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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호텔에서 현수막을 설치하다 6m 높이의 리프트에서 떨어지면서 의식을 잃은 39살 손현승씨.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손씨의 머리는 뇌파가 움직이지 않는 뇌사 상태였습니다.
동생의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온 형 손봉수씨는 폐 이식을 맡아온 의사인데요. 하지만 자신이 장기 기증자의 가족이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혈압만 잘 유지하면 시간을 끌수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하루 이틀 지나니 폐렴이 오고 간과 콩팥 상태도 점점 악화 되었습니다.
주변에서 몇년 후 기적처럼 의식이 돌아온 환자가 있다고는 하지만 너무 빨리 악화되는 상황에 결국 부모님께 ‘장기기증’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습니다.
손봉수 교수는 “더 악화되기 전에 이 세상에 동생의 일부분이 좀 더 살아갈 수 있는 게 의미 있을 것”이라며 설득했고 결국 가족들도 그의 뜻을 따라주었습니다.

동생인 손현승씨가 평소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장기이식등록기관에 장기기증희망자로 등록되어 있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뇌사 조사부터 사망진단서 작성까지…. 길었던 이틀이 흐르고 장기 기증이 예정된 12일, 손현승씨는 가족들의 배웅 속에 중환자실에서 수술실로 옮겨졌습니다. “천천히 가자, 천천히…” 손씨를 잡은 가족·친지들의 손은 쉽게 놓질 못 합니다. 형은 이식수술에 들어가 영원한 이별을 하기 전 동생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는데요.

“동생아, 미안한 마음뿐이다. 병원에서 당직서랴, 이식한다고 돌아다니랴, 가족은 뒷전인 형 대신 네가 부모님이나 조카들을 따뜻하게 돌봐줘서 너무나 고마웠다. 나중에 만난다면 꼭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고, 다음에는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삶을 살게.”
오후 3시 30분, 손현승씨의 장기기증으로 3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습니다. 적출된 장기들은 앰뷸런스를 통해 곧바로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전달 됐는데요. 그 중 한 명은 심장이식을 받은 40대 남성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