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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에서 42년간 혼수상태로 가족의 극진한 간호를 받아온 여성이 추수감사절 전날 세상을 떠났다고, 미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일간지 마이애미헤럴드는 당뇨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16세의 어린나이에 혼수상태에 빠져 일생을 보낸 에드워다 오바라(Edwarda O’Bara·59)가 21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오바라는 세계 최장의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경미한 당뇨병을 앓고 있던 에드워다는 소아과 의사를 꿈꾸던 여고생이었다. 그러나 1970년 1월3일 아침 인슐린이 제대로 듣지 않아 극심한 통증으로 병원에 실려갔다. 에드워다는 의식을 잃기 직전 “엄마, 제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세요”라고 부탁했고, 가족 모두가 온 힘을 다해 그녀의 바람을 지켜냈다.

에드워다의 부모는 일생을 그녀를 위해 보냈다. 이들 부모는 에드워다에게 책을 읽어주고 음악을 들려줬으며, 욕창이 생기지 않게 2시간마다 그녀의 몸을 뒤집고 목욕시켰다. 인슐린 주사를 놓고 영양 공급 상태를 확인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의식 없는 딸이지만 매일같이 대화를 했다. 엄마는 한 번에 90분 이상 자지 않았다. 38년의 헌신이었다.
5년 전 엄마가 80세로 숨지고 나서는, 여동생 콜린(Coleen)이 에드워다의 곁을 지키며 이 모든 일을 떠안았다. 콜린은 “엄마는 언니의 간병을 한 번도 부담이라고 느낀 적이 없었어요. 언니를 돌보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이라고 했거든요. 에드워다는 제게도 세상 최고의 언니에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22일 웹사이트에 “어제 에드워다를 돌보는데,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그녀가 내가 여태껏 본 가장 큰 미소를 보냈어요. 그리고는 눈을 감고, 하늘에 있는 엄마 곁으로 갔어요”라고 썼다.
에드워다 가족의 이 같은 헌신은 여러 편의 문화·예술 작품으로 소개됐다. 2001년 에드워다의 주치의였던 웨인 다이어(Wayne Dyer) 박사가 ‘약속은 약속이야: 어머니의 조건없는 사랑에 대한 거의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이야기와 그 교훈(A Promise Is A Promise: An Almost Unbelievable Story of a Mother’s Unconditional Love and What It Can Teach Us)’라는 책을 펴냈고, ‘축복받은 나의 아이(My Blessed Child)’라는 노래도 나왔다.

이 가족의 이야기가 세상에 전해지면서 가족은 에드워다의 생일이면 오색 풍선들을 병원 안팎에 매달아 놓고 많은 축하객의 방문을 받았다. 42년을 의식 없이 누워 있었지만 에드워다는 결코 외롭지 않았다. 웃을 때 미소가 천사같던 그녀는 병실에서도 늘 머리를 곱게 땋았던 ‘영원한 소녀’였다. 에드워다 오바라의 장례식은 27일 오후 6시 마이애미 서든 메모리얼 파크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