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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을 감지하는 동물의 능력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는 견주가 모르는 위험을 감지, 견주의 생명을 지킨 반려견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2010년 서울 성동구 버스 폭발 사고 당시 유해석 씨와 그의 반려견 ‘뿌꾸’가 좋은 사례다. 그해 8월 9일 성동구 행당동에서는 압축천연가스(CNG) 시내버스가 연료 불안정으로 운행 도중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다.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흙먼지가 날렸고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사고로 버스 승객 8명을 포함한 행인 등 2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유해석 씨는 폭발한 버스 바로 옆 동물병원에 있었다. 그의 반려견 뿌꾸의 가벼운 건강 문제로 병원을 들린 유씨는 폭발 직전까지 병원 전면 유리창을 등지고 앉아 있었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뿌꾸가 이상했다. 유씨는 병원에서 제공하는 믹스커피라도 한잔 마시려고 했는데 뿌꾸는 불안해하며 병원을 나오길 원했다. 결국 유씨는 커피를 포기하고 뿌꾸에 이끌려 억지로 병원을 나왔다.




유씨와 뿌꾸가 병원 앞 횡단보도를 건너자마자 등 뒤에 있던 버스는 폭발했다. 유씨는 놀라면서도 황급히 폭발 현장으로 달려갔다.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현장 속에서 유씨는 동물병원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폭발에 박살난 병원 유리창 파편이 2분전까지 앉아있던 의자를 덮쳤기 때문이다.
뿌꾸가 아니었다면 유씨는 믹스커피를 마시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사연이 알려지자 유씨와 그의 가족은 한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동물이라지만 너무너무 고맙다”며 뿌꾸에 고마움을 전했다.