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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호주의 한 병원에서 14살 소년이 폐 일부를 제거하는 큰 수술을 받았습니다.

무려 13ℓ의 혈액을 수혈받아야 했던 대수술 끝에 살아남은 소년은 사람들의 헌혈로 생명을 구했으니 자신도 몸이 건강해지면 나중에 꼭 헌혈해서 다른 사람들을 돕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호주에선 최소 18세가 돼야 헌혈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4년이 지나 18세가 된 소년은 헌혈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피에 ‘레서스 용혈성’ 이라는 희소병의 항체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레서스 용혈성’은 RH-의 혈액형을 가진 여성이 RH+의 혈액형을 가진 아이를 임신하면, 산모의 몸이 혈액형이 다른 태아를 외부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는 질환인데 태아에게 치명적인 뇌 손상을 입히거나 유산되게 합니다.

속수무책으로 죽어가던 아기들을 구하기 위해 소년은 2주마다 혈장 헌혈을 해왔습니다.
그렇게 60년이 넘도록 해온 것입니다.

호주의 제임스 크리스토퍼 해리슨은 18세부터 81세가 될 때까지 무려 1,172회의 헌혈을 한 사람입니다.

해리슨의 항체로 ‘안티-D’ 백신을 만들었습니다.
다만 이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꾸준히 항체가 필요했습니다.
직접 항체를 제조하는 실험이 실패했기 때문에 해리슨은 헌혈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2011년 그는 1,000회 헌혈로 월드 기네스북에 올랐습니다.

해리슨의 헌혈로 새 생명을 얻은 아이는 240만 명에 달합니다.
‘황금 팔을 가진 사나이’
사람들이 해리슨에게 붙여준 별명이었습니다.

그러나 1,173번째 혈장 헌혈이 해리슨에게는 마지막 헌혈이 되었는데 이유는 81세가 되면 호주 정부 기준에 따라 더 이상 헌혈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해리슨의 피가 왜 특별해졌는지 알 수 없지만 의사들은 14세 때 많은 양의 수혈을 받은 것이 원인이라고 추측할 뿐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나눈 피가 하나의 생명을 살렸고, 그로 인해 수백만 명의 아기가 건강히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단 한 사람이 세상에 뿌린 아름다운 마음이 수백만 명의 아이들의 목숨을 살렸습니다.

그리고 해리슨과 같은 항체를 가진 사람이 속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 역시 해리슨의 헌신에 감명받아, 어린 생명을 살리기 위한 헌혈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