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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연은 결혼까지 간 남녀사이 이지만 집안간의 문제 때문에 결국 갈라지게 된 한 커플의 이야기 입니다.
남자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2년전 같은 회사에서 만나 후배와 교제를 시작했고 그렇게 결혼까지 순탄하게 교제하면서 지내왔습니다.
둘 사이 혼기도 찼고 이제 결혼 이야기가 슬슬 나왔는데요. 남자의 부모님들 역시 혼기가 찬 아들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곧 결혼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여자는 남자에게 물었습니다.
“오빠 우리도 이제 슬슬 결혼 준비을 생각해도 되지 않겠어?”
“어 ㅎㅎ 난 너무좋아 지수야!”
“그럼 우리 식장은 하얀호텔에서 할까?”
“그래! 거기 진짜 좋다는데 한번 알아봐야겠어”
“응. 내가 내일 전화해볼게 ㅎㅎ”
“ㅎㅎ 웃겨~ 근데 우리 아직 양가 부모님에게 인사조차 안한거 알지?ㅎㅎ”
“맞네…”
여자는 들뜬마음으로 결혼식에 들어가는 상상을 했지만 그만 현실이 몰려와 웃음기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내가 내일 아빠한테 같이 식사하자고 약속 잡아볼게!”
“오빠 나 부탁할게 하나 있어!”
“뭔데?”
“이런말 해서 좀 미안하긴 한데.. 사실 우리 집안이 아빠는 대학교수고 엄마는 학교 선생님이잖아. 아무래도 오빠 아버님 직업을 말하면 결혼은 무조건 반대이지 않을까 싶어서. 아무래도 결혼은 집안대 집안이 하는게 현실이잖아…”
“글쎄 난 솔직히 그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생각해. 결혼은 우리 둘의 마음이 중요한거 아니겟어?”
“그래서 말인데 오빠네 아버님 직업을 좀 속이면 어떨까 싶어서”
“그게 무슨소리야. 난 그렇게 거짓말 치는건 아니라 생각해. 그렇게 속여서 결혼하면 어떡하려구?”
“오빠는 나랑 결혼하고 싶지 않은가봐”
“무슨소리야 지수야 내가 얼마나 간절한데…”
“이대로면 그냥 헤어지자”
그렇게 저는 떠나는 지수의 뒷모습을 잡을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몇날 몇일을 술에 찌들어 지냈던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날 혜정이라는 친한 후배와 함께 술자리를 갖게 되었는데요.
시무룩해 있는 저를 보면서 “오빠 요즘 무슨일 있으세요?”
라고 말을 걸더라구요.
“응. 여자친구랑 좀 안좋게 헤어져서”
“왜요? 무슨일인데요.”
“아니 우리 아버지 직업 때문에 나랑 결혼을 못하겠다네… 결혼 할거면 우리아버지 직업을 속여서 하자고 그러는거야. 내가 그렇게 까지 거짓으로 살고 싶지 않다고 했지. 난 우리 아버지 직업이 부끄럽지도 않고..”
“헐… 요즘에도 그런여자가 있어요? 참나 웃긴다! 아버님 무슨일 하시는데요?”
“운전기사 하셔~ 회장님들 운전해 주시는”
“그게 어때서요~ 참나! 웃기는 여자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엄마가 나 결혼한다고 집안 사람들한테 다 소문을 냈데…. 이번주 주말에 사촌형 결혼식이라 가야하는데 할머니가 나보고 여자친구를 데려오라는 거야. 집안에서는 기대가 큰데 뭐라 말해야 할지 난감해”
“에이 그거야 간단한거 아니에요? 여자친구를 구하면 되지~”
“여자친구? 헤어졌는데 어떻게 구해 ㅋㅋ”
“제가 해드릴게요~ 하루만!”
“아니야 괜찮아 ㅋㅋ 너한테 미안하지..”
“엥 저 진짜로 괜찮다니까요? ㅎㅎ”
“그럼… 한번만 부탁해도 될까?”
“그럼요! 기대하세요! 제가 제대로 변신해서 갈테니까요!”
그렇게 주말이 되었고 혜정이는 정말로 결혼식장 까지 찾아와 주었습니다.
“오빠~! 저 오늘 어때요? ㅎㅎ”
“와… 너 꾸미니까 진짜로 이쁜데?”
“꾸미니까?^^ 그럼 평소에는 별로라는 얘기에요?!”
그렇게 좋은 분위기 속에 결혼식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어머니는 깜짝 놀랐습니다.
“얘 저애는 누구니~? 너 그새 다른애 꼬신거야?”
“아니야 엄마 그냥 하루만 여자친구 해준다고 했어! 말이나 잘 맞춰줘!”
“참나~ 예쁘장 하게 생겼던데 이왕 이렇게 된거 잘해봐!”
“아이고 아니라니까 괜히 실례 안돼게 쓸데없는 말씀이나 하지마셔요”
워낙 붙임성이 좋은 혜정이 성격이기 때문에 제 친척들에게도 넋살있게 했는데요.
특히나 저희 할머니가 혜정이를 너무 좋아하시더라구요.
그렇게 걱정이 되었던 결혼식이 끝나고 일주일 후 저는 혜정이에게 고마워서 맛있는거 사준다고 불렀습니다.
식사를 하는 도중 갑자기 혜정이가 전화를 받더라구요.
“네~ 할머니~ ㅎㅎ 안그래도 한번 찾아 뵈려구요! 지금 오빠랑 밥먹고 있어요! 다음주에 오라구요? ㅎㅎ 그럴게요 그럼! 네 ~들어가세요~”
전화를 끊었습니다.
“누군데?”
“오빠네 할머니인데 자꾸 집에한번 놀러오라 하시네요”
“우리 할머니랑 번호도 교환했어?”
“네 저번에 결혼식장에서요!”
“그렇게까지 안해도 되는데… 고맙다 혜정아 할머니 한테는 내가 잘 말씀드릴테니까 집까지는 굳이 안가줘도 돼 ㅠㅠ”
“아이참 오빠는 왜이렇게 눈치가 없어요?”
“응? 뭐가?”
“내가 왜이렇게 까지 하겠어요. 다 오빠를 좋아하니까 그러는 거지”
저는 순간 벙찐 상태로 혜정이를 바라 보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혜정이에게 조금씩 사랑을 느꼈나봐요. 그렇게 우리는 급속도로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1년정도 만남을 갖다가 결혼 이야기가 서로 오갔는데요.
혜정이를 싫어하는 가족들은 없었기 때문에 가족들 모두 대찬성 이었죠.
그렇게 결혼준비는 하는데 아빠가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를 하시는 거에요.
“얘야 아빠가 신혼집은 마련했단다.”
“네? 아빠가 무슨돈이 있어서요!”
“걱정마라 아빠가 회장님들 기사를 하면서 이것저것 주어 들은거 가지고 주식을 조금씩 샀더니 다 잘되었고 강남에 아파트 한채 살돈이 되더라고. 아파트는 어제 계약하고 왔으니까 너희들 회사 가까운 곳에서 집잡고 출퇴근해”
“아버지…”
저희는 그렇게 강남으로 신혼집을 준비했고 이 소문은 회사에 퍼지게 되어 저보고 ‘금수저’라고 하더군요. ㅋㅋ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전 여자친구 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오빠 나랑 헤어지려고 속인거야?”
“무슨소리야?
“오빠 아버님이 강남에 아파트 해줬다며! 그정도면 우리 엄마아빠도 반대하지 않으셨을거야!”
“뭐라고? 너는 그게 그렇게 중요하니?”
“중요하지 그럼! 나랑 다시 결혼준비 하자. 어차피 걔는 내 대타였다며”
“참나… 지금 생각하는건데 너랑 헤어졌던게 신이 도왔던거 같다. 다시는 아는척하지마!”
그렇게 전여친의 정체를 알게 되었고 저는 신이 있다면 저를 정말로 도와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혜정이와 결혼을 하고 두아이를 낳아 잘살고 있는데요.
오늘 결혼기념일 6주년이 되었는데 과거일이 문득 생각이 나서 몇자 적어보았네요.
모두들 행복한 사랑 하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