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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27살인 여자입니다.
오늘 전 어릴적 저를 구해줬던 아주머니와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있네요.
이곳에 올라오는 사연들 보면 정말 영화같은 이야기도 많기도 하던데.. 사실 제 이야기도 주작이라고 오해받을수 있을정도로 놀라운 일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부끄럽기도 하고요…
그럼 지금부터 저의 말못할 사연 한번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어렸을때 집에서 가까운 유치원으로 다니고 있었어요. 집에서 아무리 가까워도 당시는 제가 너무 어렸었기 때문에 엄마가 항상 데려다 주곤 했었는데 그 날은 엄마가 바쁜일이 있어서 저에게 한번 혼자 집에 오라고 하셨다고 해요.
당시 기억은 가물가물해서 저는 정확한 상황은 모르지만 엄마가 나중에 해준신 말씀입니다.
그렇게 저는 집으로 오는 길이었는데 당시 상가가 새로 들어선다며 공사를 하고 있었어요.
저는 그 공사판을 지나가고 있었는데 하필 당시 공사를 하는 아저씨가 쇠 파이프를 세로로 세워놓은 것이 제 쪽으로 떨어진 것이었습니다.

[공사 아저씨] : 어….? 얘야 조심해!
저는 아저씨가 소리치는 소리에 더 놀라 멍하니 보고만 있었어요. 그 때 였어요. 한 아주머니가 저를 감싸며 대신 그 쇠파이프를 맞아 준 것이죠.
2층의 높이에서 떨어지 쇠파이프라 그 높이에서 무거운 것을 잘못 머리라도 맞았더라면 뇌가 크게 다칠수도 있었을텐데… 저는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한것 같아요.
그당시 그 아주머니의 얼굴과 상황만큼은 너무 인상깊어서 그런가 아직까지 성인이 된 지금에도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조금 아파하신것 같았지만 그 와중에 저를 먼저 걱정을 하시더라고요.

[아주머니] : 꼬마야… 괜찮니?
[지혜] : 네… 근데 아주머니.. 머리에서 피가…
[아주머니] : 괜찮아 ㅎㅎ 어서 빨리 집으로 가렴!
저는 그 이후로 그 아주머니를 볼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저는 고3이 되었고 저는 대학교에 갈만큼 공부를 잘하지 못했던 터라서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동네에 조그만 옷가게에 직원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화나긴 하지만 당시 그 사장은 아무것도 모르는 저를 데리고 2년동안 거의 최저시급도 안주고 일을 시켰어요. 그당시 최저시급이 6천원 대였는데 한달에 150만원 받고 일을 했었죠.

그곳에서 2년정도 일을 하고 저는 이렇게 일할바에는 내가 장사나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저의 옷가게를 차리게 되었습니다.
당시 인터넷 쇼핑몰이 한참 많이 생겨날 때여서 저는 시대에 맞추어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은 돈으로 오프라인 장사와 동시에 온라인 쇼핑몰도 만들어 운영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저는 정말 운이 좋은 것인지 제가 팔기 시작한 옷을 당시 가장 잘나가던 어떤 여자연예인이 입게 되면서 주문이 폭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지혜] : 엄마! 나 곧 떼부자 돼겠는데?
[엄마] : 왜그래 우리딸~? 무슨 좋은일 있어?
[지혜] : 나 이번에 쇼핑몰 온라인으로 시작한거 있잖아~ 옷 하나를 어떤 여자 연예인이 입고 나오더니 그 다음날 부터 주문이 폭주하기 시작하더라고~ 그러더니 다른 옷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

[엄마] : 이야~ 우리 딸 대단한걸?
그때부터 저는 제가 어떤 일을 하던지 다 잘될줄 알았어요.
그래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죠.
이곳 저곳에서 대출을 무리해서 땡겨 쓰다보니 제 마음은 불안해져 갔고, 그럴수록 장사는 점점 적자를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6개월째 적자를 내고 있을때였어요.
저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말 예민한 상태로 살아갔죠.
그날도 몇시간 자지도 못하고 집에서 회사로 나가려던 때 골목길에서 어떤 할머니가 수레에 폐지를 담아서 지나가는 것이었어요.

속으로 ‘아.. 그래 노인네한테 성질내봐야 남는게 뭐야..’ 하고 그냥 천천히 뒤를 따라가고 있는데 이 할머니가 갑자기 멈추더니 한참을 서있는 것이었죠.
[지혜] : “할머니! 그 폐지 주어서 얼마나 번다고… 길좀 막지마세요!”
[할머니] : ….
하지만 할머니는 귀가 안좋으신지 제가 이야기 하는것을 잘 못들으시더라고요.
[지혜] : 할머니!
저는 순간 욱하는 마음에 할머니의 수레를 뒤에서 쿵하고 살짝 쳤어요.
그랬더니 할머니가 넘어지시고 폐지가 다 쓰러졌습니다.
저는 정말 큰일을 냈구나 하는 마음에 얼른 차문을 열고 나가 할머니를 일으켜 세웠어요.

[지혜] : 할머니! 괜찮으세요? 죄송합니다. 제가 사례를 얼마든지 해드릴게요.. 운전이 미숙해서 그만…
그런데 저는 할머니의 얼굴을 보고 정말 경악을 하고 말았어요.
바로 그 분이었던 것이지요… 제가 5살때 목숨을 구해주셨던…
[지혜] : 할머니! 저 기억 안나세요?? 20년전에! 소0동에서 건물 공사하던 공사판에서요! 그때 저 구해주셨잖아요!
[할머니] : 뭐라고! 내가 귀가 잘 안들려!
[지혜] : 20년 전에 할머니가 구해줬던 꼬마가 저라고요!!!
[할머니] : 뭐…. 뭐라고..?
[지혜] : 할머니…
저는 할머니를 모시고 카페로 왔어요. 그래서 이것저것 그동안 어떻게 사셨는지 그 때는 어떻게 저를 도와주시게 된건지 여쭙게 되었죠.

[지혜] : 할머니 그때는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일은 제가 정말 죄송해요…
[할머니] : 아이고 그런말 하지말어~!
[지혜] : 그때 저를 왜 도와주신거에요? 할머니도 충분히 위험한 상황이셨잖아요 ㅠㅠ
[할머니] : … 사실 그 날은 우리 딸이 저 세상으로 간지 한달이 되던 날이었어. 나는 늦둥이로 딸을 얻었는데 그 딸이 우리 신랑이랑 교통사고로 사망했었어. 그러고 나서 나는 하루하루를 절망속에서 살았고 한달쯤 지나서 였나… 너가 내눈앞에서 너무 위험하게 있는데 나는 그냥 무시할 수만은 없더라고… 우리 딸같아서 말이야.
[지혜] : 아이고.. 그런 사연이 있으셨네요… 정말 저는 할머니 덕분에 지금 인생 살고 있는것 같아요. 늦었지만 정말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할머니] : 그래도 잘 커줘서 너무 고마워

[지혜] : 할머니는 근데 어쩌다가 폐지를 줍는 신세가 되신거에요…
[할머니] : 사실 그날 이후로 어깨가 많이 아파서 어디 취직을 해도 내가 그 나이에 청소일이나 설거지일 같은거 밖에 더하겠어? 근데 그런일을 하면 남들 속도 따라가지도 못하고 어깨가 아파서 일을 거의 못하다 싶이 했지… 그래서 그냥 일찌감치 폐지를 주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어…
[지혜] : 할머니… 제가 정말 죄송해요… 저같은거 구하시겠다고…
[할머니] : 아니야! 그런말 하지마러. 난 살만큼 살았어. 이제 우리 아가가 다른 착한일 더 많이 하고 살면 되지~
그 날 이후로 저는 할머니를 매주 찾아뵙고 같이 밥도 먹고 용돈도 챙겨드리고, 남은 생 편안하게 보내드리고 싶어서 친엄마 모시듯 했어요.

그렇게 지낸지 벌써 2년이 지났는데.. 저번주에 할머니가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정말 제 인생에서는 두번다시 없을 귀인이시고, 은인이시죠.
지금은 그래도 사업도 잘되고 할머니가 항상 저에게 말씀하셨던 선행을 배풀기 위해 보육원에 매달 기부를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