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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30대 초반의 남성입니다.
오늘 전 저의 어머니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제보하게 되었네요.
그렇게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고 오히려 저의 치부라고 생각되는 일이라서 어디가서 함부로 말하지 못하는 일이었는데요.
그럼 지금부터 한번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어릴적 가난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니는 요구르트 아줌마, 화장실 청소부, 밤에는 식당에서 설겆이 일을 하시며 정말 투잡 쓰리잡 튀는 슈퍼우먼으로 오직 저를 키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사셨습니다.

저는 그런 어머니 덕분에 지금은 변호사가 될 수가 있었어요.
제가 처음 학교에 갔을때 로스쿨이라는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었는데 그곳 학비가 정말 어마어마 하게 비쌌습니다.
그 비싼 학비를 어머니가 모두 내주셨다는 것만 해도 정말 저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수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과로를 하던 어머니였기 때문인가요.
하늘이 어머니를 일찍 데려가더라고요.

저는 하나뿐인 가족을 잃었다는 상실감에 장례식장에 오는 손님들을 제대로 맞이하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정신을 번쩍 들게하는 이상한 아줌마가 있었어요.
옷차림도 장례식 복장은 아닌데 저희 어머니 사진 앞으로 오더니 갑자기 사진에 침을 뱉는 것이었죠.
저는 화가 난다기 보다는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저기요.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왜 남의 초상집 와서 침을 뱉어요! 우리 엄마 아세요?”

저도 모르게 크게 소리를 지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더니 그 아주머니는 제 앞에 다가와 풀썩 주저 앉아 무릎을 꿇더라고요.
“상철아… 내가 미안하다… 내가 죽일 놈이야… 어휴…”
도대체 무슨상황인지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제 두손을 잡고 잠시 방에 들어가 이야기좀 나누자고 하더라고요.
“도대체 누구신데 그러세요! 저희 엄마랑은 아는 사이었어요? 그리고 제 이름은 어떻게…”

“많이 놀랐지? 나도 이 이야기를 어디서 부터 얘기해야 될지 모르지만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넌 내 아이야…”
“네?? 그게 무슨소리세요! 갑자기 누군지도 모르는 분이 와서 제 엄마라뇨? 제 엄마 저기 돌아가신거 안보이세요?”
“그래… 너가 도저히 믿기지 않겠다만 사실이란다…”
“그럼 왜 아줌마가 절 키우지 않은건데요?”
“그건 좀 긴 사연이 있어…”
갑자기 처음 나타나 저보고 자신이 엄마라던 아줌마의 말은 이러했습니다.

자신은 지금 부잣집 부인이고, 과거 남편 몰래 호빠에 가서 술집 남자랑 바람이 났다가 임신이 되었는데 차마 아이를 지우지 못하고 그때 일하고 있던 가사 도우미 한테 아이좀 10살이 될때 까지만 키워달라며 많은 돈과 함께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보냈다고 하는 것이었죠.
그런데 저를 키워 주었던 제 엄마가 돈을 받지도 않고 그냥 저만 데리고 사라져 버려 30년 가까이 저를 찾은 것이고, 엄마가 죽기 전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고 돌아 가신거라고 했습니다.
그 번호로 온 부고 메시지가 전해지자 오게 된 것이고요.
그 증거로 저의 친엄마라고 주장하는 그 아줌마가 제가 태어날 때 있었던 탯줄과 사진 등을 갖고 오셨더라고요.

저는 엄마를 떠나보낸 슬픔도 다 가시지 않았는데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들으니 정신이 어지러워 그대로 쓰러져 3일을 누워있게 되었습니다.
눈을 떴을땐 그 아주머니가 병실에 앉아 있더라고요.
“여기가 어디에요?”
“정신이 좀 드니? 상철아..”
“네… 아… 아줌마가 제 엄마라고 하셨죠? 그래서 뭐 어떡하라고요? 우리 엄마는 죽었어요! 이제 이세상에 없어! 그니까 당장 나가란 말이야!”

저도 모르게 성질을 내버리고 말았어요.
그러자 간호사들이 달려와 저를 진정시키더라고요.
저의 강한 부정에 그 아주머니는 그 날로 몇일간 보이지 않았고 1주일 쯤 지났을 때 병실로 와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정말로 너에게는 죽을 죄를 지었다는거 잘알고 있어… 그래도 나도 그때 내가 살려면은 어쩔수가 없었단다… 남편이랑 가족들에게는 10개월 동안 세계여행을 다닌다고 하고 몰래 숨어서 너를 낳을 정도로 널 포기하고 싶진 않았어.. 왜냐면 나는 남편과는 불임이어서 입양한 아이를 키우고 있었거든… 정말 기적같이 생긴 아이가 너였기 때문이야… 그런데 그런 소중한 너를 그렇게 보내게 되어서 나도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 “

“됐어요. 다 지난 일인데요 뭐.”
저는 속으로 ‘이 사람도 상처가 많은 사람 이구나..’ 하는 마음에 그냥 용서를 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1주일에 한번정도는 만나서 함께 밥도 먹고 지내고 있습니다.
정말 세상에 어떻게 이런일이 있나 싶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