물질적인 지원을 해주셨어요. 간절히 발했기에 이루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어떤 사람은 길게 10년까지도 걸린다고 했었는데 친구는 거의 1년 만에 기증을 받게 됐으니까요. 다행히 합병증도 없었고 거부반응도 거의 없었습니다. 병원에서 퇴원을 하는 날 친구도 울고 저도 울었죠. 친구는 고맙다면서 제 손을 잡고 그렇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이제까지 자신을 위해 이렇게 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하면서요. 

-너도 나한테 이렇게 해줬을 거야 난 믿어

-날 믿는다고 나 진짜 그런 놈 아닌데? 

-야 넌 그런 놈이야 내가 힘들 때도 내가 여자친구랑 다퉜을 때도 늘 곁을 지켜줬잖아 이제야 내가 좀 숨이 쉬어진다 내가 빚지고는 못 사는 사람인 거 알잖아 

-바보 같은 놈인 건 알지 너 후회할거다 나한테 잘한 거 

-너도 후회할 걸 나 예전에 때린 거 

-너도 때렸잖아 난 우연히 맞은 거고 막 손 돌리다 보면 두대 정도는 맞아야지 

-팔도 짧은게 

-너는 너도 짧잖아 허리만 길어 가지고 

-너도 마찬가지거든 

친구는 조금씩 이전의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이전처럼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저는 몸에 좋은 거 먹이고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이제 마시지 않았죠 그렇게 이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었어요.
그때 미안한게 있다면 친구가 아프다는 걸 알기 바로 전에 생긴 둘째 아들이었습니다. 아내에게 신경도 많이 못 썼고 첫째와는 달리 관심도 많이 주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친구의 회복과 동시에 가족들에게 사랑을 쏟았습니다. 저처럼 웃자라지 않게 둘째와 첫째에게 많은 걸 보여주고 함께 있어 좋네요. 비록 회사가 끝난 뒤였지만 그럼에도 저는 게을러지지 않고 늘 아이들을 돌봤죠. 첫째는 이미 훌쩍 자라서 의사표현도 하고 체력도 좋아서 늘 진이 빠질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명절에 친척들과 가족들이 모두 모인 날이었어요. 

-근데 첫째는 아빠도 엄마도 안 닮았다. 

-어휴 그러기를 어 신기하게 어디 비슷한 부분이 없네. 

-그래요 먹는거나 습관 이런 것처럼 판박인데 얘도 오일을 안 먹거든요. 그건 저도 그런데 엄마가 보기엔 어때? 나 어릴 때랑 닮았어? 

-나도 듣고 보니 정말 안 닮긴 했다 뭐 꼭 엄마 아빠 탈모란 법이 있니 할머니 할아버지 닮았을지도 모르고 

-뭘 안 닮아 이거 봐 우리 손자랑 내 아들 발 개구리 발가락은 꼭 닮았네! 

-아이고 그렇네~

친구와 와이프의 불륜을 의심한 저는 아들 유전자 검사까지 하게되고.. “99.9% 친자긴 한데 친구분 유전자가…” 검사원 입에서 나온 제 아내의 충격적인 ‘정체’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닮지 않았다는 말은 늘 들어왔습니다. 저는 코가 둥근 편이었고 눈이 좀 큰 편이었는데 아들은 아주 날카로운 인상을 하고 있었거든요 쌍꺼풀이 아예 없어서 저희 부부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들도 종종 있었죠. 하지만 개구리 발가락과 식성은 너무나 저를 닮았기에 의심이 되긴 커녕 그냥 웃음만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작은 불씨가 커지는 사건이 생기고 말았어요. 몸이 좋지 않아서 반차를 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파트 쓰레기장 쪽에서 우연히 아내를 발견했고 다가갔는데 아내가 누군가와 다투고 있었습니다. 제 앞에서는 언성 한번 높이지 않던 착한 아내였는데 날카롭고 무서운 목소리가 들렸고 그 앞에는 제 친구가서 있었죠. 둘이 친하게 지내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따로 만난 적도 싸우는 것도 본 적이 없었기에 저는 너무 놀랐고 차마 끼어들지 못하고 몸을 숨겼습니다. 그리고 멀리서 들리는 몇 마디는 조합되지 않은 상태로 제 귀에 들어오더군요. 

‘헤어져 당장 이혼해’ 라는이 말이었죠. 머리가 너무나 혼란스러워 그 자리를 벗어났는데 의심하고 의혹이 커지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다시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는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죠. 그 타이밍을 놓치자 저는 그 두 사람에게 그 일을 다시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그렇게 혼자 고민이 깊어가고 의심이 쌓여갈 때 다시 본 제 아들의 얼굴은 친구와 너무나 닮아 있었습니다. 식성도 혈액형도 제 친구와 제가 같다는 생각이 들자 온몸에 소름이 쫙 돋더군요. 그래서 저는 며칠 고민 끝에 저희 아들과 제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설마 설마 하면서도 이전에 함께 술을 먹고 둘이 눈을 마주치던 장면이 자꾸만 떠올라 저를 괴롭혔거든요. 그래서 저는 한 법원 근처에 검사소를 찾아 아들의 칫솔과 제 머리카락을 채취해서 의뢰를 했습니다. 그곳에 오거나 혹은 온라인으로 접수를 하면 40%의 육박하는 사람들의 검사 결과가 친자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런 글이 적힌 검사소 내를 보는데 저와 같은 표정의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머리가 어지럽더군요. 검사소 직원의 말로는 시간이 좀 걸린다고 했습니다. 

-법안에 제출용으로 하시는 건지 단순 검사용인지 확인 부탁드려요 

-두 개가 다른가요 

-법안 감사형은 가격이 좀 더 있고 친자 확인용은 일단 부모 모두의 동의서가 필요하고요 무엇보다 온라인이 아니라 검사원이 직접 제출을 하게 됩니다 구강내에 머리카락 혈액까지 그런데 단순 검사용이라면 그렇게까지 하는게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다는 거고요 이렇게 찾아온 경우는 대부분 법원 검사용이라서 묻는 겁니다. 

-저는 검사용으로 하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확인해서 결과 나오면 그때 연락드릴 텐데요 그때 다시 방문하시거나 이메일 우편으로도 가능합니다. 

-네.

기분이 굉장히 묘했습니다. 의심하는 남자 이건 제가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어요. 더군다나 제 완벽하기만 한 삶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요? 의심이라는 감정에도 만약 형태가 있다면 굉장히 날카로운 바늘 모양이었을 겁니다. 머릿속에서 그 날카로운 가시가 점점 커지는 기분이었거든요. 그렇게 저는 결과가 나오는 그날까지 회사에서 일만 하고 집으로 들어가서 바로 누워 잠드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누구와도 말하거나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아서 제가 숨은 것은 바로 피로였죠. 피곤하다 힘들다 일이 많았다는 거짓말로 점철된 핑계로 아내와 친구 모두를 피했습니다. 

-이야기 좀 하자 나 너한테 할 말 있어서 그래. 아 진짜 진지한 말이라서 통화를 못 하겠고..

-피곤하다고 했잖아.. 한 며칠만 나한테도 좀 쉴 시간을 주라.. 나 진짜 피곤해서.. 

-그래 아 알았어 일단 그럼 쉬어 

결과만 나오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거라고 그렇게 믿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다시 찾아가고 싶지 않아서메일로 결과를 받았는데 뭔가 이상했죠. 그래서 다시 그곳을 찾아갔습니다. 신자가 아니라는 결과였지만 어느 정도 일치하는 퍼센트는 제가 뭘 어떻게 해석할 수 없는 부분이었어요. 아마 검사가 잘못됐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에 심장이 뛰었죠. 그런데 그 해석은 친척 사촌 혈족과 같은 결과라고 하더군요. 이게 말이 되는 결과인지 몰라 한참을 앉아 있었습니다. 드라마처럼 친자 관계다 아니다로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고민 끝에 친구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이미 일을 나갔을 시간이라 아버님만 있었고 저는 화장실이 급하다는 핑계로 그곳에 있던 시간 칫솔을 가지고 나왔어요. 이미 오래전부터 오가던 곳이라 친구만 치간 칫솔을 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시 검사를 맡겼어요. 제 친구의 칫솔과 아들을 검사한 거죠. 결과는 또 다시 며칠 후에 나왔습니다. 둘의 친자관계는 99.99999% 일치했죠 그런데 검사원은 다른 이야기도 전했어요. 

-이분이 형 동생이신가요? 친형제는 아니고 뭐 사촌? 

-그게 무슨 말씀이죠?

-검사 결과가 그래요. 보시면 아들이라는 a군과 대조를 해봤을 때 마지막 시구는 친부 관계가 성립하고 b군은 혈연관계는 성립하는 퍼센트거든요. 

-아니 잠깐만요. 그게 무슨 말이죠 제가 친구랑 혈연관계라고요? 

-그렇죠 결과상으로는 

-사촌? 친척? 

-아 유전자 검사로는 정확히 그런게 나오는게 아닙니다. 다만 사촌 혈연 배다른 형제 이런 것들의 확률로 나오는 거죠. 정확한 건 의뢰인이 확인하시는게 맞구요. 

친구와 와이프의 불륜을 의심한 저는 아들 유전자 검사까지 하게되고.. “99.9% 친자긴 한데 친구분 유전자가…” 검사원 입에서 나온 제 아내의 충격적인 ‘정체’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머릿속은 너무 혼란스러워서 실타래가 엉킨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게 정말 맞는 일인가 오히려 제 아들과 제가 친자관계가 아니라는 것보다 친구와 제 관계가 더 이상했어요. 기억을 되짚어서 저를 싫어했던 어린 시절의 친구의 얼굴이 떠올랐고 여자친구와의 만남을 밀어줬던 부분도 떠올랐습니다. 복수 뭐 이런 건가 대체 왜?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어요. 저를 미워했던 친구가 제게 가장 잘해줬던 이유가 뭔지도 짐작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구의 전화를 받아서 만날 약속을 잡고 호수공원에서 만났죠. 

-여기 오랜만이네 예전에는 맥주 하나 사서 벤치에서 먹었잖아. 낮에는 커피 먹고 

-계속 할 말 있다 그러더니 무슨 할 말이야. 

-갑자기 본론 오늘도 피곤해 얼굴이 많이 안 좋은데. 

-아니야 오늘은 괜찮아 내일 쉬기도 하고 그러니까 말해봐 궁금해서 그래. 

-그러니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그러니까 

-뜸이 너무 기네 그냥 편하게 말해 그니까 결혼 생활은 행복해. 

-결혼 왜 갑자기 그거랑 관련 있는 말이야. 

-그러니까 제수씨 말이야 좀 그렇지 않나? 요즘에 사치도 좀 심한 것 같고 자꾸 밖으로 나가기도 하고 말이야. 너도 전에 그랬잖아 집에 늦게 들어오는 것 때문에 힘들다고… 

저는 순간 주먹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몸이 떨렸죠. 아내와 바람핀 불륜남이 제 아내를 욕하고 있는 꼴을 보니 기가 찾습니다. 그래도 저는 일을 꽉 다물고 물었어요. 

-왜 헤어졌으면 좋겠어? 내가 아내랑 헤어지길 바라는 거야? 

-아니 뭐 꼭 그렇다기보다는 네가 아깝다는 거지 잘 관찰하고 너도 의심이라는 걸 좀 하라고. 

친구와 와이프의 불륜을 의심한 저는 아들 유전자 검사까지 하게되고.. “99.9% 친자긴 한데 친구분 유전자가…” 검사원 입에서 나온 제 아내의 충격적인 ‘정체’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의심? 의심이라… 나도 해 의심. 

-어 정말 그러면 최근에 행적을… 

-왜! 내가 눈치 없이 계속 같이 사니까 답답해서 그래?

-그게 무슨! 

-빨리 눈치채고 헤어지면 너랑 같이 살게? 야이 쓰레기 새끼야 네가 바라는게 뭔지 나도 알아! 

저는 결과지를 녀석의 얼굴로 던졌습니다. 그러자 친구는 일어나려는 제 손을 잡고 무릎을 꿇더군요. 맘 같아서는 두들겨 패주고 싶었지만 저는 눈물을 삼켰습니다. 아무리 몸이 괜찮아졌다고 하지만 너무나 말라있는 그 녀석을 때릴 수는 없었거든요. 저는 그 대신 벤치를 발로 찼고 소리를 꽥 질렀죠. 친구는 제발 이야기 좀 들어달라고 울면서 매달렸지만 저는 더는 보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손을 뿌리쳤죠. 그런데 뒤에서 소리를 치더군요. 

-내가네 형이야 형이라고 내가!

제가 돌아서서 다가가자 쓰러지듯 미안하다고 제 발목을 잡고 사정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자신과 병든 아버지를 버렸던 잔인한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부터였어요. 정확히는 두 집 살림이었다고 합니다. 뒤늦게 자신도 알게 됐지만 이전부터 함께 살던 아버지를 버리고 만난게 돈이 많은 우리 아버지였다고 해요. 저울질을 한참 하다가 결국에 저희 아버지와 살기로 마음먹었고 한동안은 어린 자신을 돌봐줬지만 그것도 잠시였을 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복수를 하기로 마음먹게 됐다고 해요. 

-너 나랑 친구였고 같은 학년이었어 두 집 살림이 가능해? 앞뒤가 안 맞잖아! 

-어린 내가 막 태어났을 때 출생신고를 늦게 했어. 그때 너희 할아버지가 결혼을 반대하셨으니까. 혹시 몰라서 여지를 남겨두고 있었을 거야. 저울을 제듯 여기가 좋을지 저기가 좋을지 그러다가 널 임신했고 결혼에 성공한 거지. 

-우리 엄마가 그럴 뿐이 아니야 너희 엄마는 그런 사람이야 내 엄마 기도 하니까 너와 싸운 다음날 그 여자가 찾아와서 날 죽이려고 했어. 네 인생에 끼어들지 말라고 경고했고 뺨까지 맞았지 그래서 복수를 결심했어 적은 더 가까이 두라는 말처럼 나도 그렇게 했고. 

-넌 진심이었어 나한테 적어도 진심이 있긴 했지. 적이라고 해도 그렇게 붙어 있는데 나라고 매번 복수만 다짐했을까? 그걸 부추긴 건 너희 엄마야 고등학교 입학식에도 날 찾아와서 너랑 가까이 지내지 못하게 경고했고 우리 아버지 병원비를 던져주면서 조금이라도 네가 다치면 병원비를 주지 않겠다고 하더라. 

-우리 엄마가? 정말 그랬다고 

-그리고 대학에 입학할 때도 너보다 좋은 대학에 갈 수 없게 막았어. 아니 애초에 같은 곳을 못 가게 하려는 의도였을 거야. 그래서 하향 지원했지. 근데 군대까지 들어갔을 때 아버지 병원비를 끊어버리더라? 넌 너희 엄마가네 거짓말을 다 믿었을 거라고 생각하지? 그 사람 너한테 사람도 붙이는 사람이야. 자기 과거가 밝혀지는게 죽기보다 싫었을 테니 니가 나와 붙어 있는게 얼마나 지옥이었겠어. 그래서 내가 그 지옥을 더 연장한 거고…

-그래서 내 아내와 그런 짓을 한 거야 나 보란듯이 믿지 않겠지만 날 유혹한 건네 여자친구야 딱 한 번이었고 그때 나도 복수하려는 생각만 했지 사실 그게 복수는 아니었어네 여자친구 소문이 안 좋았거든 그래서 너랑 결혼하는 걸 적극적으로 밀었던 것 뿐이야. 니가 불행하길 바랬으니까. 

-아직도 만나고 있는 거 알아. 거짓말하지 마 저번에 쓰레기장에서 둘이 다투는 거 들었어 헤어진다면서 그런 말 했잖아. 

-내가 아니야 너희 둘째 아들 다른 놈 아들이니까 헤어지라고 한 거야. 더는 너 괴롭히지 말고. 차라리 이혼하라고. 

친구는 자신이 아플 때 챙겨주고 자신을 위해 이식까지 하려한 저를 보고 그간의 모든 걸 후회했고 되돌리고 싶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늦었지만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놓으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 첫째가 바로 제 아내였고 제가 없는 낮에도 남자를 만나고 바람을 피우는 걸 알고 그걸 막고 다녔다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그걸 강력하게 거부하는 걸 보고 제게 이혼을 하라고 말하려고 했다고 했죠. 계속해서 잘못했다고 하고 눈물을 흘리는 친구를 용서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해가 되면서도 화가 났고 그 어린 아이의 마음에 독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는 걸 알면서도 미워졌죠. 제 마음과 머리는 계속해서 따로 놀았어요. 그렇게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친구를 돌려보낸 후 아내와 마주했습니다. 그리고 유전자 검사지를 내밀었죠. 그걸 들여다보지도 않고 아내는 일단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친구와 와이프의 불륜을 의심한 저는 아들 유전자 검사까지 하게되고.. “99.9% 친자긴 한데 친구분 유전자가…” 검사원 입에서 나온 제 아내의 충격적인 ‘정체’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이거 불법이야 그리고 이게 정확하다고 생각해 아니 절대로 정확하지 않아 어떤 곳은 고소도 당하고 이게 다 과학적인게 아니라고 그거 몰라 혈액형도 당신이랑 같잖아. 그런데 무슨 유전적 검사야 물론 둘째는 혈액형이 다르지만 주사 맞았다고 했잖아. 특수 혈액형을 바꿀 수 있는 주사야 병원에 물어봐 난 정말 당당하니까 

-결과지를 왜 제대로 보지도 않고 변명을 늘어나 뭐 찔리는 거 있어? 

-다 당신이 의심을 하니까 검사를 했다는 거니까 나는 결백하다고 말하는 거야 이게 얼마나 기분이 불쾌한지 알아 내 기분을 오빠가 아냐고 

-다 알아 아이 아빠가 누군지도 알고 그러니까 소리 그만 질러 

-설마 오빠 친구가 그래 그거 아니야 그 사람이 날 좋아한다고 스토커처럼 하더니 정말 미친 것 같네 그렇게 말해? 

-진짠가 보구나 내 친구인 건 

-오빠 아니야 나 진짜 억울하다고 

-그럼 같이 가서 검사 받아볼까 거기서 직접 채취하고 눈으로 보고 그러면 

-이런 짓 하지 말자 우리 사이 좋잖아 제대로 싸운 적도 없을 정도잖아 

-카드 내가 준 카드 내역 뽑아보면 뭐가 나올까 

-뭐 오빠가 그걸 왜

– 단 한 번도 그런 내역 확인한 적 없었어 네가 수십 수백을 써도 난 그러려니 했고 우리 부모님이 주시는 용돈도 따로 있는 거 알아 그거 친정이 퍼지는 것도 그래도 난 당신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어 

-이건 게임 프라이버시아 그래서 오빠도 안 본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지금은 보겠다고 말하잖아 

결국 안에는 몇 번이나 소리를 지르고 울고 따지다가 이실직고를 하더군요 더는 빠져나갈 구멍도 없다는 걸 알고 나서야 말이죠. 카드 내역은 가관이었습니다. 호텔을 들락거렸고 고가의 남성시계를 산 기록도 있었으며 타인에게 현금을 이체한 기록도 있었죠. 엄청나게 화가 날 줄 알았는데 너무 어이가 없으니 멍하게 머릿속이 텅 빈 느낌이었어요. 그토록 믿고 사랑했던 사람이 제 뒤에서 몰래 다른 남자를 만났다는게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그게 호스트바에서 만난 20대 초반의 젊은 남자라는 것도요. 결국 저희는 이혼을 했습니다. 함께 산 기간이 있어 적당한 선에서 재산을 줘야 했지만 그의 거의 주 나는 위자료까지 모두 바닥고 상간남 소송까지 걸었구요. 집은 발칵 뒤집어졌지만 그 다음은 어머니 차례였습니다. 아이를 버리고 두 집 살림을 하다가 아버지와 만나게 됐다는 사실도 밝혀졌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아버진 이혼은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쉽게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 그간 마음을 졸이며 지옥에서 살았을 거라고 하면서 말이죠. 그럼에도 집안은 초상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저 하나로 인해 모든게 바뀌었습니다. 영원히 행복할 줄 알았던 제 주변의 모든게 한순간에 무너졌죠. 하지만 저도 마냥 온실 속에 화초처럼 자란 것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노력하는 온실 속 화초였고요. 그래서 무너진 자리에 자네를 치우는 것부터 시작했죠.

-네 친구냐 어쩐 일로 네가 친구를 집에다 데리고 와 

친구와 와이프의 불륜을 의심한 저는 아들 유전자 검사까지 하게되고.. “99.9% 친자긴 한데 친구분 유전자가…” 검사원 입에서 나온 제 아내의 충격적인 ‘정체’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아빠 소개할게 내 이복형이야 그리고 세상에 둘도 없는 그런 친구야 

-아 그랬구나 네가 그 아이구나 

아버지는 잠깐 난처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그 친구의 손을 잡더군요 

-어른들이 어리석었다. 내가 미안하구나 그 사람 너무 미워하지 마라. 밉겠지. 너희 아버지 그렇게 되시고 어린 널 버린게 얼마나 밉겠어.. 그래도 너 아플 때는 널 살리려고 노력 많이 했어. 나도 그거 하나 보고 사는 거고 미움을 오래 담으면 썩는다 널 다치게 하지 말고 그냥 털어버려 알았지? 

형이자 오랜  친구는  자리에서 무너졌습니다죄송하다고 감사했다고… 저희 아버지에게도 무릎을 꿇었어요다만 그런 형을 받아들이는  어머니에게 물이었는지 시간이   필요할  같았습니다친구 역시도 용서하긴 힘들어 보였죠하지만 이제 저는 그런  상관없었어요얼마나 오래 걸리든 다시 세워 나가면 그뿐이라고 그렇게 생각했죠이혼한 아내는 제가  재산의 일부도 전부 남자에게 사기를 당해 날렸다고 다시  찾아오긴 했지만 받아주진 않았어요.

그런데 친구는 그런 환경에서 자랄 자신의 아들이 안타까우니 데려와서 키우겠다고 했죠 역시도 그게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딘가 어색한 가족으로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이복형과  아들이었던 형의 아들 그리고 친아들을 버린 엄마와 그걸 용서한 아버지완벽하진 않아도 나쁘지 않은 그런 이상한 가족이 됐죠앞으로 우리    있을지는 몰라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은  겁니다많이 응원해 주시고 예쁜  많이 해주시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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