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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45이 되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중학생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오늘 저는 저의 특별한 학생과 저의 남편에 관한 믿을수 없는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와 제 남편은 같은 교육학과 출신으로 대학교에서 부터 커플로 지냈고 함께 임용고시를 봐 합격을 하면서 결혼까지 골인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무정자 증으로 우리는 아이를 갖는 것이 불가능 했고 이에 많은 자책을 하면서 살아가던 남편은 매일같이 술에 찌들며 살고 있었죠.
저는 남편의 그런 모습이 화가나기도 했고 안타까운 마음에 너무 가슴아팠습니다.
그 날도 남편은 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들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잔뜩 화가나 전화를 걸었죠.
아내 : “여보! 지금이 몇신데 아직도 안들어오고있어? 도대체 언제까지 그렇게 방황만 하면서 살건데!”
남편 : “여보… 내가 진짜 미안해…”
아내 : “진짜 나 더 속상하게 이럴거야? 당신이 이렇게 방황하며 살면 나는 어떡하라고!”
그때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남편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어요.
아내 : “여보! 이게 뭔소리야? 여보세요? 무슨일 난거 아니지?”
어떻게 슬픈 예감은 항상 틀리지 않는 것일까요?
그 뒤로 통화는 끊겼고 남편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저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가 남편에게 다시 전화가 왔어요.
소방관 : 안녕하세요. 김지호씨 아내분 되시나요?
아내 : 네.. 혹시 저희 남편 무슨일 생겼나요?
소방관 : 아 지호씨가 지금 교통사고를 당할뻔 했어요. 근데 다행히도 어떤 청년이 도와주어서 크게 다칠뻔한거는 모면했고요. 우선 병원으로 이송중이니 00병원으로 오시면 됩니다.
그렇게 저는 전화를 끊자마자 택시를 불러 병원으로 달려 갔죠.
남편은 응급실에 누워 있었어요.
다행히도 머리 부분에 조금 까져서 피가나고 무릎에 멍든거 이외에는 크게 다친게 없더라고요..
저는 놀란 마음에 어떻게 된거냐고 물어봤죠.
남편 : 아니 그게.. 당신이랑 통화를 하면서 횡단보도를 걷고 있는데 내가 빨간불에 무단횡단을 하고 있던 거더라고. 빨리 달려오는 차 한대가 날 들이 박을뻔 한것을 어떤 청년이 살려줬지 뭐야.. 나 정말 죽는줄 알았다니깐?
아내 : 으이구! 이게 뭐야 대체! 그 분은 어디있으셔?
남편 : 내가 사례라도 하고 싶다고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내가 사고 당했던 사거리에 있는 편의점 알바를 해야 한다면서 급하게 또 다시 가더라고… 그분도 어디 다치지 않으셨나 몰라.. 내가 x-ray 라도 찍고 가라니까 급하게 나가더라고…
그렇게 남편의 이야기를 들은 저는 다음날 그 편의점으로 가 보았습니다.
제가 찾아 갔을 때에는 편의점 사장님이 있었는데요. 그 학생을 찾으려고 한다니까 어제가 알바 마지막 날이라면서 이제 나오지 않더라고요. 전화번호라도 알려달라고 물어봤는데 개인정보라 함부로 알려주기 어렵다고 해서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시간이 흘러 7년정도 지났는데요.
남편과 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아이들을 가르치며 그때의 일은 거의 잊은채 살아 갔었는데요.
그래도 가끔 남편은 아직도 술에취했어도 그 사람의 얼굴은 똑똑히 기억한다며 다시 만나면 꼭 알아볼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곤 했죠.
그러던 어느날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고 저희반 학생중 유독 눈길이 가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새학기를 맞아 아이들과 진로 상담을 하던 도중 그 아이는 홀아버지와 함께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아이에게 저는 조심스러운 말투로 부모님에 대해 물었습니다.
창식 : 저희 엄마를 저는 한번도 본적은 없었어요. 아빠의 말로는 제가 태어날 당시 저를 낳다가 돌아가셨다고 했죠…
여자 : 아빠와는 잘 지내시고?
창식 : 네… 근데 아빠도 다리가 많이 안좋아서 저는 너무 속상해요.. 저때문에 그렇게 되신거에요..
여자 : 다리가 편찮으시니?
창식 : 아빠는 20살부터 배달일을 시작했는데 그때 일을하다 사고가 나서 다리를 크게 다치셨다고 해요. 뼈가 부서졌고 수술을 해서 철심을 박고 사셨다고 하셨죠. 그러던 와중에 23살에 엄마를 만났지만 저를 낳고 엄마는 돌아가시고 아빠는 저를 혼자 키우게 되셨어요. 그때 아빠는 저 하나 먹여 살리겠다고 편의점일에 공사장일 그리고 식당일… 안해본 일이 없으셨죠…
그러던 와중 아빠는 어떤 술취한 남자가 교통사고 날뻔한걸 구해주려고 무리하게 뛰어들어 다리 아픈것이 심해졌었다고 해요.
–
저는 그 말을 듣고 너무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설마하는 마음이 들었죠. 그래서 학생에게 아빠의 사진을 보여줄 수 있냐고 물었고 저는 그 사진을 휴대폰으로 찍어 집으로 가 남편에게 보여주었어요.
근데 남편은 정말 그 사람이 맞다며 당장 가서 감사의 인사라도 드려야 한다고 난리를 쳤죠.
그런데 저희에게는 정말 거짓말 같은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쉬는시간이 되었는데 교무실로 한통의 전화가 오는 것이었어요.
“거기 창식학생 학교 맞을까요?”
“네~ 누구시죠~?”
“다름이 아니라… 창식학생 아버지 되는 사람이 좀전에 세상을 떠나서요…”
저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그만 어안이 벙벙해 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끊자마자 창식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달려갔죠.
저희 반 아이들은 잠시 옆반 선생님께 부탁을 해 두고요.
그렇게 도착한 병원에서 창식이가 우는 모습에 저는 가슴이 너무 시리더라고요…
마치 창식이의 아버님이 돌아가신건 그 날 방황하며 다닌 저희 부부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저희 부부는 직접 상주의 역할을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창식이에게 다시 웃음을 찾아줘야 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그래서 창식이를 입양하기로 했습니다.
창식이도 보육원에서 지내는 것 보다는 좋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말도 안돼는 인연으로 창식이를 아들로 맞이한건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창식이는 지금 의사가 되기 위해 인턴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멋있는 청년이 되었어요.
앞으로도 창식이의 결혼도 보고 손주도 보면서 행복하게 남은인생 살고 싶군요.
그럼 지금까지 저의 보잘것 없는 사연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